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분 토론> 홈페이지 게시판
영화 혹평땐 ‘맹공’…“대중취향 무시한 평론가에 불만 분출”
심형래 감독의 영화 <디-워>를 둘러싸고 ‘팬덤’ 현상이 그 어느 때보다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논쟁 속에서 평론가·전문가 집단 대 <디-워> 팬이라는 대결 구도가 형성된 점도 새로운 문화현상이다.
10일 <문화방송>이 ‘<디-워> 한국 영화의 희망인가’를 주제로 <100분 토론>을 진행한 결과, 평소의 3배에 가까운 4.7%의 높은 시청률이 나타났다. 토론에서 진중권 중앙대 독문과 겸임교수가 “<디-워>는 서사가 전혀 없는 영화”라고 혹평해 팬들에게 “안하무인”이라는 맹공을 받았다. 프로그램 게시판에는 댓글이 1만6천여건이나 올라왔다. 이에 앞서 이송희일 감독이 <디-워>를 혹평하며 애국주의 마케팅과 동정심 유발을 지적하자 일부 누리꾼들은 인신공격도 벌였다. 유인경 <경향신문> 기자는 지난 7일 문화방송 <생방송 오늘 아침>에서 “심형래 감독을 개그 프로에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가 심 감독을 무시한 게 아니라고 해명해야 했다. <괴물>의 봉준호 감독은 괴물 제작 당시 했던 인터뷰가 온라인상에서 와전되면서 ‘디-워 음해세력’으로 오인되는 사태도 벌어졌다.
팬들이 평론가를 ‘때리는’ 데는 복합적 코드가 읽힌다. 일부 누리꾼들은 심형래 감독이 개그맨 출신이라는 이유로 평론가들이 할리우드에 맞서는 영화를 깎아내린다고 분개하고 있다. 김봉석 영화평론가는 “그동안 언론, 평론가들이 대중영화, 상업영화의 가치를 제대로 인정하지 않은 것도 사실”이라고 말했다. 남재일 문화평론가는 “평론가들이 대중의 취향을 무시한다고 반감을 지녔던 팬들이 참았던 에너지를 분출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비주류로 성공 신화를 이뤄낸 심형래 감독을 향한 감정이입도 누리꾼을 뭉치게 한 이유로 꼽힌다. 김창남 교수(성공회대 언론학)는 “팬들이 충무로에 핍박받았다는 심형래 감독과 자신을 겹쳐 보고 있고, 인정받고 싶어 하는 팬들의 욕망이 전문가와 누리꾼 사이 권력싸움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편가르기와 애국적인 분위기가 겹쳐 일부 누리꾼들이 인신공격성 성토까지 하는 탓에 정당한 비판마저 가로막히는 점은 문제로 꼽힌다. <디-워>는 영화 외적인 논란까지 맞물려 9일까지 전국에서 모두 418만명을 동원했다. <화려한 휴가>도 이날까지 407만명의 관객으로 함께 흥행을 이어갔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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