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광고

광고닫기

광고

본문

광고

문화 영화·애니

[블로그] <다이하드 4.0>을 보고

등록 2007-07-19 19:23수정 2007-07-19 19:32

영화 <다이하드 4.0>
영화 <다이하드 4.0>
쇠락해가는 아날로그 시대의 마지막 전사, 브루스 윌리스
디지털은 축복일까? 재난일까? <다이하드 4.0>에서 디지털은 재난인 것처럼 묘사된다. 그리고, 그것을 수정하는 전지전능한 힘을 가진 이는 우리의 맥팔레인 수사관(브루스 윌리스)이다.

<다이하드 4.0>에서는 전작들과는 달리 디지털이 전면 도입되었다. 소재적인 측면도 그렇고, 촬영기법적인 측면에서도 디지털CG가 도입된 부분들이 제법 많이 눈에 띈다. 그럼에도, <다이하드 4.0>은 디지털을 곱지 않은 눈으로 바라본다.

과학기술의 미래를 재난의 연속인 것처럼 묘사한다. 그리고, 예의, 우리의 아날로그 람보 수사관 맥팔레인은 그 해결사이다. 맥팔레인은 여전히 CD 하나도 구울 줄 모르는 아날로그 세대다. 단지, 그의 진한 부성애와 형사로서의 사명감만은 볼만하다.

맥팔레인은 차로 헬기를 들이받고, 총을 제 몸에 쏘는 등 아날로그적 전사가 보여줄 수 있는 모든 장기를 다 관객들에게 선사한다. 그리고, 영화는 씁쓸하게도 이제 아날로그가 그 잃어버린 위상을 되찾아야 한다고 말한다.

인간의 관계와 정신이 아날로그이며, 디지털은 문제만 일으키는데 왜 디지털로 가야하는지 알 수 없다고 말하는 듯하다. 사실, 할리우드의 영화를 보면, 이상하리만치 과학기술은 조롱거리가 되고, 경우에 따라서 적대시되기도 한다. 그리고, 인간의 사랑이라는 감정과 자연의 위대성을 중시한다.

그런데, 이 메시지가 맞는 소리일까?

인간의 역사를 보면 물질적 조건과 과학기술의 변화에 따라 진화를 하여 왔고, 그 근저를 살펴보면 인간들간의 관계, 자연과 인간의 관계도 과학기술을 배경으로 재구성되어 온 경우가 허다하다.

디지털도 예외는 아니다. 디지털은 <다이하드 4.0>에서 그려지듯 단순히 컴퓨터를 이용하는 원격조정기술 이상의 것이다. 자세히 살펴본다면 2000년 이후의 세상에서는 사람들의 관계나 인간의 정서도 디지털적 변화를 반영하고 있다.


맥루한의 용어를 빌면, 좀 더 쿨(cool)한 관계들이 창조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맥팔레인 수사관은 지나치게 헌신적이다. 어떤 의미에서는 시대착오적이다. 딸에게는 집착에 가까운 사랑을 보이고, 자신의 일에는 하나뿐인 자신의 목숨을 내어놓을 듯 덤빈다. 비현실적으로 핫(hot)한 것이다.

대체로, 이 정도의 지점에서 <다이하드 4.0>이 꽤 보수적이고 시대착오적인 영화라는 점이 드러난다. 그 제작자 20세기폭스사가 미국의 대표적 보수주의 영화사인 것처럼.

그래도 볼 거리는 있다. 브루스 윌리스의 노동집약적인 아크로바트 묘기는 그런대로 봐줄 만하다. 60대 노인의 정력과 노익장이라니, 대단하다. 브루스 윌리스가 이제는 예전의 그가 아니라는 것은 영화스크린에서도 드러난다. 영상을 보면 그는 노인처럼 보인다. 더 이상 그는 젊지 않다.

* 아직은 감히 영화평론을 쓰기에는 실력도 일천하고, 따로 학원이라도 다니자니 시간도 없고, 이런 저런 글 흉내내서 한 편 올립니다. 많이 쓰면 는다는데, 언젠가 좋은 영화글 하나 쓰겠죠?! 참고로, 이 글은 오마이를 비롯한 몇 몇 인터넷매체에도 송고했습니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한겨레 블로그 내가 만드는 미디어 세상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
언론 자유를 위해, 국민의 알 권리를 위해
한겨레 저널리즘을 후원해주세요

광고

광고

광고

문화 많이 보는 기사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1.

‘의인 김재규’ 옆에 섰던 인권변호사의 회고록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2.

‘너의 유토피아’ 정보라 작가의 ‘투쟁’을 질투하다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3.

‘여자 둘이 살고 있습니다’, 억대 선인세 영·미에 수출…“이례적”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4.

노래로 확장한 ‘원영적 사고’…아이브의 거침없는 1위 질주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5.

9년 만에 연극 무대 선 김강우 “2시간 하프마라톤 뛰는 느낌”

한겨레와 친구하기

1/ 2/ 3


서비스 전체보기

전체
정치
사회
전국
경제
국제
문화
스포츠
미래과학
애니멀피플
기후변화&
휴심정
오피니언
만화 | ESC | 한겨레S | 연재 | 이슈 | 함께하는교육 | HERI 이슈 | 서울&
포토
한겨레TV
뉴스서비스
매거진

맨위로
뉴스레터, 올해 가장 잘한 일 구독신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