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장드라마, 가장 큰 책임은 방송사”

김수현 작가

김수현 작가, 2년만의 복귀
“드라마 좀더 순화될 필요”

“막장 드라마에 대한 거부감이 없어지면 시청자도 망가집니다. 현실이 어떻든 드라마가 매일 그런 식으로 이야기를 그리면 온 사회가 막장인 것처럼 느껴집니다. 드라마가 좀더 순화돼야 하는 게 아닌가 싶어요.”

오는 13일 첫선을 보이는 <에스비에스>(SBS) 주말 드라마 <그래, 그런 거야>로 2년 만에 안방극장으로 돌아오는 김수현(73) 작가는 최근 전화인터뷰에서 자신이 잘못된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막장 드라마가 넘쳐나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60부작 예정인 <그래, 그런 거야>에는 ‘가족의 문화가 변하는 현대 사회에서 대가족의 한 사람으로 살아가는 것의 의미와, 가족의 이름으로 서로 사랑하고 위로하며 갈등을 극복하고 행복해하는 모습을 통해 가족의 소중함과 가치를 일깨워주는 드라마’라는 설명이 붙는다. 김 작가는 “내 드라마는 아마도 막장은 볼 수 없는 사람들이 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그는 막장 드라마에 대한 불편함을 숨기지 않았다. “난 정말 상스러운 게 싫다. 현실이 어떻든 인간의 모습이 상스러운 것을 티브이에서 보여줄 필요가 있을까. 도대체 누구를 위한 것인가. 방송사가 광고를 팔아먹는 데는 도움이 됐겠군. 그러나 우리는, 적어도 뭔가를 써내는 사람들은 그렇게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는 “작가도 현실 논리에서 벗어날 수는 없지 않냐”며 ‘방송사 책임론’을 강조했다. “(막장) 이야기들을 수용하고, 조장하고 높은 시청률로 좋아해준 것은 시청자와 방송사 아닌가. 그중에서 제일 책임감을 느껴야 하는 쪽은 방송사이다.”

김 작가는 “가족붕괴의 시대이니 가족의 가치를 더 부르짖어야 한다고 생각하고, 우리의 이야기를 해주는 드라마도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