착한 여자 컴플렉스를 뒤집어엎는 착하지 않은 여자들의 전성시대가 온 걸까? <한국방송2> 드라마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이번주 수목 드라마 시청률 1위를 차지했다. 김혜자·채시라·이하나가 여성 3대 이야기를 코믹하면서도 진중하게 풀어낸 드라마다. <한겨레티브이> 대중문화 비평 프로그램 <잉여싸롱>에서 이 드라마를 주목해야 하는 이유를 놓고 수다를 떨어봤다.
서정민(영상편지) : 이곳은 도쿄 하라주쿠 뒷골목이다. 일본 출장으로 참여 못하게 됐는데, 주제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라 더욱 아쉽다. 2007년 방송했던 <메리대구 공방전>을 보고 이하나씨와 김인영 작가 팬이 됐다. 당시 이하나씨 인터뷰를 추진했으나 불발됐다. 언젠가 이하나씨가 음반을 내서 인터뷰할 수 있으면 좋겠다. 김인영 작가를 사석에서 뵌 적이 있는데, 또 뵙고 싶다. 두 분, 파이팅~!
김선영 : 정말 오랜만에 만나는 여성들만의 이야기라 반갑다. 가장 재밌는 것은 기존의 남성중심 드라마들이 보여준 이야기 구도를 완전히 뒤집는다는 점이다. 이 작품의 여성들은 개인사적 성장 스토리도 있고 고민도 있고 멜로도 있는데 남자들은 기존 남성 위주 드라마의 여주인공들처럼 철저히 멜로의 상대역으로만 기능한다. 그 자체가 여성 입장에선 통쾌한 전복이다.
이승한 : 여성들을 중심에 세운 인물 구도나 전개, 김혜자·장미희·채시라 등 배우들의 기존 이미지를 비틀어 활용하는 점까지,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참 흥미로운 작품이다. 마치 순종을 강요하는 세상을 향해 ‘난 당신들이 바라는 착한 사람이 아니’라 선언하는 듯한 제목도 근사하다. 한 가지 근심이 있다면 혹 주인공들이 남성 캐릭터들과 ‘정상 가정’을 이루는 것이 행복의 완성인 것처럼 묘사되는 보수적 결말이 나진 않을까 하는 점인데, 부디 기우였으면 좋겠다.
[잉여싸롱] 남자는 없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