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내 폴 매카트니의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5월2일 서울 잠실종합운동장 올림픽주경기장에서 한국 팬들과 마주한다. 마음 같아선 폴 매카트니를 한겨레티브이 잉여싸롱 스튜디오로 모시고 싶었지만, 꿩 대신 닭이라고, 비틀스 열혈 팬인 음악평론가 김작가를 모시고 비틀스의 음악세계에 대해 신나게 떠들어봤다.
이승한: 2012년 런던 올림픽 개막식을 보다 마지막으로 무대에 올라온 폴 매카트니가 ‘헤이 주드’를 부르던 장면을 보고 ‘저건 이길 수 없다’는 생각을 한 적이 있다. 언어와 문화가 각기 다른 전세계 204개국 선수들이 죄다 따라 부를 수 있는 노래를 보유한 아티스트라니. 그런 그가 처음으로 한국 땅을 밟는단다. 벌써부터 심장이 두근거린다.
서정민: 비틀스는 짧은 활동 기간 동안 음악 스타일을 계속 바꿔가며 진화했다. 다른 밴드들이 20~30년에 걸쳐 이룰 성과를 불과 7~8년 동안 모두 이루고 장렬하게 해체했다. “서서히 꺼져가는 것보다 한번에 확 불타는 게 낫다”는 커트 코베인의 말처럼 말이다. 사실 비틀스는 영원히 불타고 있는 거다. 아직도 불이 꺼지지 않고 타오르고 있으니까.
김작가: 비틀스의 고향 리버풀에 간 적이 있다. 존 레넌이 어린 시절 자주 놀러갔던 고아원 ‘스트로베리 필즈’에 갔다가 레넌의 생가에 갔다. 마침 그곳과 폴 매카트니의 생가를 오가는 투어 버스가 있더라. 투어 일행에 은근슬쩍 껴서 매카트니 생가로 가는 동안 버스 안에서 비틀스 ‘섬싱’이 흘렀다. 그 순간과 가사가 잘 어우러지면서 나도 모르게 눈물이 흘렀다.
김선영: 비틀스 곡 중 제일 좋아하는 건 ‘위드 어 리틀 헬프 프럼 마이 프렌드’다. 이 곡을 처음 접한 건 어릴 때 즐겨보던 미드 <케빈은 열두살>의 오프닝곡에서였는데, 나중에 켄 로치 영화 <하층민들>에서 다시 듣게 되면서 베스트가 됐다. 역시 조 카커 버전보다는 링고 스타의 소박한 보컬이 잘 어울리는 곡인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