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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프로그램도 ‘병맛’이 ‘감칠맛’

등록 2015-04-12 20:05

왼쪽부터 <나홀로 연애 중>, <초인시대>.
왼쪽부터 <나홀로 연애 중>, <초인시대>.
‘나홀로 연애중’ 연예인과 모니터연애
‘초인시대’ 25살 동정남의 초능력
웃음 뒤엔 삼포세대 청춘의 현실
25살이 된 남자가 성 경험이 없으면 초능력이 생긴다. 삼류 영화에도 나올 법하지 않은 이 내용은, <티브이엔>의 코믹드라마 <초인시대>(금 밤 11시30분·오른쪽 사진)의 설정이다. <초인시대>는 우연한 기회로 초능력을 갖게 된 20대 취업준비생들의 모험 성장기를 표방하는데, ‘찌질함의 대명사’, 유병재가 극본을 쓰고 주연도 맡았다.

비(B)급 캐릭터를 앞세운 연예인들이 ‘예능 대세’로 떠올라서인지 비급 내음이 물씬 풍기는 프로그램도 연이어 선보이고 있다. ‘비급 코드’는 일명 ‘병맛 코드’라고 불리는데, 이해할 수 없는 설정과 대사 등으로 허를 찔러 웃음을 유발하는 특징을 보인다.

영화에서는 이미 비급이 주류로 올라섰다. 스무살들의 찌질한 무용담을 그린 <스물>이 관객 200만명을 넘었고, 엽기적 영웅의 이야기인 <킹스맨>은 600만을 돌파했다. 공연계에서도 다음달 26일까지 선보이는 <난쟁이들>과 오는 29일까지 무대에 오르는 <소뿔 자르고 주인 오기 전에 도망가 선생> 등 비급 바람이 불고 있다. 티브이에서는 19금을 활용한 여러 가지 코너를 선보이는 <에스엔엘 코리아 시즌 1>(티브이엔·2011년)로 시작된 병맛 코드가 점점 활발해지고 있는 모양새다.

가장 화제를 모으고 있는 프로그램은 역시 <초인시대>다. 기주봉이 진지한 표정으로 유병재에게 묻는다. “너 동정이지?” 유병재가 아니라고 하자 옆에 있던 개가 짖는다. 결국 시간을 되돌리는 초능력을 얻게 되고, 부끄러움을 느껴야 능력이 발휘된다는 말에 벌거벗고 거리를 질주한다. 초능력이 생기자 자신을 무시한 사람들을 찾아가 욕설을 퍼붓는 등 젊은 세대가 즐기는 비급 유머 코드가 그대로 담겨 있다. <나홀로 연애 중>(제이티비시, 토 밤 11시·왼쪽)은 일본의 오타쿠 문화를 연상시킨다. 성시경, 전현무 등 남자 연예인들이 스튜디오에서 모니터에 나오는 여자 연예인 한명과 가상의 데이트를 한다. 이들은 화면 속 여자 연예인의 행동을 보며 설레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녀와 연애하는 일본의 시뮬레이션 게임의 실사판 같다. 성시경은 프로그램 방영 전 제작발표회에서 “<나홀로 연애 중>은 병맛이라는 생각이 든다. 모니터를 보고 어떻게 감정을 느끼나 했는데, 녹화하면서 연애하는 기분이 들었다”고 했다.

두 프로그램 모두, 웃음 뒤에는 지금 이 땅의 청춘들의 현실이 깔려 있다. <초인시대>의 주인공은 취업준비생으로 88만원 세대 혹은 삼포 세대로 불리는 이 시대 청춘들의 고민을 풀어낸다. <나홀로 연애 중>도 팍팍한 삶 때문에 연애와 결혼, 출산을 포기하는 삼포 세대를 투영했다. 유병재는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세상이 청춘들에게 너희는 무능해라는 말을 많이 한다. 청춘을 ‘쓸모없다’고 말하는 세상에게 ‘쓸모없는 사람은 없다’는 걸 말하고 싶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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