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D 아이맥스 애니메이션 '앤트 불리' 제작
제작사 플레이톤을 설립한 이후 프로듀서로도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배우 톰 행크스가 2004년 '폴라 익스프레스'에 이어 두번째 컴퓨터애니메이션 '앤트 불리(The Ant Bully)'를 제작했다.
워너브라더스 배급으로 28일(현지시간) 미국에서 개봉하는 '앤트 불리'는 특히 작품 전체를 3D로 전환시켜 아이맥스극장에서 상영하는 첫 장편영화다.
최근 들어 할리우드에서는 컴퓨터 애니메이션과 '수퍼맨 리턴즈' 등의 액션영화가 부분부분 3D작업을 거쳐 아이맥스극장에서 상영되는 게 큰 추세를 이루고 있는데 '앤트 불리'는 부분이 아닌 전체가 3D로 이뤄져 아이맥스극장에서 선보인다. 물론 일반극장에서도 상영되지만 아이맥스에서는 마치 영화 속에 들어가 있는 듯한 입체적인 시각 체험을 보너스로 얻는다.
24일 로스앤젤레스의 브리지 아이맥스극장에서 기자들을 위한 시사회를 열고 존 데이비스 감독, 목소리 배우인 자크 타일러 아이젠, 래리 밀러, 셰리 오테리 등과 함께 질의응답 시간에 참여한 톰 행크스는 "5년 전 다섯 살이었던 아들이 학교 도서관에서 빌려온 동화책을 읽어주다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면서 '앤트 불리'가 탄생하게 된 배경을 설명했다.
동화작가 존 니클의 원작동화를 각색한 '앤트 불리'는 10세 소년 루카스가 주인공. 왜소한 루카스는 골목대장 시드에게 매번 당하는 분풀이를 마당의 개미집을 부수는 것으로 대신한다. 참다 못한 개미사회의 마법사가 루카스를 개미만하게 만드는 마법의 약을 개발하고 루카스는 몸집이 줄어 개미사회로 끌려온다. 개미의 눈으로 그동안 자기가 개미에게 행해온 악행들을 보게 되는 것.
개인보다는 공동체 정신이 강한 개미사회에서의 경험을 통해 새로운 눈을 뜨게 되는 루카스는 인간사회로 돌아와 자신과 같은 키 작은 친구들과 함께 시드의 악행에 맞서 승리를 거둔다.
"단순한 스토리이지만 시각적으로 많은 가능성들을 펼칠 수 있는 작품이었다"는 행크스는 마침 그 즈음 개봉한 '지미 뉴트론'이란 애니메이션을 아들과 함께 관람하면서 자연스레 존 데이비스 감독에게 작품을 함께 하면 어떻겠냐는 제안을 하게 됐다고 한다. "데이비스 감독과 나는 루카스가 개미사회로 들어가는 여정이 대단한 시퀀스가 될 것이라는 데 처음부터 의기투합했다"고 전했다.
"처음부터 아이맥스극장에서 입체상영을 할 것을 염두에 두고 제작했다"고 밝힌 행크스는 "'폴라 익스프레스'에서 부분적으로 해본 경험이 있었고, 또 기본적으로 컴퓨터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3D로 전환하는 일이 크게 어렵지는 않았다. 아이맥스 개봉이 상업적으로도 가능성이 있을 뿐 아니라 시각적으로도 눈앞에 영화 속 물체들이 툭툭 튀어나오는 등 재미가 있어 제작 때부터 3D작업을 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존 데이비스 감독은 "3D를 염두에 두고 제작하는 작업이 장면의 공간 깊이 설정 등 몇몇 가지 평면 애니메이션과 다른 점이 있긴 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큰 차이는 없다. 또한 컴퓨터그래픽으로 작업하기 때문에 입체감을 주는 작업이 그리 어렵지는 않았다"고 부연설명했다.
"담고 있는 줄거리의 순수성 때문에 작품에 끌렸다"는 행크스는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은 영화에 메시지가 없으면 불편해하지만 기본적으로 이야기 자체에 진정성이 있으면 메시지는 자연스레 녹아 있다. 메시지를 강요하는 느낌이 들어선 안되고 영화를 즐기는 가운데 느끼는 것이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앤트 불리'의 메시지는 다른 문화와 교류하기 위해서는 다른 문화를 이해해야 한다는 것.
행크스는 또한 영화의 결말 부분에 폭력적인 복수가 없다는 사실을 강조했다. "처음엔 인간사회로 돌아온 루카스가 개미사회에서 익힌 비법을 동원해 시드에게 물리적인 복수를 한다는 설정도 해보았으나 나중에 루카스가 다른 친구들과 연합해 시드가 더이상 괴롭히지 못하도록 하는 것으로 바꾸었다"면서 루카스가 다른 사람을 괴롭히는 결말로 가지는 않았음을 강조했다.
'앤트 불리'에는 이날 질의 응답에 출연한 목소리 배우 외에 줄리아 로버츠, 니컬러스 케이지, 메릴 스트립, 폴 지아매티, 레지나 킹, 브루스 캠벨, 릴리 톰린 등 쟁쟁한 스타들이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이 남 통신원 enam21@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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