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문세가 돌아왔다. 2002년 이후 무려 13년 만의 정규앨범인 15집 <뉴 디렉션>을 지난 7일 공개했다. 창법을 바꿔 가성으로 후렴을 부른 타이틀곡 ‘봄바람’이 음원차트를 휩쓸고 있다. 다양한 작곡가들과 작업한 다른 곡들도 두루 호평을 받고 있다. 이번주 한겨레티브이 잉여싸롱에서는 1980년대부터 가요계에 큰 획을 그어온 이문세의 어제와 오늘을 놓고 수다를 떨어봤다.
서정민: 1980년대에 음악깨나 듣는다는 사람들은 팝 위주로 들었다. 어린 주제에 나도 그랬다. 마이클 잭슨, 프린스, 왬, 아하 같은 팝만 듣던 까까머리 중학생을 가요에 빠지게 만든 가수가 이문세였다. 이영훈 작곡가와 함께한 3집, 4집, 5집을 카세트테이프가 늘어지도록 들었더랬다. 감정과잉이 지배하던 가요 발라드 시장에 신선한 충격을 안긴 명반들이다.
김선영: 이문세는 톱가수를 넘어 한 시대를 풍미한 대중문화의 아이콘이기도 했다. 말하자면 서태지 이전의 80년대 문화대통령이었달까. 실제 별밤지기 시절엔 ‘밤의 문교부 장관’으로 불리기도 했다. 단순히 유명한 뮤지션으로서만이 아니라 젊은이들의 상담가로서, 뛰어난 예능인으로서 전방위적 활약을 펼치며 대중문화사에 중요한 위치를 차지하는 존재였다고 본다.
이승한: 오랜만에 컴백하는 중견 가수들은 종종 무리해서 트렌디한 장르에 도전하곤 한다. 이문세의 신보는 어떨까? 공연 현장을 떠나본 적 없는 이다운 트렌디한 시도와, 나이 먹어감을 초조함 없이 관조하는 여유로움이 어색함 없이 만났다. 쉰일곱이란 나이를 거스르진 않는다. 다만 <뉴 디렉션>을 듣고 나면 오늘날 한국에서의 쉰일곱은 그리 많은 나이가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