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카고’ 5월·‘드림걸즈’ 내달부터
오리지널의 맛을 느껴보자. 미국 뮤지컬 <시카고>와 <드림걸즈>가 국내에서 공연한다.
<시카고>는 21년간 미국 브로드웨이를 지키는, 역사상 가장 오래된 뮤지컬이다. 내한은 2003년, 2015년에 이어 세번째다. 재연 때와 마찬가지로 주요 배역 모두 단일 캐스팅이다. 한 배역을 여러 배우가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한명이 맡는다는 뜻이다. 2015년 인기 많았던 테라 매클라우드(벨마 켈리 역), 딜리스 크로먼(록시 하트 역), 로즈 라이언(마마 모튼 역)이 그대로 출연하고, 나머지 배역은 바뀐 배우도 있다. <시카고>를 선보이는 신시컴퍼니 홍보팀 장유진 대리는 “이들은 2015년 당시 반응이 좋아서 우리 쪽에서 되도록 그 배우들을 해줬으면 좋겠다고 요청했다”고 밝혔다. 로즈 라이언은 18년 동안 <시카고> 무대에 오른 베테랑이다. 넘버(노래)나 무대, 의상, 안무 등 세심한 수정은 있겠지만, 대부분 재연 때와 같다고 한다. 장유진 대리는 “메르스로 공연 전반이 침체기였던 2015년에도 객석 점유율이 좋았을 정도로 반응이 뜨거웠다”고 했다.
<시카고>는 1975년 처음 뮤지컬로 만든 뒤 1996년 다시 만들어졌다. 세계의 권위있는 시상식에서 지금껏 55개 상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미국 브로드웨이뿐만 아니라 영국, 캐나다, 독일 등 35개국에서 2만9000회 이상 공연했다. 한국에서는 5월27일부터 7월23일까지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 무대에 오른다.
신나는 음악이 흥겨운 <드림걸즈>도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4월4일부터 6월25일까지 샤롯데씨어터에서 막을 올린다. 1960년대 흑인음악이 인종차별과 억압에 맞서 주류 음악으로 발돋움해 나가는 과정과 가수를 꿈꾸는 흑인 소녀 3명의 꿈과 희망, 갈등, 화해를 그린다. 메인 보컬 에피 역의 브리 잭슨과 브릿 웨스트, 화려한 외모로 성공을 이끄는 디나 역의 캔디스 마리 우즈, 매니저 커티스 역의 섀비 브라운이 중심축이다. 흑인음악이 주제인 만큼, 아르앤비 등 솔 충만한 넘버들을 오리지널 감성으로 듣는 재미가 기대를 모은다. 대표적인 넘버는 ‘유 아 마이 드림’, ‘앤드 아이 앰 텔링 유 아임 낫 고잉’ 등이다.
무엇보다 이번 내한은 주역부터 앙상블까지 ‘아프리칸 아메리칸’ 배우로만 구성된 점이 눈길을 끈다. 브로드웨이와 세계 공연 시장에서 ‘아프리칸 아메리칸’ 배우들의 영향력은 커지고 있지만, 국내 무대에서는 드물었다. 브리 잭슨은 최근 한국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다양한 인종을 캐스팅하는 뮤지컬은 엔터테인먼트를 넘어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오리지널은 아니지만 <지킬앤하이드 월드투어>는 오디컴퍼니가 주연부터 앙상블까지 미국 브로드웨이에서 활약하는 현지 배우들을 캐스팅해 선보인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시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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