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치 독재자 아돌프 히틀러를 익살맞게 그린 독일 영화 `나의 지도자'가 11일 독일 전역에서 논란 속에 개봉됐다.
독일의 유명한 코미디언이 히틀러 역을 맡은 이 영화에서 히틀러는 욕조에 누워 장난감 전함을 물 위에 띄워놓고 놀고 있는가 하면 나치 군복을 입힌 개를 보고 즐거워하거나, 나치 수용소에 수감돼 있는 유대인 배우로부터 지도자로서 행동하는 법을 익히는 등 시종일관 우스꽝스러운 모습을 보인다.
스위스 출신의 유대인 영화감독인 다니 레비가 연출을 맡은 이 영화는 `히틀러에 대한 가장 실제적인 진실'이란 부제가 붙어있다.
영화가 개봉되자 히틀러 영화의 새로운 장르를 열었다는 평가가 뒤따르고 있는 가운데 일각에서는 히틀러와 그의 시대에 대한 오해를 불러 일으킬 소지가 없지 않다는 비판적인 지적도 나오고 있다.
영화 비평가인 쿤트 엘스터만은 "히틀러는 괴벨스나 괴링와 같은 섬뜩한 인물들에 에워싸여 있다"면서 "모든 사람들이 그를 마치 인형처럼 이용하고 있는데, 내가 위험하다고 보고 있는 것은 바로 이런 것들이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레비 감독은 "독일인들이 어떻게 히틀러를 추종하게 되고 독일이 전쟁을 일으키고 홀로코스트를 자행하게 됐는지 설명해야 할 필요를 오래전부터 느껴왔다"면서 "히틀러를 표현하기 위해 새로운 장르가 필요했고 이런 생각에서 그의 행동을 과장할 수 있는 코미디를 선택했다"고 영화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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