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락더벨스: 우탱클랜의 재결합>
내일부터 연세대서 ‘레스퍼스트 영화제’
모레부터 압구정 CGV 등서 ‘서울독립영화제’
다양한 나라서 온 다큐·극영화 축제
모레부터 압구정 CGV 등서 ‘서울독립영화제’
다양한 나라서 온 다큐·극영화 축제
올해 나온 한국 독립영화들 가운데 주목할 것들만 모아 보는 기회는 드물다. 영상과 음악, 디자인을 제멋대로 버무린 영상 실험의 10년 기록도 그렇다. 하여간 식상한 건 싫다면 올해 32돌을 맞은 서울독립영화제와 10주년에 접어든 레스페스트 영화제에 가볼 만하다.
한국 영화의 새로운 기운? 7~15일 서울 압구정과 용산 씨지브이에서 열리는 서울독립영화제는 경쟁부문 47편과 초청작 등 76편을 상영한다. 올해엔 장편 경쟁부문 상영작 10편 가운데 5편을 차지할 정도로 다큐멘터리가 강세를 띄었다. <192-339: 더불어 사는 집 이야기>(감독 이현정)는 사람이 살지 않는 집에 불법으로 둥지를 튼 노숙자들의 이야기를 다뤘다. 2005년 5월에 삼일아파트에 둥지를 틀었다가 쫓겨나자 정릉 192-399번지로 옮겨간다. 감독은 노숙인 집단 안의 갈등도 담담하게 드러낸다. <우리들은 정의파다>(감독 이혜란)는 30년 전에 해고된 동일방직 여성 노조원들의 복직 투쟁을 담았다. 남성들 임금의 반을 받는 데다 인격적인 모욕을 참아야 했던 이들은 남성 중심의 노조를 뒤엎었다.
경쟁부문 이외에 초청작 14편에는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운파펀드를 탄 다큐멘터리 <우리 학교>(감독 김명준)가 끼어있다. 학생 162명, 선생님 27명이 전부인 홋카이도 조선초중고급학교를 3년 동안 취재해 담았다. 축구 할 때 못하는 친구에게 공을 밀어주는 아이들, 그런 아이들의 간식을 손수 만드는 선생님의 일상적인 모습이 모여 뭉클한 감동을 만든다.
싱가포르 감독 에릭 쿠의 특별전도 열린다. 그의 <내 곁에 있어줘> <면로> <12층 12스토리>가 관객을 만난다. 9일 용산 씨지브이에선 에릭 쿠가 직접 관객을 만나 자신의 작품 세계와 아시아 영화에 대한 의견을 나눈다. 이번 상영작들은 2007년 4~10월 전국 15개 지역 20곳에서 다시 관객들을 찾아간다. 수상작은 2007년 상반기에 디브이디로 나올 예정이다. (siff.or.kr)
15개 나라 45개 도시가 즐기는 축제 한 남자가 숲을 떠돌며 쥐들의 저녁식사와 부엉이들의 결혼식을 본 뒤 점점 나무로 변한다. 영국 록밴드 ‘라디오헤드’의 ‘데어 데어’ 뮤직비디오다. 초밥이 햄버거를 공격하니 내장이 쏟아지듯 양파가 튀어나온다. 단편 영화 <푸드 파이트>(감독 스테판 나델만)다. 이런 황당한 영상들이 모이는 곳이 6~10일 서울 연세대에서 열리는 레스페스트 영화제다.
한국 뿐 아니라 15개 나라, 45개 도시를 돌며 열리는 이 축제는 1996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의 한 아파트 지하실에서 ‘저해상도 영화제’라는 이름으로 시작됐다. 디지털 장비들이 보급되면서 창작자와 소비자의 경계가 막 무너지기 시작할 무렵이었다. 이 기술을 바탕으로 음악과 영상, 디자인을 교배한 실험들이 이뤄졌고 덕분에 1997년엔 미국 5개 도시로 축제가 퍼져나갔다. 올해엔 15개 나라 45개 도시에서 열린다. 1997년에 73개였던 공모 작품이 올해엔 2200개로 늘었다. <이터널 선샤인>을 만든 미셸 공드리 등 감독들도 이 영화제에서 이름을 날렸다.
올해도 실사와 애니메이션, 다큐멘터리를 버무린 작품들이 한국·영국·네덜란드·미국 등 여러 나라에서 날아왔다. 특히 10주년 기념으로 이제까지 축제에서 선보인 작품 가운데 가장 관객들의 호응이 뜨거웠던 단편 10편과 뮤직비디오 19편을 모아 보여준다. 개막작으로 ‘라디오헤드’의 뮤직비디오들을 모았다. 폐막작은 힙합의 전설로 불리는 ‘우탱 클랜’의 구성원 9명이 재결해 콘서트를 벌이는 과정을 따라간 <락더벨스: 우탱클랜의 재결합>이 뽑혔다.(resfest.co.kr)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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