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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나의 ‘뇌’는 너를 잊을지라도

등록 2007-07-01 17:25

 〈변신〉
〈변신〉
변신
사랑은 언제나 아름답다. 그렇지만 쉽게 사랑에 빠지고, 쉽게 헤어지는 게 요즘의 연애공식이라고 한다. 연인들의 절절한 사랑 이야기는 현실에서보다는 소설이나 영화에서 더 흔한 소재가 됐다.

〈변신〉은 죽어서까지 사랑을 지켜내려 하는 젊은 연인들의 절절한 사연을 다룬 고전적인 신파다. 성실하고 다정다감한 준이치는 미술용품 가게에서 일하는 메구미를 보고 한눈에 반한다. 오랜 설렘 끝에 연인 사이가 된 이들은 함께할 미래를 꿈꾸며,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그림 그리는 것을 좋아하는 준이치가 그릴 수 있는 건 메구미의 환한 웃음뿐이다.

어느날 꿈속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에 눈을 뜬 준이치는 하얀 병상 위에 누워 있는 자신을 본다. 암흑 속을 헤매는 준이치의 기억 속에는 사랑하는 메구미의 흔적뿐이다. 하지만 그사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일까. 메구미의 도움으로 평범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이전의 준이치는 없다. “너밖에 그릴 수 없다”던 준이치는 채 완성하지 못한 캔버스 속 메구미를 구석에 처박아둔다. 언제부터인가 메구미에 대한 기억이 희미해졌고, 이제는 그녀에 대한 자신의 사랑조차 확신할 수 없다. 신경질적이고, 가끔 다른 사람을 죽이고 싶은 폭력적인 충동에 사로잡히자, 준이치는 혼란에 빠진다.

영화는 ‘다른 사람의 뇌가 이식되면 어떻게 될까’라는 호기심을 다룬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소설이 뼈대다. 다만, 원작의 스릴러는 걸러내고, 사랑 이야기만 추렸다. 영화에서 이들의 사랑을 연결시켜주는 것은 캔버스다. 준이치는 메구미를 모델로 한 그림을 완성해 가면서 정체성을 찾아가지만, 그럴수록 메구미가 위험하다는 것을 깨닫게 된다.

이야기 구조는 헐겁고, 시선을 잡아끄는 반전도 없다. 눈을 즐겁게 하는 건 호숫가를 배경으로 한 아름다운 영상뿐이다. 감수성 면에서도 사랑을 소재로 한 일본 영화 〈러브레터〉 〈지금 만나러 갑니다〉 〈세상의 중심에서 사랑을 외치다〉와 별반 다르지 않다. 〈훌라걸스〉의 아오이 유, 일본 드라마 〈노다메 칸타빌레〉의 다마키 히로시의 출연만으로 기대를 모으기에 충분하지만, 이들의 연기력은 기대치를 따라가기에 벅차 보인다. 12일 개봉.

김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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