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원조’ 카사노바, 영화 속 바람둥이 만나다

등록 2007-05-04 18:02수정 2007-05-04 18:36

영화 ‘언페이스풀’의 한 장면
영화 ‘언페이스풀’의 한 장면
<언페이스풀>의 프랑스 청년 폴에 묻다
카사 “작업의 정석 말고 꿈나무 위한 팁도 좀…”
폴 “철판얼굴이 중요…바람부는 날이면 오케이”

<바람둥이로 사는 법> 원문보기

바람둥이는 흔히 나쁘다고 평가된다. 하지만 바람둥이의 원조로 알려진 카사노바는 미모와 재능의 소유자였다. 17살 때 박사 학위를 받고 추기경의 비서, 바이올리니스트, 승려, 비서, 군인, 탐험가, 철학가, 스파이, 작가 등 다양한 직업을 거치며 그는 <나의 인생 이야기>라는 유명한 자서전을 남기기도 했다. 그가 남긴 명언 중에 이런 말이 있다. “여성을 위해 태어났다고 자각한 나는 늘 사랑하였고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내 전부를 걸었다.” 결국 그들의 잘못은 단순히 바람기가 아니라, 풍부한 재능을 사랑을 쟁취하기 위해 올인한 데 있었던 건 아닐까? 그래서 카사노바가 영화 속 바람둥이에게 묻는다. 일부일처제 사회에서 바람둥이로 잘살 수 있는 방법은?


카사노바: 나는 인생을 살아오면서 행한 모든 일들이 설령 선한 일이든 악한 일이든 자유인으로서 나의 자유의지에 의해 살아왔음을 고백했습니다. 당신도 자유인인가요?

폴: 그런 셈이죠. 저는 28살의 책 판매상이고 뉴욕에 사는 프랑스인이죠. 제게 정착은 어울리지 않아요.

정착은 어울리지않아요…원조께서 그런 질문을 하다니요

카사노바: 28살에 죽다니 너무 안타까운 죽음이군요! 당신처럼 젊고 잘생긴 청년이 왜 결혼 10년차 유부녀에게 접근했죠? 그녀는 8살 난 아들과 뉴욕 교외에서 행복하게 사는 평범한 중산층 주부였는데요.

폴: 원조 바람둥이께서 그런 질문을 하시다니 꽤 당황스럽군요.

카사노바: 그럼 질문을 다시 하겠습니다. 코니와의 첫 만남에 대해 설명해주시죠.

딱 부딪쳐 무릎이 깨졌죠, 그래서 커피나 한잔…

폴: 바람이 몹시 불던 날이었습니다. <바람아, 멈추어다오>를 흥얼거리면서 책을 잔뜩 들고 걸어가는데 그녀와 딱 부딪쳤습니다. 덕분에 코니가 넘어져 무릎이 깨졌지요. 근데 왠일인지 깨진 무릎을 본 순간 그녀가 마음에 들었습니다. 그래서 커피나 한잔하고 가라고 권유했죠.

카사노바: 작업이었죠?

폴: 에이, 다 아시면서.

카사노바: 계속하시죠.

폴: 처음엔 좀 당황한 눈치더군요. 하지만 제가 호의를 베푸니까 제게 호감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카사노바: 어떻게요?

판박이 주부에겐 자연스러우면서도 호기심 자극이 중요

영화 <언페이스풀>의 바람둥이 폴
영화 <언페이스풀>의 바람둥이 폴

폴: 반창고도 발라주고 책도 선물했죠. 하루하루 판에 박힌 생활을 하는 주부들에겐 자연스러우면서도 스릴과 호기심을 자극시키는 게 중요하죠. <밀애>의 김윤진을 보세요. 남자가 섹스는 하되, 절대로 사랑해서는 안 되는 게임을 하자니까 바로 응낙하잖아요?

카사노바: 그럼 혹시 책에 뭔가 씌어 있었나요?

폴: “이 순간을 즐겨라. 이 순간이 바로 인생이다.”

카사노바: 후훗. 뻔하지만 강렬하네요. 물론 스킨십도 했겠죠?

처음엔 그냥 보내줬어요, ‘밀당’ 그건 기본

폴: 물론이죠. 그녀에게 코트를 받아들면서 은근히 그녀의 목을 어루만졌는데 무척 부드러웠죠. 그리고 브라이유 점자책을 보여주면서 손도 잡고요. 느낌이 왔어요. 아, 이 여자가 긴장하고 있구나. 하지만 처음엔 그냥 보내줬어요.

카사노바: 밀당이군요?

폴: 네?

카사노바: 밀고 당기기요.

폴: 네. 기본이죠. 그녀는 죄책감을 느끼는지 바로 집으로 가버렸어요. 하지만 바로 며칠 뒤에 전화가 왔죠.

카사노바: 미끼에 걸려들었군요?

눈이 예쁘니까 밤에도 눈뜨고 자라는 둥 뻐꾸기도 좀 날려주고…

폴: 예. 저는 다시 커피를 권유했죠. 그녀도 망설이는 듯하다가 결국 제 낡고 허름한 아파트로 다시 오더군요. 그래서 끈적끈적한 뮤직을 미리 틀어놓았죠.

카사노바: 에이그, 이런 능청꾸러기!

폴: 헤헤헤. 우린 같이 춤을 췄습니다. 눈이 예쁘니까 밤에도 눈뜨고 자라는 둥 뻐꾸기도 좀 날려주고요. 헤헤. 우린 금세 가까워졌고 너무도 쉽게 침대로 갔죠.

카사노바: 여기까진 작업의 정석에 가까운 이야기네요. 데이트는 어떻게 했습니까?

폴: 전 대담한 편이에요. 남들 눈 의식하느라 인생을 낭비하진 말자, 주의죠. 그래서 낮에 카페에 가거나 거리를 돌아다녔죠.

낮에 카페 가거나 거리 돌아다니는 등 대담하게

카사노바: 여자가 불안해하지 않았습니까? 코니의 죄책감이 말이 아니었겠네요?

폴: 그렇죠. 전 싱글이고- 참, 저는 별거 중인 부인이 있죠- 그녀에겐 가정이 있으니까. 제가 만나는 여자들은 대체로 그래요. 초반엔. 하지만 곧 마음을 풀고 말죠. 코니도 처음엔 남편과 아들 걱정을 하느라 줄곧 불안해했지만, 이내 정신을 놔버리더군요. 제게 완전히 빠진 거죠. 하루는 소파에 벌거벗고 누워 있다가 아들을 데리러 가는 걸 깜빡한 적도 있다구요!

처음엔 불안해 하고 그러지만 이내 정신 놔버려요

카사노바: 남편이 알아차렸나요?

폴: 네. 에드워드는 상당히 주도면밀한 인간이더군요. 질투심도 있고. 하루는 내 집까지 찾아왔어요. 코니를 아느냐면서.

카사노바: 뭐라던가요?

폴: 만난 지 얼마나 됐냐, 뭐하고 놀았냐. 사설탐정이라도 기용했는지 다 알고 온 눈치였어요. 저와 코니가 뒹굴었던 침대 위에 한참을 앉아서 절망적인 얼굴을 하고 있더군요.

남편에게 묻는대로 다…제 피부는 삼중 바이오세라믹

카사노바: 뭐라고 변명했습니까?

폴: 변명할 게 뭐 있겠습니까? 술을 권하고 그냥 묻는 대로 다 가르쳐줬죠. 코니가 내게 준 수정구슬에 대해 이야기하자 분노한 것 같았어요. 그건 자기가 코니에게 준 선물이었다고 하더군요. 나 같아도 열받을 것 같아요.

카사노바: 생각보다 뻔뻔하시군요.

폴: 피부가 삼중 바이오세라믹입니다.

카사노바: 농담하지 마시구요.

폴: 진짜예요! 진정한 바람둥이가 되려면 얼굴에 철판 까는 게 중요하다구요. 돈, 학벌, 외모 이런 건 중요치 않아요. 문제는 자신감이죠. 이 여자를 완전히 사로잡을 수 있겠다, 하는 자신감.

카사노바: 자신감이 있어도 구체적인 방법을 모르는 사람도 있잖아요? 어떻게 하면 바람둥이로 잘살아남을 수 있죠?

폴: 글쎄요. 전 살아남은 경우가 아니라서. (웃음)

비극으로 끝나면 다 바람 탓이려니 하면돼요

카사노바: 바람둥이 꿈나무들을 위해 몇 가지 팁만 공개해주세요.

폴: 흠… 일단 악천후를 노리란 말씀을 해주고 싶네요. 바람 부는 날 저처럼 멋진 남자와 부딪칠 확률이 높으니까. 만일 비극으로 끝나고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거 아니에요? ‘모든 건 다 바람 탓이었어.’

카사노바: 죄책감을 가지지 말라는 얘기 같군요. 오늘 말씀 감사합니다. 이게 릴레이 인터뷰거든요? 혹시 다음 인터뷰이로 누굴 추천하고 싶으십니까?

폴: 저 같은 연하남을 만난 여자 입장을 들어보고 싶군요.

글; 권민성

◈지금은 정착한 바람둥이 커플◈

안젤리나 졸리 + 브래드 피트/ 바람은 바람으로!

만날 사람들이 만났다! 브래드 피트와 안젤리나 졸리만큼 보기만 해도 팽팽한 긴장을 느끼게 하는 커플이 있을까? 기네스 팰트로와 사귀다 깨진 뒤 제니퍼 애니스톤과 결혼했지만, 결국 3년 만에 이혼하고 지금의 졸리를 만난 피트. 그의 바람기를 잠재운 졸리의 이력은 그야말로 화려했다. 1997년 조니 리 밀러와 이혼한 졸리는 여성 모델, 친오빠 등 상대를 가리지 않고 스캔들을 냈다. <알렉산더> 촬영 때는 올리버 스톤 감독과 배우 콜린 파렐에게 양다리를 걸치기도 했다. 하지만 바람을 청산하고 전세계를 떠돌아다니며 입양에 앞장서는 ‘올림피아스’의 대범함에 ‘아킬레스’는 이제 완전히 무릎을 꿇은 것처럼 보인다.

워런 비티/ 바람기를 잠재워줄 그대 이름은 아내

페이 더너웨이, 내털리 우드, 줄리 크리스티, 브리지트 바르도, 이자벨 아자니, 다이앤 키튼, 마돈나 등과 염문을 뿌린 배우 워런 비티. 그의 바람기를 잠재운 건 지성과 미모를 겸비한 아네트 베닝이다. <벅시> <러브 어페어>에 함께 출연한 그들은 현재 할리우드 최고의 잉꼬 커플이다.

기네스 팰트로/ 안녕! 수많은 왕자들이여

지금은 크리스 마틴과 딸 ‘애플’을 낳고 오순도순 살고 있는 그녀. 하지만 그녀도 결혼 전에는 남친 없는 기간이 6주를 넘지 않았다. 원래 브래드 피트의 여자친구로 알려지면서 유명해진 그녀는 나이와 국적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남자들을 만나왔다. 할리우드 대표 바람둥이이자 지금은 친구로 지내는 벤 애플렉을 비롯해, 루크 윌슨, 애런 애커트, 스페인의 필리페 왕자, 그리스의 니콜라스 왕자 등이 그녀를 거쳐갔다

.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