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배우 문근영
“혼자 영화 보면서 많이 울었어요.”
5·18민중항쟁을 정면으로 다룬 영화 <화려한 휴가>(감독 김지훈)를 본 ‘국민 여동생’도 울어 버렸다. 영화배우 문근영(19·성균관대 국문학과)은 영화 <화려한 휴가>를 본 뒤 광주에 사는 어머니 류선영(47·공무원)씨에게 전화를 걸어 이같이 소감을 말했다. 류씨는 10일 <한겨레>와 통화에서 “근영이가 ‘영화를 보는데 눈물이 많이 나데요’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문근영의 가족사는 80년 5월의 아픔과 밀접하게 관련이 있다. 문근영의 어머니 류씨의 삼촌(작은 아버지) 류영선씨가 80년 5월의 희생자이기 때문이다. 고 류영선씨는 군에서 제대한 뒤 전남대 화학공학과 2학년 복학을 앞두고 있던 중 5월을 맞았다. 그는 공수부대의 만행에 분개해 시위에 참여해 학생수습위원회 일원으로 활동하다가 27일 도청에서 계엄군의 총에 맞아 희생됐다.
문근영의 이모도 조선대 약대 대학생이던 80년 5월 17일 밤 끌려가 군사재판을 받고 5개월만에 집행유예로 풀려났다. 문근영은 빨치산 출신으로 통혁당 사건 등으로 두차례에 걸쳐 25년동안 수감됐던 통일운동가 고 류낙진(2005년 작고) 선생의 외손녀다. 어머니 류씨는 “근영이도 어려서부터 외작은할아버지가 묻혀 계신 5·18 묘지를 오가며 자연스럽게 (5·18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들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근영의 어머니 류씨는 “두번이나 영화를 보며 눈물을 많이 울었다. 광주를 기억하는 사람들에게 가슴 아프게 다가오는 영화라고 생각한다”며 “영화에 담겨진 내용 이외의 진실은 관객들이 찾도록 숙제를 주는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한편, 영화 <화려한 휴가> 출연배우들과 제작진들은 12일 광주를 찾아 국립5·18민주묘지를 찾아 참배한 뒤 9~10곳의 영화관을 돌며 관객들을 만난다. 정대하 기자 daeha@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