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예능에서 맹활약을 하고 있는 백종원.
‘완벽 셰프’ 고정관념 깨고 ‘집밥 레시피’로 인기몰이
요즘 예능에서 활약하는 수많은 셰프들 중 가장 바쁜 사람은 바로 백종원이다. <한식대첩>(티브이엔), <마이 리틀 텔레비전>(문화방송)에 이어 자신의 이름을 내건 <집밥 백선생>(티브이엔)이라는 프로그램까지 생겼다. 셰프들 중에 유일하게 <힐링캠프>(에스비에스)에 단독 게스트로 출연하기도 했다. 여러 프랜차이즈 식당을 운영하는 사업가이기도 하다.
젊고 잘생긴 셰프가 넘쳐나는 요즘, 50대 ‘친근한’ 외모의 그가 인기를 끄는 이유는 뭘까. 한 지상파 요리프로그램 피디는 “지금껏 셰프는 가르치려 드는 경우가 많았다. 본인이 가르쳐주는 방식이 옳고 그대로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데 백종원 셰프는 상대방의 의견도 존중해주는 점이 다른 셰프와 다르다”고 말했다. 예를 들어 김치찌개 간을 맞추려고 자신이 생각하는 방법이 있어도 출연자가 소금을 넣는 건 어떠냐고 물으면 “그것도 맞다, 그렇게 해도 된다”라고 얘기하는 식이다. “때에 따라선 설탕도 넣고, 엠에스지도 필요하면 넣어도 괜찮다”고 애기한다. 그래서 시청자가 ‘내가 틀린 건 아니구나’라는 자신감을 주게 한다는 것이다.
드라마 <파스타>에서 작은 실수에도 버럭 소리를 지르던 완벽주의자 셰프 이선균의 모습이 우리가 보던 세프다. 하지만 백종원은 가끔 실수도 하면서 자신을 낮춘다. 설탕을 많이 써 ‘슈가 보이’, 구수한 사투리에 수다스럽기도 해서 ‘백 주부’라는 귀여운 별명까지 붙을 정도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는 계란말이를 태우기도 했다. 한 케이블 요리 프로그램 피디는 “셰프가 요리에서 실수를 하는 것은 예전 같으면 상상할 수 없는 일다. 하지만 요즘은 가끔 실수도 하는 인간미 있는 사람을 시청자들이 더 좋아한다”고 말했다.
퓨전이나, 스테이크 등 거창한 요리보다 집에서 쉽게 해먹을 수 있는 요리를 가르쳐주는 것도 인기비결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그가 선보인 볶음 라면과, 일본식 초간단 주먹밥 등은 인터넷에서 따라해봤다는 사람이 많았다. 그는 지난달 12일 열린 <집밥 백선생> 제작발표회에서 “누구나 할 수 있는 쉬운 레시피를 만들고 싶다”라고 요리 철학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제 요리가 만만해 보였으면 좋겠다. 그래야 음식을 집에서 해먹는다. 음식을 집에서 많이 해먹는 나라는 외식업도 발달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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