팟캐스트 <서천석의 아이와 나>
최동민의 팟캐는 남자
세계 각국의 극한 직업을 찾다가 그 끝에 다다랐을 때, 우리는 어떤 직업을 만나게 될까? 내가 하는 일이 제일 힘든 일이라는 옛말처럼 많은 사람이 자신의 직업을 먼저 떠올리겠지만, 아이를 키우는 부모라면 누구나 극한 직업의 끝엔 ‘육아’가 있다고 말할 것이다.
우리는 정규 교육과정에서 육아를 배우지 않았다. 그렇다고 운전면허처럼 시험을 통과해야 면허증이 나오는 것도 아니다. 대부분의 부모가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에서 ‘부모’가 되는데, 육아의 가장 힘든 점은 이렇듯 누구나 초보 상태에서 현장에 투입돼야 한다는 점에 있을 것이다.
부모님 세대에 비해 요즘은 쉽게 육아 정보를 접할 수 있다. 그렇다고 이 말을 들으면 이 말이 맞는 것 같고 저 말을 들으면 저 말이 맞는 것 같은 초보 부모에게 방대한 정보가 꼭 득이 되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많은 정보 중에서 우리 아이에게 필요한 정보가 무엇인지 판단하여 적용하는 것인데, 이는 우는 아이를 달래는 것만큼이나 어려운 일이다.
초보 부모들의 고민을 덜어주는 고마운 팟캐스트가 있다. 바로 정신건강의학과 의사이자 ‘행복한 아이 연구소’의 서천석 소장이 진행하는 팟캐스트 <서천석의 아이와 나>다. <서천석의 아이와 나> 팟캐스트는 출판사 창비가 제작 공급하는 팟캐스트로 지난 5월 처음 문을 열었다. 일주일에 1회 업로드되는 방송 속에는 ‘육아’라는 카테고리 안에서 전할 수 있는 다양한 주제가 담긴다.
유아기 아이들의 육아부터 초등학교, 사춘기 시절 아이들의 육아까지 주제의 범위가 넓은 편이다. 각 시기별로 필요한 육아 방법과 팁을 전하는 것은 물론이고 부모들을 직접 초대해 현장의 육아 이야기를 서로 나누면서 현실에 맞는 조언을 전하기도 한다. 필요하면 분야별 전문가를 초대해 아이들에게 필요한 학습 등의 정보를 상세히 전하기도 한다. 실제 부모 청취자들이 보내는 질문과 의견들을 토대로 선별된 육아 정보를 전하기 때문에 현실적이고 피부에 와닿는 육아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이 팟캐스트가 가지는 특징이자 장점이 하나 더 있다. 팟캐스트의 제목이 <아이와 나>인 것처럼 ‘나’를 위한 이야기도 담겨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말하는 ‘나’는 육아를 하는 부모들이다. 시중에 나와 있는 육아 관련 책이나 방송에서 전해지는 육아 정보를 보면 모든 포커스가 아이에게 집중돼 있는 경우가 많다. 아이의, 아이에 의한, 아이를 위한 이야기가 일반적이다.
하지만 이 팟캐스트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에게도 따뜻한 시선을 던진다. 육아를 하면서 힘들고 지친 부모들이 어떻게 스스로에게 힘을 줘야 하는지, 아이를 키우는 자신이 지금 얼마나 위대한 일을 하는지 등 정신적으로 힘이 되는 이야기는 물론, 구체적으로 어떤 방법으로 육아 스트레스에서 벗어날 수 있는지에 관한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이렇듯 부모 자신을 위로해주는 말과 정보는 자칫 자신의 삶에서 엑스트라로 밀려나 버리기 쉬운 부모들이 스스로 삶의 주인공 자리를 잃지 않게 해주는 원동력이 되어준다.
천 명의 아이가 있으면 천 개의 육아 방법이 필요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이 팟캐스트가 육아의 정답이 될 수는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팟캐스트의 시작을 알리는 “아이를 바라보는 따뜻한 눈빛, 부모를 토닥이는 따뜻한 손길”이란 멘트처럼 부모의 따뜻한 눈빛을 통해 아이가 성장하고, 아이의 손길로 부모가 위로를 받는다면 육아는 더이상 극한직업이 아닐 것이다.
최동민 팟캐스트 <빨간책방> 피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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