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회하지 않아
동성애를 다룬 퀴어 멜로 영화 '후회하지 않아'(감독 이송희일, 제작 청년필름)가 조용히 의미있는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16일 개봉한 '후회하지 않아'는 첫 주말 관객 1만 명을 돌파하는 '기염'을 토했다. 상영관이 불과 전국에 9개 밖에 되지 않은 상태에서 거둔 기록이며, 독립영화 최단 기간 1만 명을 돌파한 기록이다.
'후회하지 않아'의 흥행 성공(?)은 시사회 직후 부터 가늠됐던 일이다. 11일 밤12시부터 다음날 새벽 5시까지 진행된 밤샘시사회는 유료임에도 신청자가 많아 객석이 더 많은 극장으로 옮겨야 했다.
또한 '후회하지 않아'의 홈페이지 게시판에는 벌써 8만6천600 건이 넘는 댓글 릴레이가 펼쳐지고 있어 관객들의 열렬한 반응을 짐작케 한다.
이한ㆍ이영훈 주연의 '후회하지 않아'는 지금까지 나온 어떤 동성애 영화보다 과감하고, 대중적인 코드로 접근했다. 부잣집 아들과 게이바 호스트의 경제적ㆍ사회적 격차를 뛰어넘는 사랑을 통해 남자와 남자의 사랑이 이성간의 사랑 못지 않은 애절함을 지니고 있으며 이성간의 사랑이 갖지 않는 현실적 고통을 그려냈다.
여기에 두 남자 주인공의 파격적인 애정신이 대중의 호기심을 유발하는데 큰 영향을 미쳤다는 점도 부인할 수 없다. 파격적이라고 할 만큼 농도짙은 섹스신은 부드럽고 아름답게 묘사되며 일반 관객에게 거부감없이 동성의 사랑을 이해하는데 오히려 주요한 장면으로 삽입됐다.
영화를 본 관객의 반응은 호평 일색이다.
ID 새벽국화는 "영화를 본 지 이틀이 지났는데도 영화 장면이 눈에 달라붙어 떨어지지 않는다.…이 영화를 볼 때 내가 성인이라는 걸 감사했다"고 적었다. ID 'keeptheeric'은 "여운이 얼마나 길었던지 영화가 끝나도록 맨 마지막까지 자리에 앉아있었다"고 했으며, ID 지구인형은 "퀴어영화를 떠나서 영화 자체가 좋아요. 영화를 공부하는 사람으로서 봐서도 정말 좋은 작품"이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영화 관련 게시판에 글을 대거 올려 '아르바이트생 아니냐'는 오해 아닌 오해도 받고 있는 실정. 제작사 청년필름의 김광수 대표는 "관객 반응이 너무 좋아 처음엔 당황하기도 했다"고 웃으며 "동성애 영화를 쉽고, 직접적으로 다가갔던 게 좋은 반응을 얻은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동성애 영화라면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일 것 같은 선입견이 있는데 조연들의 캐릭터가 유쾌하게 그려져 밝은 분위기로 시작했던 것도 의외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비록 1만 명 이상이 다녀가긴 했으나 아직 손익분기점은 넘기지 못한 상태다. 김 대표의 바람은 9개 상영관이라도 유지하는 것이지만 인디영화의 '막강한' 라이벌 '세번째 시선'이 23일 개봉해 그나마도 쉽지 않은 현실. 김 대표는 "인디영화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바람"이라며 "그래야 인디영화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관객들이 자발적으로 영화 관련 게시판에 글을 대거 올려 '아르바이트생 아니냐'는 오해 아닌 오해도 받고 있는 실정. 제작사 청년필름의 김광수 대표는 "관객 반응이 너무 좋아 처음엔 당황하기도 했다"고 웃으며 "동성애 영화를 쉽고, 직접적으로 다가갔던 게 좋은 반응을 얻은 요인인 것 같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또한 동성애 영화라면 어둡고 우울한 분위기일 것 같은 선입견이 있는데 조연들의 캐릭터가 유쾌하게 그려져 밝은 분위기로 시작했던 것도 의외라고 말한다"고 전했다. 비록 1만 명 이상이 다녀가긴 했으나 아직 손익분기점은 넘기지 못한 상태다. 김 대표의 바람은 9개 상영관이라도 유지하는 것이지만 인디영화의 '막강한' 라이벌 '세번째 시선'이 23일 개봉해 그나마도 쉽지 않은 현실. 김 대표는 "인디영화도 흥행에 성공할 수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은 바람"이라며 "그래야 인디영화에 대한 투자도 활발해지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김가희 기자 kahee@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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