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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송재정 작가 “드라마 ‘W’는 나의 참회록”

등록 2016-09-20 16:32수정 2016-09-20 21:35

14일 종영 화제작…20일 기자간담회 열어
“사막에서 질주하는 기분으로 써내려간 작품”
“복잡한 감정선 부여 한효주에 가장 미안해”
문화방송 드라마 <더블유>(W)를 집필한 송재정 작가. 사진 문화방송 제공
문화방송 드라마 <더블유>(W)를 집필한 송재정 작가. 사진 문화방송 제공

“오성무 작가의 죽음은 곧 나의 죽음이다. 20년간 작품 속 캐릭터들을 괴롭힌 것에 대한 참회록이기도 하다.” 14일 종영한 수목드라마 <더블유(W): 두 개의 세계> 송재정(43) 작가가 20일 서울 마포구 상암동 <문화방송>(MBC) 사옥에서 기자간담회를 했다. <더블유>는 웹툰과 현실을 오가는 설정과 창조주와 피조물의 대결이라는 주제의식으로 화제를 모았다. 송 작가는 “작품이 과대평가됐다”면서도 “장애물 없는 사막에서 질주하는 기분으로 써내려갔다”고 드라마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더블유>는 <인현왕후의 남자>(2012), <나인: 아홉 번의 시간여행>(2013)과 더불어 송재정표 차원이동물 3부작을 완성하는 마지막 조각이다. 왜 차원이동물일까. <순풍산부인과> <거침없이 하이킥> 등 인기 시트콤을 공동집필하기도 한 그는 “드라마로 넘어온 이유 자체가 시트콤에서는 표현할 수 없는 희한한 걸 해보고 싶어서였다”며 “차량 추격전이나 갑자기 사라지는 극적인 상황을 평범한 사람이 겪도록 하려면 차원이동물만한 장르가 없다”고 했다.

문화방송 드라마 <더블유>(W)에서 창조주와 피조물로 맞붙은 김의성(오성무 역)과 이종석(강철 역). 사진 문화방송 제공
문화방송 드라마 <더블유>(W)에서 창조주와 피조물로 맞붙은 김의성(오성무 역)과 이종석(강철 역). 사진 문화방송 제공
<더블유>의 주제의식은 지난해 스페인의 한 미술관에서 본 프란시스코 고야의 그림 <아들을 먹어치우는 사투르누스>에서 착안했다. 처음엔 피조물이 그림에서 벗어나는 것을 생각했지만, “그림을 영상으로 구현하기가 보통 일이 아니었다. 결국 좀 더 대중적인 만화로 바꿨다”고 했다.

오성무(김의성)가 송 작가의 분신이라면, 만화를 찢고 나오는 강철(이종석)은 그의 자식이다. “작가와 캐릭터의 관계는 부모 자식 관계 같다. 반쯤은 나인 것 같고, 내 마음대로 안 되면 힘들기도 하다. 20년간 글을 쓰고 내린 결론은 작품과 캐릭터는 스스로 자라난다는 거다. 강한 의지를 가진 강철은 그런 결론 끝에 만들어진 캐릭터다.”

<더블유>는 후반부 스토리 전개를 따라가기 힘들 정도로 내용이 복잡하다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마지막회 시청률은 9.3%(닐슨코리아 제공). 송 작가는 “같은 차원이동물이라도 향·부적 같은 분명한 매개체 없이 강철의 자유의지로 왔다 갔다 하다 보니 화면에 구현됐을 때 이해도가 떨어질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나중에야 들었다”며 혼란을 겪었을 시청자들에게 미안함을 전했다. 오연주의 아버지 오성무가 죽고 강철이 살아남은, 해피엔딩인지 아닌지 모호한 결말에 대해서는 “애초 해피엔딩을 생각하고 쓴 건 아니다. 다만 몇 년 지나면 강철과 오연주(한효주)가 행복할 것이라는 암시 정도로 끝났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강철이 죽는 걸로 끝났어도 괜찮지 않았을까. 아, 아닌가요?”라고 했다.

문화방송 드라마 <더블유>(W)에서 웹툰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랑에 빠지는 한효주(오연주 역)와 이종석(강철 역). 사진 문화방송 제공
문화방송 드라마 <더블유>(W)에서 웹툰과 현실의 경계를 넘나들며 사랑에 빠지는 한효주(오연주 역)와 이종석(강철 역). 사진 문화방송 제공
한효주에게는 너무 표현하기 어려운 감정선을 던져준 것 같아 “‘쫑파티’에서 미안하다고 했다”. “순정만화 속으로 들어가 사랑에 빠지는 이야기와 창조물-피조물이 대결하는 이야기 가운데서 오연주는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었을 거다.”

<더블유>는 그가 추구하는 ‘마술적 리얼리즘’ 초기 실험작이기도 하다. “전작 <나인…> 때만 해도 판타지라도 논리적인 것에 집착했다. 이제 그보다는 시각적으로 무엇을 보여주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는 벌써 차기작 아이디어가 떠오른 모양이다. “너무 어두워서 당장 할 수는 없을 것 같다”고만 이야기하는 그 아이디어는 또 어떻게 사람들을 놀라게 할까.

이유진 기자 yjle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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