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작은 늦었으나 2000년대 들어 주요상 수상
한국 영화계는 세계 최고 권위의 칸 국제영화제와 비교적 늦게 인연을 맺기 시작했다.
1984년 이두용 감독의 '여인잔혹사, 물레야 물레야'가 칸 영화제의 대표적 비경쟁부문인 '주목할 만한 시선'에 초청된 이후 여러 부문에 문을 두드렸으나 메인 섹션인 장편 경쟁부문에는 2000년에 들어서야 임권택 감독의 '춘향뎐'이 처음으로 진출했다.
칸과 함께 3대 영화제로 꼽히는 베를린에서 61년 '마부'의 강대진 감독과 94년 '화엄경'의 장선우 감독이 각각 특별은곰상과 알프레드바우어상을 받고, 베니스에서는 87년 임권택 감독의 '씨받이'로 강수연이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것과 비교하면 한 동안 금단의 영역과도 같았다.
칸 영화제 장편 경쟁부문의 두터운 벽을 처음 뚫은 임권택 감독은 주요 부문상 수상 기록도 처음 세웠다. 2002년 '취화선'으로 감독상을 차지한 것이다.
2004년에는 박찬욱 감독이 '올드보이'로 황금종려상에 이어 2등상에 해당하는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함으로써 한국 영화의 명성을 만방에 떨쳤다.
그러나 '올드보이' 이후로는 이렇다할 수상 실적이 없어 칸과 한국 영화의 인연이 '반짝 인연'으로 끝나는 것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가 차츰 흘러나왔다.
2005년에는 홍상수 감독의 '극장전'이 장편 경쟁부문에, 김기덕 감독의 '활'이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임상수 감독의 '그때 그 사람들'이 감독주간에 각각 초청됐으나 수상과는 거리가 멀었으며 2006년에는 윤종빈 감독의 '용서받지 못할 자'가 '주목할 만한 시선' 부문에, 봉준호 감독의 '괴물'이 감독주간에 각각 초청됐을 뿐 장편 경쟁부문에는 진출도 하지 못했다.
그러나 국내ㆍ외에서 한국 영화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인 2007년 5월,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올드보이' 이후 3년 만에 주요상 중 하나인 여우주연상(전도연)을 당당히 거머쥠으로써 한국 영화는 희미해지는 듯하던 칸과의 특별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정 열 기자 passion@yna.co.kr (서울=연합뉴스)
그러나 국내ㆍ외에서 한국 영화 위기론이 고조되고 있는 시점인 2007년 5월, 제60회 칸 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밀양'이 '올드보이' 이후 3년 만에 주요상 중 하나인 여우주연상(전도연)을 당당히 거머쥠으로써 한국 영화는 희미해지는 듯하던 칸과의 특별한 인연을 계속 이어가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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