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종원 매직’이라는 말이 있다. 요리사이자 사업가인 백종원만 출연하면 방송이 대박난다는 뜻에서 생겨난 말이다. 문화방송 <마이 리틀 텔레비전>에서 다른 출연자들을 제치고 스포트라이트를 독차지하더니 티브이엔 <집밥 백선생>에선 그가 알려주는 레시피마다 신드롬을 일으킨다. 한겨레티브이 잉여싸롱에선 사람들이 왜 백종원에게 열광하는지 들여다봤다.
김선영: 그동안 <냉장고를 부탁해>, <오늘 뭐 먹지?> 등을 거치며 점점 일상 안으로 들어온 요리 예능에서 <마이 리틀 텔레비전>의 백종원 방송은 최종 진화형이다. 심지어 맨바닥에서도 요리하며 셰프의 주방과 일상의 경계를 없앴다. 플레이팅의 허세조차 없이 그야말로 대중들의 눈높이에 맞춘 것이 백종원 요리 방송 인기의 핵심이다.
서정민: 백종원은 가끔 요리를 망치기도 하고 실수도 한다. 그런 모습에 우리는 열광한다. 인간적이지 않나. 이전에 <삼시세끼 어촌편>의 차승원 신드롬을 주제로 한 잉여싸롱에서 내가 그랬다. “차승원씨, 요리 한번 망쳐주세요.” 하지만 차승원은 끝까지 완벽한 모습을 보여줬다. 그런데 백종원이 나와서 요리를 망친다. 꼭 내 말을 들은 것처럼.
이승한: 남들 앞에서 망가지는 모습을 보여주고도 자기 중심이 흔들리지 않으려면 그만큼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한다. 전문가적 소양은 <한식대첩>에서 보여주면 되니 다른 프로그램에서까지 잘난 척을 할 이유가 없다는 듯한 자신감. 그러면서도 설탕광고 모델은 거절하는 균형감각. 백종원은 자신이 어떤 사람인지 정확하게 알고 있다. 귀신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