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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캐리비안의 해적3’ 강해진 스펙터클

등록 2007-05-23 14:13

지난해 7월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망자의 함'의 상영시간은 143분이었다.

23일 전국 670개 스크린에서 일제히 개봉한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의 상영시간은 168분으로 25분이나 더 늘어났다. 3시간에 육박하는 만만찮은 러닝타임이다.

다른 시리즈물과 달리 캐리비안 시리즈의 세 번째 영화인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는 전편을 보지 않고서는 이해하기 힘들다.

스토리가 전편에서 연결되기 때문이다. 잭 스패로(조니 뎁) 선장이 왜 저승에 와 있는지, 엘리자베스 스완(키라 나이틀리)과 윌 터너(올랜도 블룸) 일행이 왜 스패로를 구하러 세상의 끝으로 가는지, 죽은 이들과 함께 바다 위를 떠도는 데비 존스의 사연은 무엇인지가 3편에서는 충분히 설명되지 않는다.

관객이 1, 2편을 이미 봤으리라고 상정하고 이야기를 전개해가기 때문이다.

3편의 줄거리는 크게 두 부분으로 구성돼 있다. 엘리자베스와 윌 터너 일행이 '세상의 끝'에서 스패로 선장을 구해오는 것과 엘리자베스가 '해적의 왕'이 돼 동인도회사와 최후의 결전을 펼치는 내용이 그것이다.

3편의 볼거리는 더 풍부해지고 스펙터클은 한층 강해졌다. 영화의 초반부에 등장하는 싱가포르 해적 소굴의 이국적 정취와 싱가포르 해적 두목 샤오펭(저우룬파ㆍ周潤發)의 카리스마 넘치는 외양은 관객에게 색다른 볼거리를 선사한다.

일종의 저승이라 할 수 있는 '세상의 끝'의 몽환적 풍광과 극지방을 지날 때의 멋진 파노라마는 '캐리비안의 해적'류의 해양 어드벤처 영화만이 갖고 있는 장점을 십분 발휘한 장면으로 꼽을 만한다.

특히 동전의 앞뒷면을 뒤집듯이 항해하던 배를 거꾸로 뒤집어 순식간에 저승에서 이승으로 돌아오는 대목은 기발한 발상과 상상력이 돋보이는 명장면이다.

오히려 후반부에 소용돌이치는 바다 한가운데서 펼쳐지는 긴박한 해양 전투신은 전작에서도 익히 봐왔던 장면이라 다소 식상하게 느껴질 수도 있다.

결국 데비 존스의 심장을 찌르고 대신 자신의 심장을 도려내 영원히 죽지 않는 유령선의 선장이 되는 운명을 택한 윌 터너와 엘리자베스 스완의 가슴 아픈 사랑이야기는 서양에서 오래된 역사를 갖고 있는 낭만적 해적 이야기의 전형을 보는 듯하다.

영원히 죽지 못하고 바다를 떠도는 선원 이야기는 바그너의 '방황하는 화란인' 같은 낭만주의 오페라를 통해서도 극화된 바 있어 서양 전설에서는 연원이 깊은 편이다.

어쨌든 오래된 서양 전설을 모티브로 삼아 만들어진 '캐리비안의 해적' 시리즈는 인간의 근본적인 본성을 건드리는 낭만적 스토리뿐 아니라 동서양을 넘나드는 화려한 볼거리, 시원하고 강렬한 스펙터클로 할리우드식 오락영화의 진수를 보여주며 오뉴월 극장가를 강타할 조짐이다.

12세 이상 관람가.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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