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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사기당하고 망가진 최지우?…“어디까지 망가질지 나도 몰라요~”

등록 2016-02-07 11:27

배우 최지우.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최지우.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영화 ‘좋아해줘’ 40대 스튜어디스역
“푼수 아니고 귀여운 걸로 해주세요”
고고했다. 사무장에게 아부하러 달려가는 후배들이 가소로웠다. 곧 직장을 그만둘 작정이었는데…, 사기를 당했다. 아부만이 살 길이다. 노래방에서 후배들이 칼군무를 추는 틈으로 비집고 들어갔다. 개다리춤도 추고 박자에 상관없이 뻣뻣한 몸을 휘저었다. 탬버린을 목에 걸고 춤을 추니 그제야 사무장이 웃었는데…, 목에 걸린 탬버린이 안 빠져 병원을 향했다. ‘사기’당하고 망가졌다. 사실 시나리오가 마음에 들었고 그 장면도 역시 재미있었으니까 ‘사기’는 분명 아니지만, 최지우는 영화 <좋아해줘>에서 예쁜 것 요량 않고 망가진 것은 틀림없다.

“감독님, 너무 길어요, 그랬는데 영화를 보니까 여전히 너무 길더라고요. 못 보겠더라고요. 손발 오그라들고 후끈후끈하고. 스태프들과 친해지지 않았으면 연기를 못했을 거예요. 그런데 춤출 때는 음악도 안 줬어요.”

후끈거리더라도 최지우는 앞으로 보고 또 보아야 하리라. 길이길이 남을 장면임에 분명해보이니 말이다. 최지우가 보여주는 지금까지와는 색다른 모습은 이게 다가 아니다. 인터뷰 하러 나온 최지우는 어느 때보다 털털 솔직했다. “예쁘다”는 말에 대한 첫 마디가 “아침부터 미장원 갔다 왔죠”다. 지난 3일 영화 시사회 다음날 서울 삼청동에서 최지우를 만났다.

“짙은 멜로나 눈물 많은 거는 드라마에서 많이 했어요. 로맨틱 코미디를 해보고 싶었고, 상대역 김주혁씨를 비롯해 같이 하는 동료들이 좋더라고요. 오랜만에 하는 건데 무게도 작은 것도 좋았고. 연기를 하겠다는 것보다 (역 자체에) 녹아들 수 있을 것 같았어요.” <좋아해줘>에서 최지우는 자신과 많이 닮은 함주란이 되었다.

<좋아해줘>는 드라마 작가(이미연)와 한류스타(유아인), 귀가 안 들리는 작곡가(강하늘)와 드라마 피디(이솜), 이자카야 주방장(김주혁)과 스튜어디스 함주란(최지우), 세 커플의 이야기가 옴니버스로 엮인다. 최지우의 정리에 따르면 이미연-유아인 커플은 드라마고 강하늘-이솜 커플은 멜로라면 최지우-김주혁 쪽은 로맨틱 코미디다.

함주란은 사기를 당하고 자기 집 단칸방을 월세 내서 살게 되는 집주인이다. 세입자는 남 일 간섭하고 다니다 결혼이 무산된 정성찬(김주혁)이다. 이제 떨릴 것 별로 없는 나이 든 처녀·총각의 동거다. 마흔이 된 함주란은 여전히 공주과, 그래도 노처녀란 말을 ‘싱글’이라 고쳐주고 “예의 없이 막말하는 사람도 다 하는 결혼, 못하는 게 아니라 안 하는 거죠”라고 쏘아댈 수 있는 이 ‘시대’ 여성이다.

배우 최지우.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최지우.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최지우.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배우 최지우. 사진 씨제이엔터테인먼트 제공
실제로 올해 마흔이 된 최지우는 극 속 사랑의 전개에도 적극 동감이다. 함주란은 ‘공주’의 다른 모습을 보던 정성찬에게 서서히 녹아든다. “어렸을 때는 남자 만나면 맨얼굴 보여주기 싫었죠. 여전히 초반의 설렘이 좋긴 하지만, 내 사람이구나라는 것을 알 때는 자신의 모든 걸 보여줄 수 있을 때인 것 같아요.”

비슷하다. 현실의 여배우는 나이가 들고 좀더 강해져간다. “옛날은 예쁜 거 보여주자, 이랬죠. 예쁜 모습만 보여야 되고, 좋은 사람이어야 되고 그런 부담감이 컸어요. 어느 순간부터 그럴 필요는 없는 것 같더라고요. 여배우가 그렇잖아요. 많이 만지고 가꿔야 되고 피곤하고 귀찮아요. 나이 드는 것 싫죠. 중요한 건 강한 멘탈인 것 같아요. 제가 정신줄 붙들고 자존감을 지켜야 할 것 같아요.”

‘망가졌다’ ‘푼수’라는 표현에 대해서는 제동을 걸고 나섰다. “그게 망가진 거예요? 푼수라기보다는 귀여운 걸로 해주세요.” 얼마나 더 망가질 수 있을까. “계산한 거는 아니었죠. 어떤 상황이 왔을 때 변할지는 저도 모르겠어요.” <좋아해줘>는 오는 17일 개봉한다.

구둘래 기자 anyon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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