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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엄마 ‘차줌마’ 아빠 ‘성동일’, 괜찮겠니?

등록 2015-03-21 09:57

[한겨레21] 요상한 전파사 / 내 맘대로 만든 드림 패밀리
차승원.성동일
차승원.성동일
요상하다 요상해. 전체 가구 넷 중에 하나가 1인 가구인 시대. 그런데 요즘 TV를 보면 여기저기 가족이다. 그래, 요즘 오순도순한 가족 꾸리기가 좀 힘드나? 전파 상자를 통해서라도 대리만족을 해야겠지. 그런데 말이다. 기왕이면 나만의 드림 패밀리를 골라보면 어떨까? 출연료 같은 건 신경 쓰지 말자. 왜냐면 여기는 세상의 전파들을 붙잡아 가지고 노는 ‘요상한 전파사’니까.

일단 국가대표 가족 팀의 배터리가 될 엄마와 아빠부터 골라보자. 여기서부터 요상한 기운이 마구 느껴진다. 엄마 후보로 바로 떠오르는 게 <룸메이트>의 ‘신엄마’ 신성우, <삼시세끼>의 ‘차줌마’ 차승원이다. 김치부터 빵까지 요리도 척척이고, 남편이나 애들 통솔하는 카리스마도 확실하다. 사소한 문제라면 이들이 남자라는 건데. 그래도 <용감한 가족>의 심혜진은 너무 현실적이고, <룸메이트>의 배종옥은 돌싱 이모 느낌이다. 나의 선택은 차줌마.

아빠는 더 어렵다. <아빠! 어디가?>의 후보들은 너무 젊고, <유자식 상팔자>에는 서승만·조관우처럼 강압적인 태도로 고발 대상이 되는 아빠들이 줄줄이 나온다. <용감한 가족>의 이문식은 책임감은 높지만 집안 통솔력이 떨어진다. <아빠를 부탁해>의 강석우가 가정적이지만, 너무 딸 바보라 낯선 이들과 잘 어울릴지 걱정이다. 적임자가 없어 2010년 <가족이 필요해>의 박준규를 발굴해오고 싶은 생각까지 들었다. 이게 다 아빠의 자리가 위태해진 요즘의 현실이다. 결론은 <아빠! 어디가?>의 성동일이다. <학교 다녀오겠습니다>의 학생, <응답하라 1994>의 하숙집 주인장 경험을 반영했다.

아들·딸 그룹은 아주 풍성하다. 아들로는 일 잘하고 듬직한 <삼시세끼> 옥택연과 분위기 메이커 <룸메이트> 조세호를 영입하겠다. 딸은 <룸메이트> 허영지. 음소거 목젖 웃음으로 만들어내는 활기, 맨손으로 산낙지를 처리하는 생활력… 예쁜 딸의 생활감 있는 애교가 현대 가정의 필수 요소다. 꼬맹이들로는 <아빠! 어디가?>의 윤후와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추사랑을 데려오자.

은근히 삼촌·이모 그룹의 후보가 많다. 결혼이 늦어지거나 갔다가 돌아오는 경우가 많은 세태 때문이겠다. 투덜대지만 은근히 제 몫을 하는 <삼시세끼> 이서진, <용감한 가족> 박명수 삼촌도 나쁘지 않다. 그런데 지나치게 자기중심적이다. 삼촌은 같이 장난도 치고 연애 상담도 해주고 그래야 한다. <룸메이트>의 박준형이 당긴다. 이모로는 <삼시세끼>에 초대되었던 최지우가 어떨까? 때론 어르신 모시기의 스페셜리스트가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서먹한 이들을 가족으로 융합시킬 마법의 존재, 반려동물이 있어야 한다. <삼시세끼>의 밍키와 산체를 불러 귀여움 배틀을 붙여볼까? 실용적으로 닭 그룹을 데려올까? 아니다. 나의 마지막 선택. <룸메이트>에서 미니 당나귀와 교감하던 인간 잭슨을 <삼시세끼> 염소 잭슨의 파트너로 함께 영입하자.

이명석 대중문화비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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