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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차세대 감독들이 세상에 묻다

등록 2006-11-22 21:05

영화 ‘세번째 시선’
<말아톤>을 만든 정윤철 감독, <원더플데이>의 김현필, <반변증법>의 김곡·김선, <마이제너레이션> 노동석, <버스, 정류장> 이미연, <선택>의 홍기선. 한국 영화의 주목받는 차세대 감독 7명의 영화 세계를 한꺼번에 곁눈질해 보고 싶다면 국가인권위원회가 제작한 옴니버스 영화 <세 번째 시선>을 골라볼 만하다. 박찬욱·박진표 등이 참여한 <여섯 개의 시선>(2003년)과 장진·류승완 등의 느낌을 담은 <다섯 개의 시선>(2005년)에 이어 단편 6개를 모았다.

말하자면 다 아는 이야기다. 중요한 건 어떻게 말하느냐다. 때로는 은유를 섞어 속삭이고 때로는 괴팍하도록 직설적으로 내리꽂는다. 외국인 노동자 무하마드는 고향 마을에선 유명하다. 하루 종일도 잠수한다는 전설의 주인공이다. 그는 푸른 바다를 그리며 한국의 한 공장 밀폐된 가스통으로 잠수하듯 들어간다.(<잠수왕 무하마드>·정윤철 감독) 이에 비해 비정규직 노동자의 고단한 삶을 그린 <나 어떡해>(홍기선 감독)는 이분법을 택해 투박하리만치 직접적으로 이들의 고통을 보라고 소리친다.

보편적인 시선의 각도를 살짝 뒤틀어 세상의 다른 모습을 잡아내기도 한다. <소녀가 사라졌다>(김현필)는 청소년 가장을 다루는데 ‘얘들 불쌍하지’라고 떠벌이지 않는다. 혼자 사는 고등학생 선희는 한창 짝사랑 중이다. 좋아하는 사람이 유학 간다고 하자 카메라를 사주려고 별별 아르바이트를 다 하려든다. 정작 그가 우는 까닭은 전기가 끊겨서가 아니라 좋아하는 사람이 자기를 불쌍하게 여긴다는 걸 알게 됐기 때문이다.

록처럼 폭발력을 품은 작품도 있다. 청소년 동성애를 다룬 <붐붐붐>(김곡·김선 감독)이 그렇다. 마선이는 괴롭힘을 당한다. 그 친구랑 같이 있는 것만으로도 동성애자라는 오해를 사니 다들 피한다. 밴드부 오디션 날, 항상 축 처진 어깨로 눈치만 마선은 드럼 앞에 앉자 신들린 듯하다. 마택은 흥에 휘말려 리듬에 맞춰 베이스를 친다. 그런데 이 탓에 마택이 마선의 애인으로 지목당하며 한꾸러미로 괴롭힘을 당할 위기에 처한다. 마택의 선택은? 떼로 몰려들어 이들에게 야유를 퍼붙는 아이들은 뒤틀린 환영처럼 사라지고 이 둘에게만 피가 돌듯 교실은 둘이 만든 록으로 들썩인다. 23일 개봉.

글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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