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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웹드라마 열풍…‘엑소’ 얼굴만으로는 부족해

등록 2015-07-29 15:13

엑소. 네이버tvcast 갈무리
엑소. 네이버tvcast 갈무리
[한겨레21] 지상파 방송사·3대 연예기획사 웹드라마 제작 돌입
팬덤만 좇는 웹드라마, 오래갈 수 있을까?
웹툰에 이어 차세대 콘텐츠 강자로 각광받는 웹드라마가 올해 들어 더욱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TV드라마의 침체와 함께 지상파 3사가 모두 웹드라마 제작에 뛰어들었다는 것은 상징적인 사례다. 지난해 지상파 최초의 웹드라마 <간서치열전>을 선보였던 KBS를 선두로, 지난 5월에는 MBC가, 7월부터는 SBS가 각각 자회사를 통해 자체 제작 웹드라마 <0시의 그녀>와 <당신을 주문합니다>를 차례대로 공개했다.

웹드라마 급성장의 중심에는 아이돌이 있다. 초기 웹드라마의 아이돌 기용은 팬덤을 통해 최소한의 클릭 수를 확보하려는 제작사와 부담 없이 연기 경력을 쌓으려는 아이돌 쪽의 의도가 만나 윈윈 전략이 되었다. 최근에는 대형 연예기획사 소속 스타들의 참여로 더욱 거대한 프로젝트로 발전하면서 해외 판매가 늘어나고 신한류 콘텐츠로서의 가치까지 높아졌다. 이에 따라 웹드라마의 아이돌 활용법도 차츰 달라지는 모양새다. 초반에는 아이돌의 색깔을 지우고 다양한 캐릭터를 맡겼지만, 요즘에는 오히려 기존 이미지를 적극적으로 부각시켜 무대의 연장선처럼 활용하는 경향이 보인다.

전자의 사례로는 <미생 프리퀄>의 임시완, <무한동력>의 임슬옹, <후유증>의 김동준 등이 대표적이다. 가령 보이그룹 제국의 아이들 임시완은 <미생 프리퀄>의 연기 호평이 TV드라마 <미생>의 주연 캐스팅으로까지 이어져 대성공을 거뒀고, 같은 그룹 김동준은 초능력 소년 연기로 인기를 끈 <후유증>이 중국에서도 큰 관심을 받으며 한-중 합작 웹드라마 <어바웃러브>의 주연까지 꿰찼다. 그는 <어바웃러브>에서 중국인 연기자와 비밀연애를 하는 톱스타 역으로 아이돌의 이미지를 적극 반영했다. 김동준이 연기한 캐릭터들의 변화는 웹드라마 아이돌 활용법의 달라진 트렌드를 고스란히 반영하는 사례이기도 하다.

이런 경향은 올해 국내 3대 연예기획사인 SM·YG

·JYP 엔터테인먼트가 소속 아이돌을 주연으로 내세운 웹드라마 제작에 뛰어들며 한층 더 굳어졌다. 먼저 JYP가 제작한 <드림나이트>는 보이그룹 갓세븐이 최고의 아이돌 스타와 주인공의 수호기사 역할을 나눠 맡으며 무대에서의 모습과 다르지 않은 이미지로 팬들의 판타지를 충족해준다. SM 제작의 <우리 옆집에 엑소가 산다>는 더 노골적이다. 엑소는 실명 그대로 등장해 무대, 리얼리티쇼, 드라마의 경계를 넘나드는 모습을 보여준다. 이에 더해 옆집 소녀와 사랑에 빠진다는 팬픽 같은 설정으로 드라마 자체가 또 하나의 팬서비스 영상 같은 역할을 한다. YG 제작의 <우리 헤어졌어요>도 마찬가지다. 보이그룹 위너의 강승윤, 걸그룹 투애니원의 산다라박이 주연을 맡아 로맨스를 펼치는 이 드라마에서 강승윤은 스타성 있는 인디밴드 보컬을 연기한다. 노래를 부를 때마다 실제 아이돌 강승윤의 모습이 자연스럽게 겹쳐진다.

아이돌 주연 웹드라마의 이같은 트렌드는 과거 TV에서 한류 스타를 내세워 비슷비슷한 멜로드라마를 양산해냈던 기획 한류 드라마들의 그늘을 떠올리게 하는 구석이 있다. 그때처럼 스타들의 이름값에만 기댄 채 진부하고 안이한 이야기만 반복한다면, 아이돌 스타들의 이미지에도, 한류 마케팅에도 좋은 효과를 기대하긴 어렵다는 것이다. 물론 웹드라마의 경우 전통적인 TV드라마와는 다른 문법을 요구한다. 아이돌 주연작들이 춤·노래 등의 버라이어티 요소나 그들의 예능적 끼를 적극 이용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이다. 하지만 이 역시 신선한 이야기와 탄탄한 완성도에 기반할 때 시너지 효과를 얻을 수 있다. 기존 아이돌 팬덤만을 위한 또 다른 기획상품으로 머물지 않기 위해서라도 더 다양한 캐릭터와 이야기가 필요해 보인다.

김선영 TV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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