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 수목드라마 <용팔이>의 시청률이 20%를 넘어섰다. 주중 미니시리즈 드라마로선 이례적 수치다. 의학드라마, 스릴러, 기업드라마 등 온갖 장르의 속성을 버무리고 빠르게 몰아붙이는 전개에 시청자들은 열광하고 있다. 한편에선 엉성한 구조의 ‘막장 드라마’라는 비판도 나온다. 한겨레티브이 잉여싸롱에선 <용팔이>의 흥행 비결과 아쉬움에 대해 얘기를 나눴다.
김선영: 이 드라마 시청률 고공행진의 가장 큰 비결은 온갖 장르를 짜깁기해서 속도전 속에 버무렸다는 점이다. 그 이전에도 복합 장르가 있었지만 용팔이는 그런 작품들에 필수적인 장르적 리얼리티나 개연성을 무시하고 오직 속도와 박력으로 밀어붙인다는 점에서 오히려 막장 드라마의 속성에 더 가깝다.
서정민: 그래도 <용팔이>의 장점 중 하나는 영리병원 문제를 짚었다는 점이다. 생명은 돈이 많건 적건 똑같다. 의사들이 히포크라테스 선서를 하는 것도 그런 취지이지 않나. 하지만 현실에서 돈 있는 사람은 최고의 치료를 받고 없는 사람은 그러지 못할 때가 많다. 영리병원을 점점 가속화하고 있는데, 그렇게 되면 얼마나 위험해질 수 있는지 경종을 울리는 효과도 있다.
이승한: 환자가 아닌 ‘고객’님들을 모시는 영리병원, 이 불의를 극복하기 위해선 초능력에 가까운 의술을 지닌 냉소적인 주인공이 필요한데, 그 주인공조차 결국 천문학적인 재산을 지닌 재벌 상속인과 손을 잡아야 뭔가를 도모해 볼 수 있다. 초능력과 천문학적 재력이 만나야 간신히 정의로움을 쟁취할 수 있다 말하는 <용팔이>의 인기는 지금 우리 사회의 절망을 반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