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특, 강호동.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SBS ‘스타킹’ 재편성 기자간담회
방송복귀 뒤 고전 면치 못하지만
위기론에 정면돌파 의지 내비쳐
방송복귀 뒤 고전 면치 못하지만
위기론에 정면돌파 의지 내비쳐
“고비는 1회전에서 올 수도, 결승에서 올 수도 있다. 방송인으로서 진행하다 보면 프로그램에 고비가 올 수도 있고 개인적으로 올 수도 있다. 내 역할 안에서 최선을 다하고 진심으로 임하다 보면 흐름이 왔을 때 또 사랑받는다고 믿는다.”
천하장사 출신의 승부사다웠다. 1일 서울 목동 <에스비에스>(SBS) 본사에서 열린 <스타킹>(화요일 오후 8시55분)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강호동은 자신을 둘러싼 논란에 정면 승부를 폈다.
이날 기자들의 관심은 강호동 위기론이었다. 2011년 세금 탈루 사건으로 방송을 잠정 중단했다가 복귀한 이후 그가 맡은 프로그램이 잘 안됐다. 2013년 <달빛 프린스>(한국방송2), 2014년 <별바라기>(문화방송), 2015년 <투명인간>(한국방송2)이 죄다 시청률 2~3%대로 저조했다. 모두 방영 3개월 만에 폐지됐다. 그나마 유일하게 남아있는 <우리동네 예체능>(한국방송2)도 4~5%대에 그치면서 위기론이 불거졌다. 그는 “난 운동선수 출신이다. 대회 우승을 하려면 큰 고비를 몇 번은 반드시 겪는다”며 위기를 기회로 만들겠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1일 방송으로 돌아온 <스타킹>은 지상파에서 강호동의 입지를 다시금 가늠해볼 시험대로 꼽힌다. 2007년 첫 방송된 뒤 8년 동안 인기 주말 예능프로그램으로 군림했지만, 지난 8월22일 ‘스타킹 동창회’ 특집 이후 잠정 폐지됐다. ‘잠정’이었지만 강호동이 진행하는 프로그램이 폐지됐다는 점에서 예능 피디들 사이에선 “강호동의 시대가 저물었다는 걸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라는 평가가 나왔다. 우여곡절 끝에 다시 편성되면서 그의 각오도 남다르다. 그는 “<스타킹>은 이웃분들이 출연해 스타가 되고 영웅이 된다. 그 모습을 보면서 잊고 있던 내 모습을 돌아보게 되고 각오를 다시 다지게 된다”고 말했다. “<스타킹>을 통해 초심을 되돌아 보겠다”며 전성기를 이끌었던 <스타킹>을 통해 저력을 다시 보여주겠다는 속내도 비쳤다.
강호동은 큰 목소리와 ‘오버’스러운 행동으로 자신을 망가뜨리면서 다른 출연자들을 돋보이게 하는 점이 진행자로서 강점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스타킹>심성민 피디는 “일반인 출연자들이 놀라운 재능을 갖고 있어도 녹화현장에서 제대로 풀어내지 못하면 소용없다. 강호동은 이들이 긴장하지 않고 재능과 이야기를 잘 풀어낼 수 있도록 돕는 능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진행자 중심의 시대에서 기획, 콘텐츠 중심의 시대가 되면서 그도 변화를 요구받고 있다. 인터넷 콘텐츠인 <신서유기>에 이어, 종합편성채널 <제이티비시>(JTBC)에 출연키로 한 것도 이런 변화의 흐름과 무관치 않아 보인다. <제이티비시>에선 리얼버라이어티 <아는 형님>과 동물 예능프로그램 <마리와 나>두편이나 출연한다. <에스비에스>의 한 예능 피디는 “<무릎팍도사>(문화방송)을 함께 한 여운혁 책임피디를 믿고 종편행을 택했다는 점에서 뭔가 변화를 줘 슬럼프를 박차고 뛰어오를 각오를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진심이 항상 승부수라고 생각한다”는 그의 선택은 어떤 결과를 빚을까?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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