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다큐멘터리 3일>(다큐 3일)이 최근 방송한 ‘내일로’ 편이 잔잔한 바람을 일으켰다. 정해진 기간 동안 케이티엑스(KTX)를 제외한 모든 기차를 자유롭게 탈 수 있는 ‘내일로’ 티켓 하나 들고 여행을 다니는 청춘들의 이야기에 많은 이들이 미소 짓고 한편으론 부러워했다. 한겨레티브이 잉여싸롱에서 ‘내일로’ 편을 비롯해 <다큐 3일>의 미덕, 아쉬움 등에 대해 얘기해봤다.
서정민: <다큐 3일>을 즐겨본다. 일요일 밤 <개그콘서트>가 끝난 뒤 월요일 출근을 떠올리며 답답해할 즈음 방송되는 <다큐 3일>을 보고 있으면 왠지 마음이 따스해지고 힐링이 되는 것 같다. 특히 ‘내일로’ 편을 정말 즐겁게 봤다. 20대 시절 기차 타고 엠티는 가봤어도 저런 기차여행을 못해봤다는 사실을 떠올리고, 이제는 하려 해도 그럴 수 없다는 현실을 안타까워했다.
이승한: <다큐 3일> ‘내일로’ 편 속 청춘들은 고용불안에 시달리고 불확실한 미래에 흔들렸지만, 나를 포함한 내 주변 일에 발이 묶인 이들은 제 덩치만한 배낭을 지고 열차 복도에 쪼그려 앉아서라도 훌쩍 떠날 수 있는 청춘들을 부러워했다. 일 있는 이들도 일 없는 이들도 서로 부러워하는 불행의 풍경. <다큐 3일>이 조금은 더 그런 시대의 그늘에 주목해준다면 좋을 것이다.
김선영: <다큐 3일>과 다른 다큐의 가장 큰 차별점은 3일이라는 시간성이다. 심층탐사라고 보기엔 부족한 시간이지만 반복되는 일상을 관찰하며 삶의 맥락을 파악하기에는 최소한의 깊이를 얻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하다. 이 3일의 일상이 지속적으로 쌓이면서 한국 현대 풍속사의 중요한 자료가 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