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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박신혜 “처녀귀신 무서움 보여드릴게요”

등록 2007-05-20 09:58

14일 오후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전설의고향’의 언론시사회에서 극중 쌍둥이 자매 소연과 효진역의 박신혜가 영화상영에 앞서 무대인사를 마치고 내려오고있다. 연합
14일 오후 종로 서울극장에서 열린 영화 ‘전설의고향’의 언론시사회에서 극중 쌍둥이 자매 소연과 효진역의 박신혜가 영화상영에 앞서 무대인사를 마치고 내려오고있다. 연합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서 첫 주연 맡아
여고생 연기자 박신혜(17)에게는 아직 영화배우라는 타이틀보다는 탤런트라는 호칭이 더 익숙하다.

연예계에 데뷔한 지 4년 가까이 된 그는 '천국의 계단'(2003), '귀엽거나 미치거나'(2005), '서울 1945'(2006), '천국의 나무'(2006) 등 여러 TV 드라마에 비중 있는 배역으로 출연하면서 이름을 알렸지만 영화라고는 조승우ㆍ강혜정 주연의 '도마뱀'(2006)에 비중 없는 조연으로 한 번 출연했을 뿐이다.

그런 그가 올해 처음으로 선보이는 공포영화 '전설의 고향'(감독 김지환, 제작 윈텍필름)에서 단독 주연이나 다름없는 큰 배역을 꿰찼다.

'전설의 고향' 개봉을 닷새 앞둔 18일 오후 정동의 한 카페에서 파릇파릇한 5월의 나뭇잎 같은 박신혜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부담감이요? 왜 없었겠어요. 하지만 촬영에 들어가면서부터는 나름대로 자신감을 가지고 최선을 다했어요. 언제까지나 부담감만 갖고 있으면 좋을 게 없잖아요.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마음은 뭔가를 해냈다는 뿌듯함을 많이 느꼈습니다."

'전설의 고향'은 1970~80년대 인기리에 방영됐던 TV시리즈물에서 제목과 모티브를 따온 영화.

"뻔한 것 아니냐고 말하시는 분들도 있지만 우리나라 사람들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역시 산발을 하고 소복을 입은 처녀귀신이나 구미호 같은 한국적 소재가 아닌가 싶어요. 저 역시도 세대가 세대인 만큼 1970~80년대 방영됐던 '전설의 고향'은 잘 모르지만 최근 리메이크돼 방영됐던 '구미호'를 보고 정말 무섭다고 느꼈거든요. 이번에 저희 영화를 보시면 한을 품고 죽은 처녀귀신의 무서움을 제대로 느끼실 수 있지 않을까요?"

박신혜가 맡은 역은 동생 대신 물에 빠져 죽은 뒤 한을 품고 귀신이 돼 복수에 나서는 어린 소녀 소연이다. 소연이 물에 빠져 죽는 장면을 찍으면서 박신혜는 거의 실신 지경에 이를 만큼 고생을 했다.


"촬영 시기는 지난해 5~6월이었는데, 물에 빠지는 장면을 주로 밤에 산 속에서 찍었기 때문에 정말 추웠어요. 오뉴월이라고 해도 두꺼운 점퍼를 입어야 할 만큼 추웠죠. 또 호수가 나오는 장면은 야외에서 찍었지만 익사하는 모습을 클로즈업해서 찍는 장면은 광주의 한 실내수영장에서 찍었는데, 너무 힘들어서 물에서 나온 뒤 거의 실신했어요. 물 속으로 아주 깊이까지 가라앉는 장면을 찍어야 했는데 코로 물이 막 들어오고 입에 물고 있던 작은 산소통도 놓쳐버려 순간적으로 '이러다 죽는 거 아닐까'라는 공포감이 들면서 눈앞이 캄캄해지더라구요. 그 장면 찍고 나서 (공포심 때문에) 한동안 물에 못들어갔어요."

"원래 공포물을 좋아하느냐"고 묻자 "최고로 무서운 장면에서는 눈귀 가리면서도 끝까지 다 볼 만큼 좋아한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그러면서 "피가 튀기고 사지가 잘려나가는 '슬래셔 무비'는 그다지 좋아하지 않는 편이고 '링'이나 '그루지' 같은 심리스릴러적인 공포물을 좋아한다"고 부연한 뒤 "'전설의 고향' 같은 한국적 공포물은 죽이더라도 아무런 이유 없이 죽이는 것이 아니라 죽일 수밖에 없는 사연이 있고 마지막에는 뭔가 사람들에게 잔잔한 여운을 남겨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천국의 계단'이나 '천국의 나무'도 그렇고 첫 주연 영화인 '전설의 고향'까지 대부분 우울하고 심각한 역을 주로 맡는 것 같다고 했더니 "드라마 데뷔작인 '천국의 계단'에서 그런 역할을 맡다보니 이후로도 주로 그런 배역이 많이 들어오는 것 같다"면서 "다음에는 내 나이에 걸맞은 발랄할 역할을 해보고 싶다"고 피력했다.

"(너무 심각한 역할만을 주로 맡아온) 저에게도 이제는 웃음이 좀 필요할 것 같아요"라며 10대 여고생다운 천진한 웃음을 지어보이는 박신혜에게서 한을 품은 처녀귀신의 모습을 찾아보기란 쉽지 않았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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