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낸드 임파이어>
개성이 또렷한 영화제 2개가 관객을 만날 채비로 분주하다. 영화의 새로운 흐름을 탐색하거나, 영상과 음악이 빚어낸 리듬에 몸을 맡겨보는 것도 실속 있는 여름 나기 비법일 듯하다.
아시아의 숨은 보석 찾는 ‘시네마디지털서울’
20~27일 서울 압구정 씨지브이에서 열리는 시네마디지털서울 영화제는 낯설다. 비단 올해가 처음이라서가 아니다. 경쟁·초청작 합쳐 40편, 대부분 감독들의 이름이 생소하다. 이 영화제는 디지털로 발칙한 실험을 벌이는 아시아 장편영화의 최전방을 소개한다. 정성일 공동집행위원장은 ‘시네마디지털서울 가이드’라는 글에서 “경쟁 부문에 온 영화 대부분이 감독의 데뷔작이거나 많아야 세 번째 영화”라며 “낯선 이름들은 기대감과 동시에 불안을 불러일으킬 텐데 일주일 내내 디지털과 함께 올 미래의 영화를 전투적으로 생각해보자”고 제안한다. 남들의 별점 참고하지 말고 자신의 눈으로 아시아 영화의 미래를 끌고갈 작가들을 골라보자는 것이다. 이 기준으로 프로그래머들은 아시아 14개 나라에서 온 122편 가운데 경쟁작 20편을 뽑았다. 남들이 밟아보지 않은 길을 따라가다 보면, 판화를 전공하고 만들어 온 중국감독 위광이가 담은 헤이롱지앙 현 벌목꾼의 삶(<마지막 벌목꾼>), 필리핀 감독 20명이 그린 필리핀의 현재(<필리핀을 상상하라>) 등을 만나게 된다. 정성일 위원장은 “제도권 영화교육을 받은 적이 없는 예술가들이 진부한 카메라 구도를 벗어나면서도 따분하지 않은 이야기 전개 방식을 보여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려진 감독의 작품으로는 개막작인 데이비드 린치의 <일낸드 임파이어> 정도다. 새 영화에 출연하게 된 여배우 니키는 기쁨에 들뜰 여유도 없이 이전에 이 영화에 출연했던 배우들이 살해당했다는 이야길 듣는다. 영화 촬영이 이어지면서 니키는 자신의 진짜 삶과 영화가 비슷해져가는 걸 느낀다.
달빛 아래 선율 따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05년 제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갔을 때 달빛 어린 청풍호수 주변에서 밴드 ‘윈디시티’ 등의 공연을 신바람 나게 즐겼던 기억이 영화보다 강렬하다. 8월 9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제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음악에 방점을 찍었다. 23개 나라에서 온 영화 71편을 상영하는데, ‘음악 단편 초대전’ ‘음악 다큐멘터리’ 섹션 등을 새로 만들었다. 특별히 일본 영화음악가들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카우보이 비밥>의 간노 요코, <기쿠지로의 여름> 히사이시 조·게베 신이치로, <링>의 가와이 겐지, <우나기>의 이케베 신이치로 등 쟁쟁한 음악감독들이 한국을 방문해 관객을 만난다. 일본에만 거장 음악감독이 있는 건 아니다. <로브터 태권 브이> <고교 얄개> 등의 최창권 음악감독의 작품 세계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음악을 다룬 다큐멘터리들에서는 유명 음악인들의 이미지 넘어 체취를 느껴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 <제임스 블런트-리턴 투 코소보>는 자동차 광고에 노래가 쓰이면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가수 제임스 블런트가 코소보의 영국 기지에서 벌인 위문공연을 따라가 전쟁이 남긴 상처를 담는다. 제임스 블러트 자신이 코소보에서 군인으로 20대 초반을 보냈다. <라스트 콘서트>에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는 신중현의 이야기가 담겼다. 정원영 밴드 등 25개팀이 30여 차례 벌이는 공연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매력이다. 그 가운데서도 10년 만에 뭉치는 방준석·이승렬의 ‘유앤미블루’ 공연은 눈길을 끈다. 개막작은 첫 앨범을 내기로 결심한 거리의 악사들의 이야기를 다뤄 선댄스영화제와 더블린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탄 <원스>다. 폐막작은 베토벤의 악보필서기로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베토벤의 음악 세계와 말년을 엿보는 <카핑 베토벤>이다. jimff.org 김소민 기자
<원스>
달빛 아래 선율 따라 ‘제천국제음악영화제’ 2005년 제1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에 갔을 때 달빛 어린 청풍호수 주변에서 밴드 ‘윈디시티’ 등의 공연을 신바람 나게 즐겼던 기억이 영화보다 강렬하다. 8월 9일부터 14일까지 열리는 제3회 제천국제음악영화제는 음악에 방점을 찍었다. 23개 나라에서 온 영화 71편을 상영하는데, ‘음악 단편 초대전’ ‘음악 다큐멘터리’ 섹션 등을 새로 만들었다. 특별히 일본 영화음악가들과의 만남을 주선한다. <카우보이 비밥>의 간노 요코, <기쿠지로의 여름> 히사이시 조·게베 신이치로, <링>의 가와이 겐지, <우나기>의 이케베 신이치로 등 쟁쟁한 음악감독들이 한국을 방문해 관객을 만난다. 일본에만 거장 음악감독이 있는 건 아니다. <로브터 태권 브이> <고교 얄개> 등의 최창권 음악감독의 작품 세계도 집중적으로 살펴본다.
음악을 다룬 다큐멘터리들에서는 유명 음악인들의 이미지 넘어 체취를 느껴볼 수 있다. 다큐멘터리 <제임스 블런트-리턴 투 코소보>는 자동차 광고에 노래가 쓰이면서 한국에도 널리 알려진 가수 제임스 블런트가 코소보의 영국 기지에서 벌인 위문공연을 따라가 전쟁이 남긴 상처를 담는다. 제임스 블러트 자신이 코소보에서 군인으로 20대 초반을 보냈다. <라스트 콘서트>에는 지난해 12월 마지막 콘서트를 준비하는 신중현의 이야기가 담겼다. 정원영 밴드 등 25개팀이 30여 차례 벌이는 공연은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매력이다. 그 가운데서도 10년 만에 뭉치는 방준석·이승렬의 ‘유앤미블루’ 공연은 눈길을 끈다. 개막작은 첫 앨범을 내기로 결심한 거리의 악사들의 이야기를 다뤄 선댄스영화제와 더블린 영화제에서 관객상을 탄 <원스>다. 폐막작은 베토벤의 악보필서기로 가상의 인물을 설정해 베토벤의 음악 세계와 말년을 엿보는 <카핑 베토벤>이다. jimff.org 김소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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