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어벤져스: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출연배우와 감독이 17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콘래드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취재진에 포즈를 취하고 있다. 영화사 제공
이주의 잉여싸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어벤져스: 에이지 오브 울트론>의 흥행기세가 아이언맨의 비행 속도만큼이나 빠르다. 개봉 일주일 만에 400만 관객을 넘겼다. 일부 장면을 서울에서 촬영한데다 한국인 배우 수현이 출연해 더욱 관심이 쏠린다. 1000만을 넘어 1300만 고지를 바라본다는 얘기도 나온다. 바람대로 될까? 한겨레티브이 잉여싸롱에서 나름대로 분석해 봤다.
서정민: 서울 장면의 때깔이 별로라는 둥 분량이 짧다는 둥 지하철 내부가 실제와 다르다는 둥 여러 얘기들이 많이 나오는데, 개인적으로는 충분히 만족스러웠다. 내가 아는 장소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에 나왔을 때 마주하게 되는, 낯익음과 낯섦의 기묘한 공존에서 오는 쾌감이 있다. 다만 주변 배경에 집중해서 보느라 중심인물의 액션을 건성으로 넘기는 부작용이 있더라.
김선영: 한국 촬영과 수현의 참여 때문에 국내에서는 특히 관심이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이 부분에 대한 논란이 오히려 영화 자체에 대한 이야기를 압도하는 경우도 있어서 안타깝다. 개인적으로 수현은 인상적이었다. 단순히 분량을 떠나서 토니 스타크에 뒤지지 않는 천재적 두뇌의 과학자인데다 극에 강렬한 전환을 가져오는 역할도 돋보였다. 무엇보다 비주얼이 정말 아름답지 않았나.
이승한: 야심에 비해 결과가 시원치 않은 영화였다. 담고픈 내용은 많은데 시간은 짧고, 빼곡하게 욱여넣다 보니 주인공들이 처한 딜레마는 피상적으로 다뤄진다.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의 전작들을 미처 다 못 본 관객들에겐 적잖이 불친절한 영화이기도 하고. 뭐, 그래도 마블 ‘덕후’에게 선택지가 어디 있겠나. <캡틴 아메리카: 시빌 워>는 조금 다르길 바랄 수밖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