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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예술영화 대부’ 베리만 감독 타계

등록 2007-07-30 23:02수정 2007-07-30 23:04

‘예술영화 대부’ 베리만 감독 타계
‘예술영화 대부’ 베리만 감독 타계
‘제7의 봉인’ ‘화니와 알렉산더’ 등 남겨…우디 앨런·짐 자무쉬에 영향
스웨덴의 대표적인 영화감독인 잉마르 베리만이 숨졌다고 스웨덴 티티통신이 30일 보도했다. 사망 원인은 알려지지 않았다. 89살.

<산딸기> <페르소나> <화니와 알렉산더> 등 50여편 영화에서 베리만 감독은 신과 구원, 죽음에 사로잡힌 인간의 숙명 등 형이상학적인 주제를 파고들었다. 1918년 목사의 아들로 태어나 연극 연출, 희곡 작업 등을 하던 그가 <한여름 밤의 미소>(1955년)에 이어 <제7의 봉인>(1957년)을 내놓았을 때 영화계는 환호했다. 중세의 십자군 기사가 죽음의 사자와 내기를 벌이는 이 영화에서 베리만은 깊은 주제, 상징이 넘치는 심리 표현 방식을 보여줬고 칸 영화제는 그에게 심사위원 대상을 안겼다. 홍성남 영화평론가는 “1950~70년대엔 실존주의가 위세를 떨치고 영화계도 새로운 표현에 목말라 했는데 베리만은 이 둘의 요구를 응집해 해소해줬다”고 말했다. <처녀의 샘>(1959년) <어두운 유리를 통해>(1962년) <겨울빛>(1963) 등 후속작에서도 그의 천착은 이어졌다.

그는 또 예술가로서 자기 성찰을 담은 <페르소나> <치욕> 등을 발표했다. 예술가로서 한계는 그가 평생 껴안고 고민했던 주제였다. 어머니에게 집착하고 6명과 결혼한 그에게 여성의 욕망과 가족 간의 갈등은 또다른 화두였다. 이를 치밀하게 포착한 <가을 소나타>나 그의 유작이 돼버린 <사라방드>는 그의 대표작으로 손꼽힌다.

그는 형이상학적 주제와 표현에 빠져 사회 문제에 무관심하다는 비판도 받았다. 대중들에게 그의 영화는 다가가기엔 너무 어려운 세계로 남아 있다. 하지만 영화뿐 아니라 연극 100여편과 텔레비전용 영화까지 만든 그가 영화계에 끼친 영향은 크다. 김성욱 평론가는 “예술영화라고 하면 아직도 베리만풍을 떠올릴 만큼 그의 영향은 확고하다”고 말했다. 필름으로 찍은 그의 마지막 영화인 <화니와 알렉산더>(1982년)는 아카데미 외국어영화상, 베니스 국제영화제 국제비평가협회상 등을 받았다. 우디 앨런, 라스 폰 트리에, 짐 자무쉬 같은 거장들도 자신이 베리만 감독의 영화에서 영향을 받았다고 밝히고 있다. 미국 감독조합(1990년)과 유럽영화상(1988년)은 그에게 공로상을 안겼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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