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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1988년도로 간 ‘응답’ 무엇을 호출할까

등록 2015-11-05 20:14수정 2015-11-05 20:25

‘응답하라 1988’ 첫방…전작 뛰어넘을까
‘응답하라 시리즈’가 <응답하라 1988>(응팔)로 응답한다. <티브이엔>(tvN)으로 6일 저녁 7시50분 첫 방송된다. 2012년의 <응답하라 1997>(응칠)의 주인공 성시원(정은지)이 빠른 1981년생, 2013년 <응답하라 1994>(응사)의 성나정(고아라)이 1975년생 설정이었다. 응팔의 성덕선(혜리)은 다시 4년 당겨져 1971년생으로 설정됐다. 2015년 현재 45세다. 케이블의 주 시청층보다도 조금 앞선 세대다. 앞서 ‘응칠’의 마지막회는 케이블 채널 제작 드라마 역대 최고 회당 시청률(7.6%)을 기록했고, 그 기록은 다시 ‘응사’가 7회 만에 넘어섰다. ‘응사’ 이후 2년 사이 <삼시세끼> 등의 시청률이 응답하라 시리즈를 뒤로 밀어냈다. ‘응팔’은 전설을 재연할 수 있을까?

주인공 성덕선 1971년생…‘현재 45살’
다양한 인물열전·남편찾기 ‘그대로’
서울 쌍문동 배경이라 사투리 없어
피디 “코믹 가족극 위한 시대 선택”

■ 성장하다, 배우도 인물도 시리즈는 ‘학교’ 시리즈를 잇는 청춘 스타들의 ‘산실’이 되었다. ‘그냥 아이돌’이던 에이핑크의 정은지나 슈스케1 우승자 서인국, 인피니트 호야가 연기자로 발돋움했다. 고아라, 손호준, 김성균(이상 ‘응사’), 이시언(‘응칠’)이 재발견됐고 연기자 정우, 유연석은 주연급으로 성장했다. 이번에는 ‘알바가 갑이다’ 광고로 일하는 청춘의 아이콘이 된 걸스데이 혜리가 주연을 맡았다. 주인공이 다가 아니었다. ‘응사’ 각 회마다 최고 시청률을 연이어 기록한 건 삼천포(김성균)와 조윤진(도희)의 연애 장면이었다. 순간 최고 시청률은 마지막회 삼천포가 해태(손호준)에게 자신이 쓰던 이불을 주는 장면에서 나왔다. ‘인물 열전’이 인기의 비결인 셈이다. ‘응팔’에 새로운 얼굴은 많다. 부모는 그대론데(성동일-이일화) 이번에는 덕선에게 ‘진짜’ 형제, 언니(류혜영)와 남동생(최성원)이 있다. 빚보증을 잘못 서 지하 전세집에 산다. 주인집에는 김성균(역 이름도 그대로) 가족이 자리를 잡고 있다.

‘남편 찾기’ 수수께끼도 등장한다. 유력 남편 후보로는 주인집 아들 정환(류준열)과 친절한 모범생 선우(고경표)가 있다. ‘응팔’은 서울 쌍문동 골목이 배경이다. 사투리가 없다. 그렇다고 서울내기들이 살살거리지는 않는다. 언니와 동생은 ‘못 잡아 먹어 안달’이고, 성균의 아내로는 오미란이 나온다. 다들 욕을 맛깔나게 한다.

■ 시대는 추억과 어떻게 만날까 ‘응사’에서 서울에 온 삼천포는 우루과이 라운드 관련 전단지를 받아들었다가 불심검문에 걸린다. 전라도 여수 출신 윤진은 전두환의 연설문을 보고 수없이 ‘삑’ 처리되는 대사를 읊는다. “이런 수박*** 연설하고 **** 우리 오빠 동네에서 쳐돌아다니고 **** 이런 쌍쌍바 반으로 찢어불라니까.” ‘서태지와 사탄소동’도 다뤄진다. 삼천포 아버지는 “데모는 대학생들 아이가”라며 삼천포에 내려온 대학생들을 데모 현장으로 데려가고, 이들은 ‘바위처럼’에 맞춰 율동을 한다. 해태는 운동권 잔다르크를 짝사랑한다.

‘응사’와 ‘응칠’은 추억을 대놓고 호출했다. 호출은 주로 ‘낭만’과 결합되었지만, 낭만에 시대가 묻어 딸려나왔다. 그런데 1988년이라면, 좀더 난감해진다. “1988년은 고도 성장 속에서 곪아온 여러 사회적 갈등이 분출되는 시기였고 그에 따른 저항과 타협으로 몸살을 앓던 시기였다.” ‘응팔’ 시청지도서(10월30일 방송)에서 이문세가 읊은 말이다. 87년 6월 항쟁 이후 88년 5·18 청문회가 열리고 이후 대통령이 되는 국회의원은 청문회 스타로 발돋움한다. 직접적인 연관도 있다. 배경으로 설정된 고등학교에는 1989년 전교조가 조직되고 그해 여름 대량해직 사태가 벌어진다. ‘낭만’을 ‘시대’가 압도했던 그때를 ‘응팔’은 어떻게 호출할 것인가. 연출 신원호 피디(PD)는 5일 기자회견에서 “시대를 그리는 방식은 이전 삼풍백화점 붕괴나 김일성 사망을 다룬 때와 비슷하다. 깊이 들어가는 사건이 있긴 하지만 한국의 평균적인 사람이 겪었을 방식으로 그려질 것 같다”고 밝혔다. 신 피디는 88년이 <한지붕 세가족> 같은 코믹 가족극을 위해서 선택한 시대임을 강조했다. 그는 “세 번째 시리즈가 성공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달리 말하면 부담이 없다”고 했지만, 10월30일 방송된 0회 ‘시청가이드’가 이미 ‘응사’ 1회보다 잘 나와버렸다. “망해도 폭망하겠구나 싶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사진 CJ E&M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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