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 방송 채널만 100여개. 프로그램 홍수 속에 들고 나는 주기도 짧아진다. 뭘 볼까. 매번 챙겨 보기 힘든 독자들을 위해 <한겨레> 안팎 ‘티브이 덕후’들이 한마디씩 건넸다. 매주 새롭게 시작한 화제의 프로그램 첫인상 품평회.
tvN <막돼먹은 영애씨 시즌15>
39살 솔로 이영애(김현숙)의 일과 사랑을 그린 드라마. 1회 시청률 2.5%, 2회 2.6%.
■ 남지은 기자 모든 건 상대적 평가. 초반 시즌에 견줘 내용도 다채롭지 않고, 캐릭터도 실종됐다. 열혈 시청자들을 배려하지 않는 편집은 속상하다. 전 시즌까지 이승준 사장과 영애를 놓고 사랑 다툼 하던 우리의 산호는 “아까운 산호 놓쳤다”는 엄마의 한마디로 정리됐다. 40대 가장 윤서현의 애환, 짠돌 정지순의 숨은 사연, 기러기 아빠의 현실 등 모든 캐릭터가 각자의 삶을 살았는데, 이젠 그냥 영애의 들러리. 촬영 기법, 화질 등 때깔 좋아졌지만 열혈 시청자들은 현실감 살린다고 배우들 본인 휴대폰 사용하던 과거의 소박함이 그립다.
의리로 본다
■ ‘윤 과장’ 역 배우 윤서현 특별한 이야기 없이 소소한 일상을 담는 게 우리 드라마의 매력이다. 늘 주변에 있는 이웃, 동료처럼 새로울 것 없지만, 그래서 정감 가는 사람들. 시즌 14보다는 저마다의 삶이 더 잘 표현될 테니,
계속 봐달라.
■ 조혜정 기자 알고 보니 이 드라마는, 한 인간이 가진 복잡다단미묘한 여러 측면을 드러내는 동시에 여러 감정을 이끌어내는구나. ‘못생기고 뚱뚱하고 나이 많은 여자’ 영애씨가 끊임없이 차별과 무시를 당하는 데서 오는 공감과 분노. 하지만 그도 신데렐라가 될 수 있다는 판타지의 허망함. ‘예쁘고 어린 여자’ 후배를 편애하는 꼴불견 남자 상사들이 ‘아줌마’ 라미란을 대놓고 무시할 때의 가여움. 하지만 유능한 후배한테 꼰대질하는 라미란에게 느끼는 얄미움과, 그가 역공을 당할 때의 통쾌함.
볼래.
남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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