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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성지혜 감독 “이현우씨 목소리는 여자 홀려”

등록 2007-01-26 11:45

‘여름이 가기 전에’로 장편영화 데뷔
“인간관계에 관심 많아 인물화 같은 영화 만들 것”

"이현우 씨 목소리는 여자를 끌어당겨요."

여심을 사로잡아 홀리는 목소리는 도대체 어떤 걸까? '여름이 가기 전에'(제작 엠엔에프씨)를 연출한 성지혜(43) 감독은 가수 겸 연기자 이현우의 목소리를 꼽았다.

"이현우 씨가 진행하는 라디오 프로그램을 들은 적이 있어요. 제 영화의 주인공 민환에 가장 잘 부합하는 목소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이현우는 목소리 때문에 '여름이 가기 전에'의 남자주인공으로 캐스팅됐다.

그는 "미성이지만 건조하고 모호한 느낌까지 갖고 있다"고 이현우의 목소리를 평했다.

25일 개봉된 '여름이 가기 전에'는 프랑스 유학생 소연(김보경)과 외교관인 이혼남 민환, 그리고 소연을 짝사랑하는 재현(권민)의 삼각관계를 다룬 멜로물. 순애보가 아닌 사랑의 권력관계를 그렸다는 점이 이채롭다.

사랑에서 강자로 군림하는 민환은 소연에게 "보고 싶다"고 말하지만 말 속에 감정을 담지는 않는다. 소연의 마음을 계속 붙잡고 있으면서도 자신이 원하는 관계 이상으로는 발전되기를 바라지 않는 민환의 목소리로, 미성이지만 건조하고 모호한 느낌의 목소리가 적합할 듯하다는 생각도 들었다.

이런 점에서 "목소리는 인간의 본질을 가장 잘 드러낸다"는 성 감독의 말은 수긍이 가는 대목.

목소리에 매혹돼 캐스팅을 결정할 만큼 성 감독은 섬세하면서도 독특한 면모를 지녔다.

'여름이 가기 전에'는 출발부터 재미있는 영화. 성 감독의 첫 시나리오에서 배태된 작품이다. 첫 시나리오를 완성했지만 상업성이 없다는 평가를 받아 고민하던 중 영화 속 주변인물로 등장하는 이혼한 외교관을 주인공으로 다시 시나리오를 썼다는 것.

"이혼한 외교관을 주인공으로 하면 뭔가 괜찮은 장편 하나가 나올 것 같다는 생각을 했어요. 그런데 이 이야기가 러닝타임 90분을 견뎌낼 수 있을지는 의문이었죠. 그것은 저에게 도전이었고 도전정신으로 극중 인물을 만들어가기 시작했습니다."

그는 "대사 한마디가 캐릭터의 성격을 극명하게 드러낼 수 있고, 한마디 대사를 기초로 캐릭터를 만들어내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래서 성 감독에게는 비주얼보다 대사가 더 중요하다고.

"프랑스영화는 액션영화까지도 대사 속에 자기 주장을 담고 있습니다. 대사가 중요하다는 얘기죠. 제 영화를 프랑스영화 같다고 많이 말씀하시는데 아마 대사가 많고 대사로 이뤄지는 영화이기 때문이 아닌가 싶어요."

'여름이 가기 전에'는 진한 성적 대사가 많지만 정작 정사신 등 비주얼적인 면은 약하다.

"언밸런스한 것 아니냐"고 물었더니 "영화는 민환과 소연 사이에 이미 육체적 관계 등 많은 일이 있었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면서 "정점에서 내려오는 관계이기 때문에 섹스장면이 크게 중요하다고 생각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성 감독은 자신의 영화를 인물화에 비유하며 "인간관계에 관심이 많다"면서 "앞으로도 계속 이런 영화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차기작 계획을 물었더니 "다음 영화는 대부분의 여자에게는 전혀 매력 없는 남자인데 한 여자에게만 치명적인 매력으로 다가오는 남자에 관한 영화"라면서 "많은 관심 가져달라"고 웃으며 부탁했다.

새로운 시각으로 인간관계를 관찰하는 성 감독이 다음으로 어떤 작품을 들고 나올지 벌써 궁금해진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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