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형래 감독의 에스에프물 <디-워>의 한 장면. 사진 쇼박스 제공
6년간 순제작비만 300억 들인 에스에프물
한국 8월2일 선봬…미국서도 같은달 상영
한국 8월2일 선봬…미국서도 같은달 상영
에스에프물인 심형래 감독의 <디-워>가 한국영화로는 처음으로 미국에서 스크린을 1500개 잡아 8월 대규모로 개봉한다. 이제까지 한국영화의 미국 시장 개봉 기록은 <괴물>이 스크린 100여개를 잡았던 게 최고였다.
영화투자·배급사 쇼박스㈜미디어플렉스는 “한국에서는 8월2일, 미국에선 같은 달 말 개봉할 예정”이라며 “미국 개봉은 그쪽 배급사 프리스타일이 여름방학과 노동절 연휴를 고려해 흥행에 적합한 시기를 잡았다”고 4일 밝혔다.
심 감독의 <디-워>는 기술 투자비를 뺀 순제작비만 300억원을 들여 6년간 제작한 대작으로 관심을 모았다. <디-워>는 기획부터 할리우드를 목표로 삼은 작품이다. 주연급 배우로 텔레비전 시리즈 <로스웰>와 영화 <그루지>에 출연한 제이슨 베어, 영화 <플라이트 플랜>의 아만다 브룩스 등을 뽑았다. 주요 스태프로 할리우드 쪽 인력이 참여했다. 편집감독 스티브 마르코비치(<콘에어>), 음악감독 스티브 자브론스키(<아일랜드>), 음향담당 마크 맨지니(<다이하드>) 등이다. 장면의 75%를 현지에서 찍었고 대사도 대부분 영어로 했다.
줄거리는 승천하려는 악의 무리 이무기와 이를 막으려는 주인공의 한판 대결이다. 사건은 500년 전 조선시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무기가 천상을 지배하는 용이 되려면 여의주가 필요하다. 여의주를 품고 태어난 여자아이를 이무기 떼가 공격하려 하자 천상계에서 전사를 보내 지킨다. 악의 무리도 전사들도 여의주를 얻지 못하고 시·공간은 현재 미국 로스앤젤레스로 뛴다. 방송기자 이든(제이슨 베어)은 여의주를 지닌 세라(아만다 브룩스)와 함께 이무기의 계략에 맞선다.
쇼박스 쪽은 “세상을 지배하는 용이나 이무기는 서구 사람들에겐 독특한 소재”라며 “이를 외국 사람들이 충분히 공감하도록 대중적으로 푼 것”이라고 설명했다. 용·이무기 캐릭터는 배가 볼록한 서양식이 아니라 뱀처럼 구불구불한 동양의 용 이미지에서 따왔다.
심 감독은 전작 <용가리>(1999년)에서 미국 배우를 쓰고 100억여원을 들였으면서도 미국에선 개봉도 못하고 한국에서도 흥행에 실패한 적이 있다. 쇼박스 쪽은 “한국영화 시장이 그때보다 성숙해지고 해외에서 알려졌다”며 “<용가리> 사례를 지금 잣대로만 판단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디-워>는 미국 외에도 17개 나라에 선판매됐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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