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8경’ 수선화 밭, 반백년간 일군 80대 부부
장수의 비밀 (교육방송 저녁 7시 50분) 매해 3월이면 노란 수선화가 흐드러지게 피는 거제도 공곶이는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봄을 맞는 곳이다. 만여 평에 달하는 수선화 밭과 333개의 돌계단이 단번에 시선을 사로잡는다. 모두 강명식 할아버지(85)와 지상악 할머니(81) 부부가 50년 세월 동안 일궈낸 것들이다. “평생 꽃만 알고, 땅만 보며 살다 보니 어느새 허리가 활처럼 휘었다”고 할아버지는 말하지만, 그가 애써 가꾼 땅은 해마다 봄이면 사람들을 설레게 하는 ‘봄의 순례길’이 됐다. 노란 수선화 물결이 끝없이 펼쳐진 장관은 거제 8경으로도 꼽힌다. 노부부는 가난했던 시절 글라디올러스 두 뿌리를 심는 것으로 시작해, 지금의 낙원을 일궈냈다. 이들의 건강 비결은 다름아닌 싱싱한 밥상이다. 슈퍼마켓 하나 없는 오지여서 모든 식재료들을 스스로 구해야한다. 각종 채소며, 곡물까지 직접 심고 가꾼다. 밥때가 가까워지면, 할머니는 낚싯대 하나 둘러메고 바다로 나가 싱싱한 물고기를 낚는다. 노래미, 돔 같은 물고기부터 미역, 톳, 거북손, 군소 등 제철 해산물까지 갓 잡은 싱싱한 재료가 그날그날 밥상에 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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