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방송·연예

팟캐스트 여행을 시작해 볼까요?

등록 2015-04-15 20:08수정 2015-05-28 14:21

최동민의 팟캐는 남자
5년 전, 아이폰 3GS가 한국을 밟았을 때 우린 몰랐다. 소설가 김영하가 책을 읽어주던 때에도 우린 몰랐다. <컬투쇼> 베스트 사연이 올라오고, 아마추어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방송을 만들어 업로드를 할 때에도 우린 몰랐다. 우리는 그때까지 ‘팟캐스트’라는, 멋있어 보이지만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은, 바로 그 단어에 민감하게 반응하지 않았다.

갑자기 등장한 하나의 프로그램이 판도를 바꿔놓기 시작했는데 바로 <딴지일보> 김어준 총수가 제작한 <나는 꼼수다>가 그것이다. 이 방송을 시작으로 팟캐스트라는 단어는 아이폰을 쓰는 사용자들뿐 아니라 스마트폰을 쓰지 않는 사람들에게도 흥미롭게 다가갔다. 심지어 지상파에서마저 ‘팟캐스트’라는 단어가 등장하기 시작했다.

이러한 시기에 맞춰 ‘본방사수’라는 단어 대신 ‘다운로드’, ‘다시보기’, ‘스트리밍’ 같은 단어가 자주 눈에 띄기 시작했다. 인터넷 업체와 방송사가 앞다투어 다시보기 서비스를 개시하자 사람들에게 티브이 앞이라는 공간적 제약과 편성표라는 시간적 제약이 사라져버렸다. 그러자 자연스럽게 사람들의 발걸음은 지하철과 버스로, 눈과 귀는 스마트폰으로 이동하게 되었다.

어릴 적 배운 수요와 공급 법칙에 따라, 팟캐스트를 찾는 사람이 늘기 시작하자 자연스레 팟캐스트 방송도 늘어났다. 정치 팟캐스트의 포문을 연 <나는 꼼수다>의 뒤를 이어 다수의 정치 프로그램이 꾸준히 업로드되고, 소설가 김영하를 시작으로 책을 이야기하는 프로그램 역시 그 수를 늘려가고 있다. 그 외에 영화와 음악이라는 친근한 문화를 다루는 프로그램부터 키덜트족을 위한 장난감 방송, 축구·야구 등 스포츠 애호가들을 위한 방송, 그리고 인터넷 방송이라면 ‘19’라는 숫자부터 떠오르는 누군가를 위한 방송까지. 5년 전 그때보다 훨씬 다양한 종류의 프로그램이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이렇게 쏟아져 나오는 팟캐스트 방송 중에서 어떤 방송이 ‘청취자’인 ‘나’를 만족시켜줄 것인가? 이 질문 앞에서 우리의 손가락은 읽고 싶지 않은 카톡을 앞에 둔 사람처럼 주춤거릴 수밖에 없다. 아이튠스나 팟빵(사진)같이 팟캐스트 순위를 제공하는 사이트의 순위는 다들 천차만별이고, 방송 하나를 다 들으려면 기본 1시간이 넘어가는 경우가 많으니(시간의 제약이 없으니 지상파 방송보다 방송시간이 긴 편이다) 뭐 하나 들으려 해도 마음먹기가 쉽지 않다. 그렇기에 <티브이 속의 티브이>나 <출발! 비디오 여행> 같은 팟캐스트 소개 팟캐스트가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갖게 되는 것이 인지상정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1시간의 출퇴근 시간에 책 이야기를 듣고 싶어할 것이고, 누군가는 어제 있었던 정치 이슈를, 누군가는 오늘 있을 프로야구의 전력 분석을, 또 누군가는 아침부터 화끈한 이야기로 잠을 깨고 싶을 것이니 어떤 방송을 추천해주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다 하더라도 지금 켜놓은 팟캐스트 앱을 급하게 종료하지는 말자. 선택이 쉽지 않다는 것은 그만큼 수많은 프로그램이 있다는 사실이고, 국민 개그맨, 국민 배우같이 절대자가 있는 매체가 아니라는 말도 된다. 잘만 찾으면 그 어떤 지상파 방송보다 내 귀에 착 달라붙는 방송을 만날 수 있는 기회가 열려 있는 것이다. 그러니까 기대해보자. 여러분같이 팟캐스트를 여행하려는 히치하이커를 위해 소개해드릴 수많은 팟캐스트 프로그램을. 우리의 눈과 손을 자유롭게 할, ‘팟’ 하고 시작했기에 ‘푹’ 하고 사라지지 않을 자유로운 이들이 만든 자유로운 방송을 말이다.

최동민 팟캐스트 <빨간 책방> 피디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