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전도연씨가 28일(한국시각) 프랑스 칸에서 열린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으로 여우주연상을 받은 뒤 식장 밖 세계 각국의 기자들 앞에서 밝은 표정으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칸/오계옥 <씨네21> 기자 klara@hani.co.kr
칸 영화제 여우주연상 수상 공식회견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워 숨고만 싶었어요”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워 숨고만 싶었어요”
“사실은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저에게 최면을 걸었어요. 저 자신을 진정시키기 위해서요.”
한국을 대표하는 여배우로서 뭇 팬들의 시선을 받는 것이 자연스러울 법한데도 전도연은 “주변 시선이 부담스러워 숨고만 싶었다”고 한다. 국제영화제가 처음인데다 여우주연상에 대한 영화계의 기대가 커지면서 부담감이 심했던 탓이다. 그래서인지 심사위원장 스티븐 프리어즈가 “전도연, 시크릿 선샤인”을 부르는 순간 전도연은 믿기지 않는 듯 놀란 모습이었다.
28일 새벽(한국 시각) 프랑스 칸 뤼미에르 대극장 무대에 금빛 드레스 차림으로 오른 전도연은 “훌륭한 작품 속에서 열연한 여배우들이 많다고 들었다. 그 여배우들을 대신해 이 자리에 설 자격이 있는 지 모르지만, 그런 자격을 주신 칸영화제에 감사드린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이어 “혼자였으면 불가능했을 일을 감독님과 강호 오빠 덕분에 신애라는 인물이 가능해졌다”고 동료들에게 공을 돌렸다. 이 대목에서 함께 <밀양>에 출연한 송강호가 자리에 일어나 웃음지으며 인사를 하자 관객들은 축하 박수를 보냈다.
다음은 수상 직후 기자회견 내용이다.
-개인적으론 첫 국제영화제 참여라는데 여우주연상에 대한 기대감이 부담스럽지 않았나.
=처음이다. 이렇게 세계적으로 큰 영화제를 경험을 하게 돼 굉장히 영광으로 생각하고, 지금 이 자리도 영광이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부담이 많이 됐다. 상을 받아 그 부담들이 결국 축하 메시지가 돼서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한국에서 여우주연상을 받았던 것과 비교해 칸에서 여우주연상을 받는 소감은 어떤가.
=한국에서는 과한 상을 많이 받아서, 사실 개인적으로 상에 대한 욕심이나 그런 마음은 없었다. 내가 이창동 감독님을 통해 큰 영화제에 오게 될 줄도 몰랐다. 오면서도 가벼운 마음으로 즐기면 된다고 생각했고, 감독님도 그렇게 하라고 하셨다. 세계적으로 가장 큰 영화제에서 상을 받았다는 것은 내 인생에서도 가장 큰 의미가 될 것 같고 기억에 많이 남을 것 같다.
-최근 결혼한 것으로 아는데 결혼이 당신 인생에서 가장 큰 선물이라고 생각하는가.
-그렇다. 가장 큰 선물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칸/문석·김도훈 <씨네21>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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