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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덜덜이들의 배꼽 잡는 뮤지컬 망치기 대작전

등록 2007-01-17 18:00

프로듀서스
프로듀서스
프로듀서스
맥스(네이선 레인)는 한물 간 뮤지컬 프로듀서다. 무대에 올리는 것마다 족족 망한다. 소심한 회계사 레오(매슈 브로더릭)가 장부를 정리하러 그를 찾아온다. 레오가 신줏단지처럼 모시는 파란 아기담요 쪼가리를 맥스가 뺏자 레오는 심리 불안 상태에 빠져 입에 거품을 물고 난리 법석을 떤다. 이를 보며 맥스는 자포자기한 듯 중얼거린다. “이것 봐. 또 이런 사람들만 날 찾아오지. 용케도 날 찾아내.”

뮤지컬 영화 〈프로듀서스〉는 맥스, 레오처럼 주류 사회의 기준으로 봤을 땐 덜떨어지거나 괴상한 인물들이 벌이는 신바람 난장이다. 이 둘은 뮤지컬이 망하면 국세청 눈을 피해 투자금을 빼돌리기 쉽다는 걸 알고 최악의 뮤지컬을 올리기로 작당한다. 그러니 〈프로듀서스〉의 세계에선 인물이나 성공의 법칙이나 모두 확 뒤집혀 있다. 최악의 작가 프란츠(윌 페럴)는 히틀러를 향한 사랑으로 가슴이 뜨겁다. 최악의 연출가 로저(게리 비치)는 동성애자인데 멋진 드레스도 그가 입으면 빌딩처럼 보인다. 비서 겸 배우인 울라(우마 서먼)는 8등신 미인인데 웬걸 스웨덴 출신이라 영어는 어눌하기 짝이 없다. 막강한 비주류 군단을 레오와 맥스는 용케 잘 찾아낸다.

투자금은? 맥스의 연인들, 85살 이상 할머니들의 지갑에서 나온다. 이 할머니들은 활활 타오르는 성욕을 맥스한테 푼다. 〈프로듀서스〉는 뮤지컬이 꿈과 환상을 주는 데 효과적인 장르라는 걸 명확하게 보여준다. 스크린 안에서만이라도 이 괴상한 인물들은 주인공이며 갈채 받는다.

〈프로듀서스〉는 원래 1968년에 멜 브룩스가 극본을 쓰고 연출한 뮤지컬 영화였다. 이것이 2001년 뮤지컬로 탈바꿈해 그해 토니상 12개 부문을 낚아채갔다. 이번 작품은 뮤지컬에서 연출·안무를 맡았던 수전 스트로먼이 감독을 맡아 만든 것이다. 뮤지컬 무대에 섰던 배우들이 그대로 스크린으로 옮겨왔으니 호흡이 척척 맞는 건 두말하면 잔소리다.

여기에 우마 서먼과 윌 페럴이 가세했다. 뮤지컬 무대의 활력에 카메라의 힘을 보탰다. 레오의 겁에 질린 커다란 눈동자나 히틀러를 이야기할 때마다 글썽이는 프란츠의 눈물까지 포착해내니 웃음을 끌어내는 엔진이 강력해진 셈이다. 25일 개봉.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사진 진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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