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1번가의 기적'
대선후보들이 한 명씩 등장하고 있다. 나는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후보들에게 관심이 있고, 그 관심의 표현으로써 그들이 보았으면 하는 영화를 권하고 싶다. 첫 번째 영화는 윤제균 감독의 <1번가의 기적>이다. 이 영화를 권하는 이유는 두 가지이다.
<1번가의 기적>은 <두사부일체>를 만든 윤제균 감독의 작품이다. <두사부일체>는 조폭수준 업그레이드를 목적으로 고등학교 졸업장을 따기위해 사립 고등학교에 보내진 계두식(정준호)이 비리와 학교폭력이 난무하는 교육현실을 목격하게되고 조폭이지만 선한 본성을 드러내면서 정의의 사도가 되어 학교 측이 내세운 조폭들과 맞짱뜨는 영화이다.
우리의 아픈 교육현실을 남들 다 아는 정도만 보여준 영화, 사립학교 비리문제를 조폭의 힘으로 해결하려던 영화, 그래서 우리의 심각한 교육 현실과 그 해결책에대해 냉소를 키워준 영화로 기억된다.
<1번가의 기적>은 <두사부일체>와 많이 닮아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영화의 배경이 사립고등학교에서 재개발을 위해서 철거를 앞 둔 달동네로 바뀐 것, 사립학교비리의 문제에서 가난의 문제로 바뀐 것, 그리고, 감독이 생각하는 해결방식이 바뀐 것이다.
철거를 위해서 달동네 청송1번가로 보내진 철거전문 날건달 필제(임창정)의 임무는 자신들의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목숨 걸고 버티는 달동네주민들의 처절한 삶을 짓밟으면서 그들에게 철거허락 도장을 받아 내는 것이다. 하지만, 날건달 필제 역시 선한 본성을 드러내면서 정의의 사도가 되어 가난이 뭔지도 모르는,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순수한 꿈을 가진 아이들과 가난하기에 겪어야하는 비참한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상대에게 맞는 아픔 정도는 참아가며 동양챔피언이라는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명란(하지원)을 도와준다. 하지만, 그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필제의 형님들이 오면서 철거반대를 외치며 몸에 기름을 부어 분신을 하는 주민은 무시된 채, 힘으로 허가 도장을 받아내면서, 철거는 시작되고 동네는 순식간에 잿더미가 된다. 열 받은 정의의 사도 필제가 형님들에게 덤벼 보지만, 역부족이다. 그 대신 감독은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기적이 그것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기적. 등에 파라솔을 지고 하늘을 날 수 있으며, 라면만 먹고도 동양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기적 말이다. 그렇게 내가 살던 동네가 잿더미가 되더라도 언젠가는 밝은 날이 오리라는 꿈을 키우며, 기적같이 그 꿈이 간절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살아가라는 것이다. 앞서 내가 말한 두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이 영화가 달동네라는 우리의 가난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필제는 말한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를 못한다. 나의 생각은 다르다. 그건 가난을 구제하기 싫은, 혹은, 구제하지 못한 무능력한 나라님들이 만들어 낸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난을 구제하라고? 그랬으면 좋겠다. 가지고 있는 능력들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가난구제는 역대 대통령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아무도 이루지 못한 힘든 일이다. 그러니, 능력이 있다면 가난구제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가난구제를 위해서 실제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여줬으며 좋겠다. 그리고 나머지 이유는 이 영화가 파라솔을 등에 지고도 노력하면 언젠가 날 수 있다는 기적을 바라게 하거나, 라면만 먹고도 동양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헝그리 정신을 부추기면서 흥행에 성공하는, 우리의 가난한 영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영화의 수준을 좀 알고, 영화에 대한 안목도 키우고, 국민들의 문화경쟁력향상을 위해서, 돈벌이만 하겠다는 영화에 맞서 예술이라는 소리 들을 수 있는 영화, 즉, 가난의 현상만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기적을 바라도록 만드는 영화가 아니라, 왜 가난이 수십 년 간 유지되는지, 왜 더 심해져 가는지, 그 본질이 뭔지 국민들이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 한 편 정도는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생각은 없는지 궁금해서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철거를 위해서 달동네 청송1번가로 보내진 철거전문 날건달 필제(임창정)의 임무는 자신들의 집에서 쫓겨나지 않기 위해 목숨 걸고 버티는 달동네주민들의 처절한 삶을 짓밟으면서 그들에게 철거허락 도장을 받아 내는 것이다. 하지만, 날건달 필제 역시 선한 본성을 드러내면서 정의의 사도가 되어 가난이 뭔지도 모르는, 하늘을 날고 싶어하는 순수한 꿈을 가진 아이들과 가난하기에 겪어야하는 비참한 현실을 이겨내기 위해 상대에게 맞는 아픔 정도는 참아가며 동양챔피언이라는 꿈을 키우며 살아가는 명란(하지원)을 도와준다. 하지만, 그들 본연의 임무에 충실한 필제의 형님들이 오면서 철거반대를 외치며 몸에 기름을 부어 분신을 하는 주민은 무시된 채, 힘으로 허가 도장을 받아내면서, 철거는 시작되고 동네는 순식간에 잿더미가 된다. 열 받은 정의의 사도 필제가 형님들에게 덤벼 보지만, 역부족이다. 그 대신 감독은 다른 해결책을 제시한다. 기적이 그것이다. 간절히 바라면 이루어진다는 기적. 등에 파라솔을 지고 하늘을 날 수 있으며, 라면만 먹고도 동양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기적 말이다. 그렇게 내가 살던 동네가 잿더미가 되더라도 언젠가는 밝은 날이 오리라는 꿈을 키우며, 기적같이 그 꿈이 간절히 이루어지기를 바라면서 살아가라는 것이다. 앞서 내가 말한 두 가지 이유 중 하나는 이 영화가 달동네라는 우리의 가난한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영화에서 필제는 말한다. 가난은 나라님도 구제를 못한다. 나의 생각은 다르다. 그건 가난을 구제하기 싫은, 혹은, 구제하지 못한 무능력한 나라님들이 만들어 낸 말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가난을 구제하라고? 그랬으면 좋겠다. 가지고 있는 능력들 좀 보여줬으면 좋겠다. 가난구제는 역대 대통령들, 박정희, 전두환, 노태우, 김영삼, 김대중, 노무현, 아무도 이루지 못한 힘든 일이다. 그러니, 능력이 있다면 가난구제를 선거공약으로 내세우는 것도 좋지만, 가난구제를 위해서 실제로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지 보여줬으며 좋겠다. 그리고 나머지 이유는 이 영화가 파라솔을 등에 지고도 노력하면 언젠가 날 수 있다는 기적을 바라게 하거나, 라면만 먹고도 동양챔피언이 될 수 있다는 헝그리 정신을 부추기면서 흥행에 성공하는, 우리의 가난한 영화 현실을 잘 보여주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 영화의 수준을 좀 알고, 영화에 대한 안목도 키우고, 국민들의 문화경쟁력향상을 위해서, 돈벌이만 하겠다는 영화에 맞서 예술이라는 소리 들을 수 있는 영화, 즉, 가난의 현상만을 보여주는 영화가 아니라,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기적을 바라도록 만드는 영화가 아니라, 왜 가난이 수십 년 간 유지되는지, 왜 더 심해져 가는지, 그 본질이 뭔지 국민들이 감동적으로 느낄 수 있는 영화 한 편 정도는 만날 수 있는 환경을 만들 생각은 없는지 궁금해서이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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