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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수지·김완선 인터뷰] 청순? 나이 들면 똑같죠…섹시? 대시 좀 하실래요

등록 2015-09-20 19:38수정 2015-09-21 17:15

[사심 인터뷰] 강수지·김완선
김완선(사진 왼쪽)과 강수지는 주거니 받거니 수다를 떨며 죽이 척척 맞았다. 김완선이 “나 문숙(배우) 선배님이 너무 좋아. 세상에 그렇게 예쁜 사람이 있을까”라고 말하니 강수지가 “나이가 들었는데도 맑은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라며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도 그렇다고 말해주니 “진짜 기분 좋다”고 합창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A href="mailto:lee312@hani.co.kr">lee312@hani.co.kr</A>
김완선(사진 왼쪽)과 강수지는 주거니 받거니 수다를 떨며 죽이 척척 맞았다. 김완선이 “나 문숙(배우) 선배님이 너무 좋아. 세상에 그렇게 예쁜 사람이 있을까”라고 말하니 강수지가 “나이가 들었는데도 맑은 느낌이 그대로 전해져”라며 맞장구를 쳤다. 두 사람도 그렇다고 말해주니 “진짜 기분 좋다”고 합창했다. 이정용 선임기자 lee312@hani.co.kr
30~40대 솔로들이 명절 때 가장 듣기 싫은 잔소리는 “결혼은 언제 하니?”라고 한다. 부모며 친척이며 돌림노래처럼 묻는다. “난 왜 결혼을 못 하는 걸까” 움츠러든다는 이들도 있다.

추석을 앞두고, 자학하는 솔로들을 위해 ‘멋진 언니’들과 솔로 예찬을 펼쳤다. 40대 중후반이라는 나이가 무색하게 여전히 예쁘고 매력적인 강수지와 김완선이다. 강수지는 초등학생 딸과 살고, 김완선은 고양이 다섯마리와 산다. 밥 먹을 시간도 없이 바빴던 20대가 지나고 질풍노도의 30대를 건너 40대가 된 지금 ‘어쩌다 솔로’지만, 결혼에 목매지 않고 하고 싶은 것을 하며 인생을 즐긴다. 40~50대 싱글 중년들이 함께 여행을 가는 <에스비에스>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에 함께 출연하며, 의외의 털털한 모습으로 사랑받고 있다.

“오늘이 모여 내 인생이 되는 거니, 하루하루 즐겁게 살아야 한다”는 두 사람을 15일 서울 공덕동 한겨레신문사에서 만났다. 이들처럼 솔로를 즐기고픈 ‘동경’ 남지은 기자와 <불청춘>을 보고 두 사람에게 ‘호감’을 느껴 과거 영상까지 찾아보고 있다는 서른살 김효실 <한겨레21> 기자, 학창시절 팬이었던 이들에게 결혼 생활의 즐거움을 전파해주고 싶다는 ‘결혼예찬’ 권은중 기자가 수다 한판을 떨었다. 두 사람의 평소 모습을 잘 아는 <불청춘> 제작진이 전화로 ‘우정’의 마음을 보탰다.

‘예쁜 언니들 성격도 좋아’

한때 아이돌이었던 두 사람
털털함 무기 브라운관 장악

“인연 닿으면 결혼하겠지”

혼자 놀고 혼자 여행하고
쿨한 언니들의 ‘솔로예찬’

<에스비에스>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의 한 장면.
<에스비에스> 예능프로그램 <불타는 청춘>의 한 장면.
남지은 두 분 모두 너무 예뻐서 놀랐어요.

김완선 하하. 예쁘다는 말 꼭 써주세요.

두 사람은 청바지에 편한 셔츠(김완선)와 니트(강수지)를 입고 왔다. 메이크업도 직접 했다. 그다지 꾸미지 않은 모습인데도 스타일리스트를 대동하고 머리부터 발끝까지 멋을 내는 요즘 연예인들이 따라올 수 없는 특유의 맑음이 배어 있었다.

남지은 아직 솔로인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김완선 둘 다 독신주의는 아닌데, 인연이란 게 있는 것 같아요. 30대 초반엔 결혼이 되게 하고 싶어 노력도 했는데 안 되더라고요. 노력해서 되는 게 아니구나. 그러고 나서는 결혼에 대해 생각 안 한 것 같아요.

김효실 혼자서도 재미있게 잘 살아서 그런 거 아닐까요. 방송에서 “혼자서도 잘 놀아요, 혼자면 어때요”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걸 보고 뭔가 속 시원했던 것 같아요. 어떤 책에 보면 여자들이 혼자서도 잘 살고 있는 것에 심란해한다는 말이 있거든요.

김완선 진짜 혼자 잘 놀긴 해요. 집에 있는 걸 좋아해요. 청소도 하고 그림도 그리고 영화도 보고 하루종일 그러고 놀아요. 고양이도 돌보고 있어서 뒤치다꺼리하다 보면 시간이 없어요.

강수지 전 호기심이 많아서 이곳저곳 분주하게 움직여요. 하고 싶은 걸 써놨다가 반드시 행동으로 옮기는 성격이라 그런지 외로울 틈이 없어요.

권은중 가끔은 누가 옆에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지 않나요.

강수지 아이가 클수록 아빠의 자리가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가 아빠를 자주 만나지만, 엄마가 해 줄 수 있는 게 있고, 정신적으로 아빠의 어른스러움도 필요하겠구나 싶어요. 애가 대학생이 되면 그때 옆에 누군가 있으면 결혼해야지 했었는데 아이를 보면서 더 빨리 있어도 좋겠구나, 그런 생각 해요.

‘나 아직은 중년 아니야’

40~50대 프로로 인기지만
영원히 20대고 싶은 그녀들

“결혼은 인연이 닿으면 하겠지”라며 호탕하게 웃어넘기는 ‘쿨한 언니’들은 연애 대신 (<불청춘>에서) 화요일마다 한국의 아름다운 곳을 찾아간다. 두 사람이 멋진 솔로 아이콘으로 떠오르는 데는 이 프로에서 보여준 모습의 영향이 크다. 청초하고(강수지) 도도한(김완선) 외모의 두 사람이 옷도 훌렁 갈아입고 화장기 없는 얼굴로 다니는 등 카메라를 의식하지 않는 소탈한 모습을 보인다. 서로 존댓말을 썼다는 둘은 데뷔 20여년 만에 이 프로로 언니 동생 하는 사이가 됐다.

남지은 <불청춘>을 보면 털털한 매력이 의외더라고요. 두 분이 여자 솔로들한테 호감을 산 것도 그런 부분 같아요.

강수지 나이가 들면서 성격이 변한 것도 있어요. 20대 때는 낯을 많이 가렸어요. 나가야 하는데 머리가 마음에 안 들면 다시 감고. 내 눈에 뭔가 만족스러워야 움직이는 피곤한 스타일이었는데 나이들면서 내려놓게 되는 것 같아요. 살다보니까 사람 사는 거 다 똑같잖아요. 그래서 리얼프로가 더 편해요.

김완선 생얼이나 이런 건 좀 신경쓰였던 것 같아요. 내가 곱슬머리라서 제일 먼저 든 생각이 ‘머리 어떻게 하지?’였어요.(일동 웃음) 하다보니 신경 안 쓰게 되더라고요. 팬들이 제발 화장 좀 하라고 그래요.

남지은 두 분의 나이를 몰랐던 사람들한테는 “나 중년이야”라고 인증하는 프로일 수도 있어요.

강수지 처음엔 그게 부담스러웠어요. ‘중년 프로그램이라는데 내가 거길 나가야 하나’ 하고. 주변에서도 말렸어요. 지금도 스스로 “우리 프로를 중년이 많이 본다”는 식으로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중년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아요.(웃음)

김완선 전 영원히 27살이에요.(일동 웃음)

권은중 두 분을 보면서 학창시절로 돌아간 것처럼 두근거린다는 중년 남자들도 많아요. 정말 하나도 안 변했어요.

김완선 철이 안 들어서 그런 거 같아요. 어렸을 때는 좀 염세적이었어요. 데뷔 앞두고 3년 정도 훈련할 때는 연습하고 공연하고 새벽에 들어와서 밤새 작곡 공부하고 그래도 행복했어요. 하지만 데뷔하고 나서 한창 인기가 올라갔을 때는 ‘내가 원하는 가수는 이런 게 아닌데’라는 생각에 불행했어요. 어두운 20대를 보내고 나니 지쳤죠. 마음에 병이 들었다는 사실을 알고 나서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노력했어요. 그때부터 나는 이 하루를 어떻게 하면 재미있고 즐겁게 살까를 고민하게 됐어요.

김효실 중년의 깊은 내면에 반했다는 내 친구들도 있어요. 여전히 설렘의 대상이에요.

김완선 근데 정작 대시하는 남자는 없어요. 보기보다 연애 경험이 별로 없어요. 남자분이 저를 여자로 생각하는 경우가 정말 거의 없다고 보면 돼요. 다가오질 않아. 근데 내 성격도 먼저 대시하는 스타일이 아니에요. 그러니까 나는 남자가 대시 안 하면 이대로 쭉 평생 이렇게 살다가 죽을 것 같아요.

권은중 늙어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없나요.

김완선 그런 적이 있었는데 넘어갔어요. 30대 중반에 처음 흰머리를 봤을 때는 놀라서 가슴이 뛰는 게 느껴지더라고요. 이게 늙는 거구나. 몇번 되풀이되니 받아들이게 되는 것 같아요. 조금 늦출 필요는 있겠다는 생각에 마사지도 받고 운동하고 그래요. 슬픈 건 나이가 들어도 외모만 바뀌지 마음은 그대로라는 거예요. 이 나이가 되니까 60살이 되어도 마음은 20대일 거라는 확신이 들어요. 80살이 되어 거울을 보고 내 몸이 예전 같지 않은데 마음은 20대면 정말 슬프겠다는 생각.

“팬들이 제발 화장하라고”

20대땐 낯 많이 가렸지만
하다보니 신경 안쓰게 돼

두 사람은 1980~90년대를 풍미한 시대의 아이콘이었다. 1986년 17살에 <오늘밤>으로 데뷔한 김완선은 역동적인 춤과 섹시한 외모로 화제를 모았고, 강수지는 1989년 <보랏빛 향기>로 데뷔해 긴 생머리에 청초한 분위기로 인기를 끌었다. 지금의 현아와 수지처럼 섹시와 청순, 상반된 이미지의 상징이었다. 외모만큼 실력도 좋았다. 강수지는 대학가요제에서 부른 ‘스쳐 지나는 사연들’을 비롯해 수많은 곡을 직접 작사했고, 1997~2000년 일본에 진출하기도 했다. 김완선은 1990년 5집 <삐에로는 우릴 보고 웃지>로 여자 가수 최초로 100만장 이상의 단일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 지금까지도 따라올 자 없는 춤 실력뿐 아니라, 매혹적인 목소리로 댄스음악 붐을 이끌었다.

권은중 당시 두 분의 인기가 대단했죠.

강수지 완선은 여학생들도 좋아했지만, 전 (여자 안티팬들이) 좀 있었어요. 많이 울었죠. ‘돈 벌려고 힘들게 미국에서 왔는데 내 상황도 모르면서 왜 날 이렇게 미워하지’ 하면서. 한 2~3년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까지도 그런 사람들이 있는 거 같아요. 내숭 떠는 것 같아 보이는 그런 이미지가 얄미울 수도 있죠. ‘날 미워하는 사람들이 있어도 나에게는 나의 인생이 있다’ 그런 생각이 들면서는 괜찮아졌어요.

남지은 두 분이 활동하던 당시는 규제도 심했잖아요. 지금처럼 자유로운 분위기였으면 더 다양한 시도를 할 수 있었을 것 같아요. 지금 섹시 아이콘인 현아를 보면 훨씬 과감해졌잖아요.

김완선 제가 활동할 땐 ‘섹시하다’는 단어 자체가 없었어요. 느낌이 이상하면 그냥 ‘야하다’ 고 했죠. 전 제가 섹시해 보여야지 생각한 적은 한번도 없었어요. 당시 내 우상이 마이클 잭슨이었는데, 난 그냥 멋있는 퍼포먼스를 하고 싶었어요. 그런데 보는 사람들은 뭔가 느낌이 다르니까 야하다고 표현했던 것 같아요. 난 음악이 좋아서 가수가 됐지 춤이 좋아서 가수가 된 건 아니에요. 춤은 음악을 살릴 수 있는 보조 역할이에요. 그런데 사람들은 김완선 하면 춤밖에 기억하지 않으니까 안타까웠죠. 근데, 요즘은 섹시하단 말은 어쨌든 칭찬인 것 같아요.

권은중 청순, 섹시라는 이미지를 바꾸고 싶었나요.

김완선 실제로 1992년도에 ‘나만의 것’ 부르면서 이미지가 많이 바뀌었어요. 드디어 이미지가 바뀌었다 했는데, 한동안 외국 나갔다 오니까 (섹시) 이미지가 그대로 있는 거야. 그런 고민을 계속했던 것 같아요. 지금은 고민은 안 하고 그냥 내가 하고 싶은 음악 해요. 그런데 새로운 노래를 들려줄 무대가 많이 없어요. 안타까워요.

남지은 강수지씨는 한류에 대한 아쉬움이 있을 것 같아요. 일본에서 5장의 음반을 내는 등 활동했지만, 당시는 한류가 붐을 이루지 못했어요.

강수지 내가 재계약을 안 하고 온 거라, 했었으면 더 좋은 결과가 있었을 거라는 아쉬움은 있어요. 일본에 2년 반 동안 있으면서 꾸준히 인지도를 쌓고 있었는데 미국에서 한국 와서 혼자 살고 또 일본 가서 지내니까 안정을 취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지금 우리 드라마, 음악이 사랑받는 걸 보면 대단하다는 생각해요.

남지은 원조 아이돌로서 요즘 대중문화에서 아이돌 콘텐츠만 강조되는 것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두 분의 노래는 지금도 기억되지만, 요즘 아이돌 노래는 몇달만 지나도 잊혀요.

강수지 40~50대가 되면 집안일 회사일에 치여 음악하고 담을 쌓게 되잖아요. 그러다가 간혹 보는 티브이나 라디오에서 아이돌 노래만 나오니까 우리 세대가 정말 불쌍한 것 같아요. 찾아서 들을 여유도 없지만 들으려고 해도 없는 거죠. 40~50대도 음악을 들으면서 힐링하고 그런 감성을 찾고 그래야 사는 맛도 날 텐데.

남지은 그런 분들을 위해 음반을 낼 계획은 없나요?

강수지 윤상씨한테 받은 곡이 있어서 가사를 쓰고 있어요. 엄마 이야기를 쓰려고 했던 건데, <불청춘>제작진이 (<불청춘>에서) 김국진 오빠와 제가 함께 나올 때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자고 제안해서 남녀의 사랑 주제로 쓰고 있어요.

김완선 수지 언니가 진짜 노래를 잘해요. 목소리 톤도 좋고. 힘을 안 주면서도 이렇게 노래를 잘 부르는 사람이 없어요. 빨리 듣고 싶어요. 언니 빨리 써.

제작진 그나저나 <불청춘>에서 김완선씨가 ‘국진-수지 커플’ 몰아주기에 힘쓰는데, 정말 잘 되길 원하는 건가요?

김완선 진짜예요! 둘이 너무 잘 어울려. 언니, 국진 오빠 진짜 좋은 사람 같아! 진짜야!

강수지 누가 나쁜 사람이랬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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