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 출연자들.
24일 오후2시 충무로 대한극장에서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제작: HMJ FILM) 언론시사회가 열렸다. 70년대 최고의 스타에서 <땡볕>, <태> 등의 작품을 통해 감독으로서의 역량도 확인시킨 하명중 감독. 최인호 작가의 베스트셀러 소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를 영화화한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의 메가폰을 오랜만에 잡았다. 또한 극 중 아들 '호' 의 노년 시절 연기도 맡았고, 시간이 흘러도 변치 않는 아름다움을 지닌 한혜숙이 어머니 역할을 맡았다. 영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나'라는 존재의 주소지가 바로 '어머니'임을, 이 세상을 살아가는 모든 근원적 힘이 어머니에게 나왔음을 알리는 영화다. 공기같이, 물같이, 햇빛같이 항상 내 곁에 있어서 그 소중함을 몰랐던 어머니란 존재에 대한 이야기가 바로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이다. 영화 속에서 어머니에게 누구보다도 살갑고 애틋했던 아들 호(하상원 분)는 자라면서 점차 어머니에게서 멀어져 간다. 자신은 그러지 않으리라, 형처럼 어머니의 은혜를 모르고 배신하지 않으리라 결심했지만 결국 그도 어머니를 떠난다. 영화를 보다보면 이것이 비단 영화 속 이야기가 아니라 우리 모두의 이야기라 느끼게 된다. 어머니를 '엄마'라고 부르며 전적으로 의지하고 사랑하던 우리는 더 이상 그녀를 '엄마'라고 부를 수 없는 시점이 온다. 장성한 자식이 '어머니'라고 부르는 때가 진정 마음의 탯줄을 끊는 순간인 것이다. 죽은 나무에서도 꽃이 핀다는 봄처럼, 생명을 주고 사랑을 주었던 신과 같은 존재 어머니. '내리 사랑'이라는 말이 있듯, 자식이 어머니의 그토록 큰 사랑에 보답하기란 쉬운 일이 아닐 것이다. 하지만 영화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를 통해 잠시라도 외로움을 느끼는 우리 모두의 어머니를 떠올려 집에 들어가 어머니의 손이라도 잠시 잡아 드린다면, 혹은 고향에 계신 어머니께 전화라도 한 통 걸어 드린다면 작은 영화 한 편의 힘은 모두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을 것이다. 1971년 드라마 '꿈나'의 여주인공 자리를 꿰차면서 연기를 시작한 한혜숙. 여우혼이 붙어서 스타가 된다는 구미호 역할을 처음 맡았고, '토지' 최서희 역할의 원조도 한혜숙이다. 그녀의 명성이 다시 한번 펼쳐진 것은 드라마 '하늘이시여'를 통해서이다. 결혼도, 출산도 하지 않은 그녀가 어쩜 그리도 애틋한 모심을 잘 표현해 내는지, 그녀의 완벽한 여기가 드라마의 인기 요인이었음은 이견의 여지가 없는 사실이다. 이제까지 여러 어머니 역할을 해 보았지만 이번 영화에서 어린 아들, 청년 아들, 노년의 아들을 모두 만나고 이별하면서, 정말 자식을 낳은 듯 진정한 어머니가 되는 경험을 했다. 너무나 깊고 위대한 사랑을 가진 존재가 바로 어머니라는 것을 깊이 깨달은 그녀는 자신의 어머니에게도 더욱 잘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녀가 이번 영화에서는 여배우로서 예쁘게 나오는 것보다, 영원히 아름다우면서도 한편으로는 묵묵히 자식만을 사랑하는 지독히 바보 같은 어머니를 완벽하게 연기해 내며 전혀 새로운 모습을 선사한다.
시사회가 끝나고 한혜숙, 하상원, 박하선, 김승욱, 배시운 그리고 하명중 감독, 최인호 작가의 무대인사와 간담회, 그리고 'SBS를 빛낸 연기자'로 뽑힌 한혜숙의 핸드 프린팅이 마련되었다. 하명중 감독은 “현재가 참 인생을 살고 있는 나이다"며, "참사랑에 대한 이야기를 만들려고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고집스럽게 영화에 임하지 않았으면 이 작품은 탄생하지 못했다"며, "감독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서 산다"고 덧붙였다. 한혜숙은 “나는 나를 끔찍이도 아꼈다"며, "30년 간 활동해오면서 텔레비전에 나오는 내 모습을 보면서 나 자신도 지겨웠다"고 소감을 밝혔다. 드라마를 통해 인기를 얻은 것에 대해 한혜숙은 “연기를 해오면서 돈보다 명예를 택했다"며, "어쩌다 한 번 나오니까 사람들이 나를 많이 찾아주고 드라마도 성공한 것 같다”고 말했다. 하명중 감독과 작품을 하게 된 동기에 대해 한혜숙은 “하명중 감독은 70년대 최고 인기배우이자 한류스타 1호인 분이다"며, "72년도에 ‘꿈나무’라는 작품으로 처음 만났는데, 그 작품으로 스타가 될 수 있었다”고 밝혔다. 이어, “하 감독에게 신세를 갚고 싶었는데, 영화를 만든다는 이야기를 듣고 무조건 출연하기로했다"며, "내 인생의 한 획을 그은 소중한 작품이다”라고 덧붙였다. 극 중 아들 ‘최호’역을 연기한 하상원은 실제 아버지가 감독(하명중)이라 어려운 점은 없었는가에 대해 “2세 연기자가 갖고 있는 콤플렉스와 안고 가는 무게는 크다"며, "가명을 쓰고 영화 오디션을 봤다"고 말했다. 이어, "가장 좋은 높은 점수를 받았으나 아버지가 반대했다"며, "촬영 한 달 전 출연 하기로한 배우가 그만두면서 출연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어머니는 죽지 않는다>는 오는 9월13일 개봉한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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