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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꼰대’와 ‘싸가지’는 친애하는 친구가 될 수 있을까

등록 2016-05-04 21:37

<디어 마이 프렌즈> 출연자의 모습. <디어 마이 프렌즈>는 13일부터 티브이엔에서 저녁 8시30분에 방송한다. 사진 티브이엔 제공
<디어 마이 프렌즈> 출연자의 모습. <디어 마이 프렌즈>는 13일부터 티브이엔에서 저녁 8시30분에 방송한다. 사진 티브이엔 제공
노희경의 ‘디어 마이 프렌즈’

60~80대 노인들을 주인공으로
‘노인=뻔뻔·구질’ 청춘들 편견에 도전
티브이엔에서 13일 첫방송
4일 서울 강남의 한 호텔에서 열린 드라마 <디어 마이 프렌즈> 제작발표회장. 주역들이 무대에 섰다. 김영옥, 김혜자, 주현, 신구, 나문희, 윤여정, 박원숙, 고두심. 고현정을 제외하면 모두 드라마에서 ‘할머니 할아버지’로 나오는 중견배우들이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젊은 시청자가 많이 보는 <티브이엔>에서 13일부터 선보이는 금·토 미니시리즈다. 그런데 주인공이 모두 ‘노인’이라니.

<디어 마이 프렌즈>(극본 노희경, 연출 홍종찬)는 젊은 시청자들한테 황혼의 이야기를 들려주며 ‘청춘과 어른이 친해지길’ 바라는 세대공감을 지향하는 드라마다. 노희경 작가는 제작발표회에서 “청춘들에게 꼰대라고 불리는 어른들과 어른들에게 싸가지 없다고 평가받는 청춘들이 드라마 제목처럼 ‘친애하는 친구’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집필했다”며 “작품을 보면서 부모님 생각이 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희경 작가
노희경 작가

드라마는 어른들을 누구의 엄마, 아빠가 아닌 ‘살아있는’ 존재로 들여다본다. 60~80대의 다채로운 인물들이 등장한다. 남편에 기대어 살다가 6개월 전 남편이 죽고 혼자 된 72살 조희자(김혜자)가 주체적인 여성이 되려고 노력하는 이야기, 세계일주를 꿈꾸는 72살 문정아(나문희), 65살까지 ‘싱글’인 오충남(윤여정)과 “좋아하는 여자와 연애하다 심장마비로 죽으면 성공한 인생”이라고 말하는 72살 로맨티스트 이성재(주현)에, 유부남과 만나는 딸 때문에 고생하는 63살 장난희(고두심), 75살 짠돌이 김석균(신구), 가족 뒤치다꺼리하며 청춘을 보낸 86살 오쌍분(김영옥) 등 저마다의 인생이 ‘주인공’이 되어 펼쳐진다. 고현정과 신성우 등이 젊은 세대를 대변하고, 조인성이 고현정의 연인으로 특별출연한다.

드라마이지만, 다큐 같은 현실을 담으려는 노력으로 오늘을 곱씹게 한다. 제작진은 마치 다큐멘터리를 만들듯 청춘들의 어른 세대에 대한 시각을 취재했다. 대부분 꼰대, 불편, 뻔뻔, 생색, 구질 등 부정적인 답변이 많았단다. 노희경 작가는 이런 현상에 대해 “어른들에 대한 정보의 부재, 관찰의 부재가 불통을 가져온다”고 결론 짓고, 드라마를 통해 그들 역시 젊은 세대와 다르지 않은 청춘들이라는 것을 톺아보겠다고 한다. “젊은 시청자가 좋아할 첨가물을 넣지 않고, 그들의 삶을 찬찬히 관찰할 수 있게 하겠다”고 했다.

삶의 중심에서 비켜나 있는 어른들의 인생에 스포트라이트를 비춘 것과 마찬가지로, 누구의 엄마, 할머니로 살던 배우들을 ‘주역 배우’로 불러낸 것도 주목할 만하다. 최근 수년 사이 <꽃보다 할배>(티브이엔) 등 예능프로그램에서 어른들을 담고 여러 드라마에서 노년의 사랑을 다루기는 하지만, ‘대놓고’ 주역으로 세운 것은 이례적이다. 자신들의 이야기에 배우들도 신났다. 김영옥은 “자식뻘 되는 배우들이 활약하는 가운데 병풍 같은 역할을 해왔는데, 우리가 일할 수 있는 자리가 있다는 것이 행복하다”고 말했다. 고두심도 “어디 가면 어른이라고 내팽개치는데 여기서는 (고현정 빼고) 내가 막내라서 좋다. 커피 심부름도 하고 있다”며 “촬영 내내 너무 좋다”고 웃었다.

윤여정은 “노희경 작가 아니면 우리에게 이런 작품을 선사해줄 사람이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어른들’의 웃음을 찾아주기까지 작가의 남모를 고민은 컸다. 그는 제작발표회에서 “(요즘 드라마는) 해외 시장을 겨냥해 한류배우를 중심으로 꾸려지는데, 기획을 하면서 방송사에서 받아줄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노희경 작가의 걱정은 티브이엔이 덜어줬다. <디어 마이 프렌즈>는 13일부터 티브이엔에서 금·토요일 저녁 8시30분에 방송한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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