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폭스, 한국영화 투자ㆍ배급 의향서 체결
미국 메이저 영화자본이 국내에 진출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상장사인 영화 투자배급사 쇼박스㈜멀티플렉스는 미국 5대 메이저 영화사 중 하나인 20세기폭스와 한국영화 공동투자 및 배급과 관련해 의향서를 체결했다고 17일 공시했다.
의향서는 쇼박스가 투자하는 한국영화에 대해 20세기폭스가 투자사로 참여하고, 이 영화가 미국을 포함한 해외에서 개봉될 경우 20세기폭스의 배급망을 타게 된다는 것. 그러나 20세기폭스는 자사가 투자하지 않은 한국영화의 해외 배급사로는 참여하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쇼박스 측은 "양측이 이 같은 내용을 두고 현재 협상을 진행 중"이라면서 "구체적인 투자 시기와 내용 등은 아직 결정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계약이 성사되면 이는 미국 메이저 영화자본의 첫 한국영화 직접투자 사례가 된다. 2002년 콜럼비아 트라이스타가 시네마서비스의 영화 '실미도'와 씨앤필름의 '싱스 체인지' 리메이크판에 잇따라 투자 의사를 밝혔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또 다른 사례로 경쟁사인 CJ엔터테인먼트가 지난해 말 드림웍스와 합병한 파라마운트사 영화의 국내 배급 대행을 올해부터 맡고 있지만 파라마운트가 한국영화에 직접 투자하는 것은 아니다. 이밖에 할리우드 영화사의 국내 법인이 한국영화에 투자한 사례는 여러 차례 있었다.
쇼박스 측은 "우선 해외자본을 유치하기로 했다는 데 큰 의미를 둘 수 있다"면서 "성사가 된다면 한국영화가 해외에 진출하는 데 큰 보탬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쇼박스의 이 같은 행보는 올해부터 구체적으로 추진 중인 글로벌 전략의 일환이다. 쇼박스는 이외에도 대작 '적벽(赤璧之戰. Battle of Red Cliff)'의 투자배급사로 참여하는 등 아시아 대작영화 선점을 위해서도 최근 발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홍성록 기자 sunglok@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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