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블로그] 내 가슴 속의 행복 <파란자전거>

등록 2007-04-09 10:41수정 2007-04-09 10:58

영화 <파란자전거> 출연진.
영화 <파란자전거> 출연진.

6일 오후2시 종로 서울극장에서 <파란자전거>(제작: 프라임엔터테인먼트)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어렸을 때였다. 길을 걷다보면 습관처럼 떠오르는 생각이 있었다.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 누가 들으면 아주 조숙했거나 상상력이 풍부한 아이쯤으로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진심은 "지금 이 길을 걷고 있는 것은,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였다."이었다. 왜 그랬을까?" 나는 다리가 불편하다. 그래서 등하교길을 아이들의 놀림과 어른들의 혀차는 소리가 그냥 친구였다. 그들에게는 공통점이 있었다. 나를 바라보는 비스듬한 곁눈질이었다. 나는 그 시선들을 오롯이 받으면서 길을 걸어야 했다.

영화 <파란자전거> 영화속 장면.
영화 <파란자전거> 영화속 장면.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다. ´내가 아니다.´혹은 ´내가 아니었으면 좋겠다.´가 아니라, 왜 ´내가 아닐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을까? 만약 ´내가 아니다.´라고 단정 지었다면, 나는 상상(想像)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걸을 때마다 다른 사람들의 시선을 일부러 피한다. 그리고 땅을 보거나 하늘을 보며 상상을 했다. 사람들의 시선이 닿지 않는 하늘을 날고, 누군가의 지붕 위에 내려앉아 비행기를 날리는 상상...그 상상들이 나를 감독으로 만들었다. - 파란자전거 감독 권용국


<파란자전거>는 조금은 특별한 삶을 살아가는 주인공 동규(양진우 분)의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삶의 희망을 찾아가는 영화이다. 한 남자의 사회적 갈등과 가족과 삶, 그리고 떠나기도 하고 다시 찾아오기도 하는 사랑의 모습 등을 통해 우리가 살아가는 모습을 솔직하게 그려내는 이 영화는, 어른들을 위한 성장 동화처럼 순수하고도 맑다. 마음 속에 내재되어 있지만 쉽게 믿지 못하고 꺼내놓지 못했던 인간의 본성 ´인간애´를 건드리며, 그래도 세상은 살만하다는 것, 사랑하는 가족들이 곁에 있다는 행복함, 누군가를 사랑하고 사랑받는다는 것의 소중함 등을 따뜻한 시선으로 전한다.

영화 <파란자전거>권용국 감독.
영화 <파란자전거>권용국 감독.

영화 속에 등장하는 자전거, 코끼리, 피아노와 피아노 선생님 등은 동규에게 있어서 희망과 설레임, 위안의 상징과도 같다. 우리의 기억 속에도 한 가지씩 자리하고 있는 성장의 매개체는 너무 일상적이어서 평소에는 잊고 있지만, 성장의 마디를 지날 때마다 일어설 수 있는 용기를 준다. 삶이 지치고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 동규는 이러한 동심의 연결고리를 더듬으며 잃어버린 희망을 찾아간다.

시사회를 끝난 후 양진우, 김정화, 오광록, 박효주 그리고 권용국 감독을 만날 수 있었다.

- 기존 장애를 소재로한 영화와 다른 점은?

"다른 영화의 시나리오를 쓰던 도중 장애를 소재로 한 어떤 상업영화를 보고 속이 많이 상했다"며, "그래서 의수를 달고 사는 청년을 주인공으로 한 ´파란 자전거´의 시나리오를 일주일만에 썼다"고 설명했다.(권용국 감독)

- 연출 소감?

"장애가 있는 사람들의 삶이 영화에서처럼 극적이지도 않고 불편하지도 않은데 상업영화라는 이유로 많이 포장되어 있다"며, "그런 영화들이 말하지 못하는 부분을 말하고 싶어 영화를 연출했다"고 소감을 밝혔다.(권용국 감독)

양진우
양진우

- 장애인 캐릭터를 연기했는데?

“장애에 대한 편견이 많은 것을 보고 화가 났다”며, “장애인을 위한 편의시설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이어, “촬영이 끝난 후 친구들과 함께 장애를 가진 아이들이 모여있는 곳에 봉사활동도 다녀왔다”고 밝혔다.(양진우)

- 극 중 ´동규´ 를 어떤 느낌으로 연기하였나?

"초등학교 때 옆집에 살던 애를 좋아했다"며, "지금은 연락이 안되는데 어릴 때 함께 자라오면서 그 친구가 내게 준 기쁨들 그리고 이에 대한 그리움을 바탕삼아 영화 ´파란자전거´에서 표현했다"고 설명했다.(양진우)

- 핸디캡이 무엇이냐?

"아무리 생각해도 없는 거 같다"라고 말했다.(양진우)

- 연기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극중 여자친구 뿐만이 아니라 대화는 별로 없지만 진한 사랑을 느끼게 하는 부자관계, 장애로 인해 스스로 마음의 벽을 쌓은 캐릭터 등을 실제 경험과 맞물려서 연기했다"며, "5년 동안 연기생활을 했지만 촬영 한 달 전부터 캐릭터를 분석하고, 대본을 분석하는 등 일일이 다 체크해주는 감독은 처음이다. 너무 감사하고 즐거웠다. 많은 것을 배웠다"고 소감을 밝혔다.(양진우)

오광록
오광록

- 극중 장애인 아들을 따뜻하게 감싸주는 아버지 역을 연기했는데?

"내 아킬레스건이라면 작품에는 항상 최선을 다하지만 작품과 작품 사이 빈 시간에는 너무 게으른 것이다"며, "영화에서처럼 가족과 어디론가 여행을 떠난다든지 새로운 것에 대한 관심을 등한시했던 것 등에 대해 생각했다"고 소감을 밝혔다.(오광록)

- 권용국 감독이 촬영 전 자신과 캐릭터에 대해 질문을 많이 하는데?

"내 이미지가 숙제를 내줘도 안할 거 같아서 나한테는 질문지를 안주고 그냥 술만 함께 마셨다"고 밝혔다.(오광록)

- 영화를 소개한다면?

"이 영화는 자전거를 타고 파란 하늘로 달려가는 내용이다"며, "여러 가지 편견을 맑은 눈으로 볼 수 있다면 소중한 시간이 빨리 올 것"이라고 설명했다.(오광록)

김정화
김정화
- 영화에서 비중이 약하게 나오는데?

"시나리오 상 ´하경´이 중요한 역할이지만 압축돼 있다. 원래 극 초반과 후반에 잠깐 등장하는 캐릭터이기에 많이 편집된 건 아니다"며, "우리 영화는 가족 얘기가 맞다고 생각했고 제 느낌에도 ´하경´보다 ´동규´네 가족 얘기가 더 중요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나중에 감독님께서 몇몇 컷이 편집됐다고 미안해 하셨는데 저는 전혀 개의치 않았다"며, "오늘 영화를 보며 펑펑 울었다. 영화를 보고 관객들이 가족애에서 찡한 감동을 얻는다면 제 임무는 다한거다. 분량이 적다고 속상하거나 화나지 않았다"고 심정을 밝혔다.(김정화)

<파란 자전거>는 오는 19일 개봉한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겨레 블로그 내가 만드는 미디어 세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