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식 감독 '아내의 애인을…' 수상 실패
오랫동안 만나지 못한 아버지를 찾아 멕시코에서 미국 뉴욕시로 밀입국한 10대 소년의 가슴 아픈 사연을 그린 영화 '파드레 누에스트로(Padre Nuestro)'가 2007년 선댄스 영화제에서 미국 극영화 부문 최고작품에 수여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했다.
미국 유타주 파크시티에서 폐막을 하루 앞둔 27일(현지시간) 저녁 거행된 선댄스 영화제 수상작 발표에서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대상은 '만다 발라(Manda Bala)'가 차지했다. '만다 발라' 역시 라틴아메리카에 관한 영화로 브라질 정부의 부패상과 납치사건을 다뤘다.
선댄스 영화제 관객이 투표로 뽑는 미국 극영화 관객상은 존 쿠삭 주연의 최루성 영화 '그레이스는 갔다(Grace is Gone)'에 돌아갔다. 존 쿠삭은 이 영화에서 어린 딸들에게 미군인 엄마가 이라크에서 전사했다는 소식을 조금이라도 늦게 전달하기 위해 딸들을 데리고 여행길에 나서는 아버지 역을 맡았다. 이 영화의 각본을 쓰고 메가폰을 잡은 제임스 스트라우스는 왈도 솔트 시나리오상도 함께 수상했다.
미국 극영화 가운데 최고 영예를 안은 '파드레 누에스트로'는 크리스토퍼 잘라가 쓰고 감독으로 데뷔한 영화. 요즘 미국에서 민감한 정치적 이슈로 떠오르고 있는 이민 문제를 다뤄 화제를 모았다. 지난해 선댄스 영화제에서도 멕시코 이민2세의 이야기를 그린 '퀸치아네라'가 최고작품상을 수상해 이민 문제에 대한 미국 독립영화계의 관심을 읽을 수 있다.
다큐멘터리 최고작품상에 빛나는 제이슨 콘 감독의 '만다 발라'는 돈세탁에 이용되는 개구리 농장과 납치된 뒤 몸이 손상된 희생자들을 수술하는 성형외과 의사 등 브라질에 만연한 폭력적인 삶을 부각시켰다. '만다 발라'의 촬영감독 헬로이사 파소스는 다큐멘터리 촬영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세계영화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상은 이스라엘 영화 '달콤한 진흙(Sweet Mud)'이 차지했다. 드로 샤울 감독의 '달콤한 진흙'은 1970년대 이스라엘 협동농장 키부츠를 무대로 정신병을 앓는 어머니와 함께 사는 한 소년의 이야기를 그린 작품.
세계영화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상에는 2005년 아프가니스탄 선거에서 가부장적인 전통을 깨고 선거운동에 나선 아프가니스탄 여성의 이야기를 담은 덴마크 영화 '행복의 적들(Enemies of Happiness)'이 뽑혔다. 에바 물바드, 안자 알 에르하옘이 함께 감독을 맡았다.
세계영화 부문 관객상은 존 카니 감독의 '한번(Once)'과 아폴로 우주선 프로젝트를 소재로 한 데이비드 싱튼 감독의 영국 다큐멘터리 '달의 그림자 안에서(In the Shadow of the Moon)'가 받았다.
한편 미국 다큐멘터리 심사위원들은 이라크전에 대한 부시 행정부의 대응을 그린 영화 '끝이 안보인다(No End in Sight)'를 만든 찰스 퍼거슨 감독에게 특별상을 수여했다. 심사위원들은 "미국의 이라크 침략과 점령이라는 재난을 낳은 잘못된 정책 결정을 과감하게 지적하는 시의적절한 작품"이라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미국 극영화 경쟁부문에 진출한 김진아 감독의 '네버 포에버'와 세계 극영화 경쟁부문에 초청된 김태식 감독의 '아내의 애인을 만나다'는 수상권에 들지 못했다.
나머지 수상작(자)는 다음과 같다.
◇미국 극영화 부문 ▲감독상=제프리 블리츠 (로케트 사이언스) ▲촬영상=브누아 데비(조슈아) ▲심사위원특별상=크리스 스키스 감독 (풀)
◇미국 다큐멘터리 부문 ▲감독상=숀 파인, 안드레아 닉스 파인(전쟁/댄스) ▲편집상=히바 셰리프 프리지나, 찰튼 맥밀란, 마이클 슈바이처(낸킹)
◇세계 극영화 부문 심사위원특별상='전통'
◇세계 다큐멘터리 부문 심사위원특별상='핫 하우스'
◇미국 단편영화 부문 심사위원상='모든 게 잘될 거야'
◇세계 단편영화 부문 심사위원상='모자달린 튜브'
이 남 통신원 enam21@yna.co.kr (로스앤젤레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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