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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 정려원·봉태규의 <두 얼굴의 여친>을 보고

등록 2007-08-27 17:01

영화 ‘두 얼굴의 여친’ 주연배우 봉태규,정려원 - 21일 오후 코엑스 메가박스에 열린 영화 ‘두 얼굴의 여친’(감독 이석훈,제작 화인웍스) 기자시사회 후 포토타임 갖는 주연배우 봉태규(왼쪽),정려원.  (연합뉴스)
영화 ‘두 얼굴의 여친’ 주연배우 봉태규,정려원 - 21일 오후 코엑스 메가박스에 열린 영화 ‘두 얼굴의 여친’(감독 이석훈,제작 화인웍스) 기자시사회 후 포토타임 갖는 주연배우 봉태규(왼쪽),정려원. (연합뉴스)
다중인격녀와의 사랑이야기
26일 오후2시 중구 신세계백화점 컬쳐홀에서 <두 얼굴의 여친>시사회가 있었다. 장내는 부모 손을 잡고온 아이들부터 아주머니, 아저씨 손님까지 가득 찼다. 영화는 재미있었고 코믹영화답지 않게 감동스러운 구석도 제법 있었다. 영화상영후에는 주연을 한 봉태규씨가 단상에 등장해 입소문 잘 내달라는 당부를 하기도 했다. 정려원씨를 한 번 봤으면 했는데 스케쥴 관계로 봉태규씨만 왔다.

<두 얼굴의 여친>은 영화포스터에서 봐도 알 수있듯이 다중인격녀(정려원)와의 사랑이야기를 소재로 한 코믹영화다. 봉태규가 주연한 영화가 다 그렇듯 유치찬란한 코믹영화다. 그런데, 영화를 보다보면 코끝이 찡한 감동을 주는 부분도 있다.

단순히 업치락 뒤치락하는 슬립스틱 코미디영화가 아니라 꽤 안정적인 줄거리를 갖춘 영화이다. 연인의 비극적인 죽음에 대한 책임감과 충격으로 다중인격이 된 유리(정려원), 그리고 유리의 교차인격인 아니와 하니를 사랑하고 돌보는 구창(봉태규)의 소소한 이야기들로 영화는 전개된다. 영화에는 한 가지 작은 반전이 숨어 있지만 그다지 강렬하지는 않다. 충분히 짐작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두 얼굴의 여친>에서 볼만한 것은 정려원, 봉태규, 두 주연의 연기이다. 정려원은 세 가지 성격을 연기한다. 남극에서 사고로 애인을 잃은 유리, 그래서 대학교 3학년으로 퇴행한 유리의 교차인격 아니, 아니를 늑대같은 남자로부터 보호하는 아니의 교차인격 하니. 세 가지 성격을 연기하는 것이다.

봉태규의 연기 또한 볼만하다. 봉태규는 아다시피 수많은 전작에서 코믹한 연기로 나름의 캐릭터를 독자적으로 구축한 배우다. <두 얼굴의 여친>에서도 어수룩하지만 순수한 청년 구창을 훌륭하게 연기한다.

<두 얼굴의 여친>의 전반부와 중반부는 코믹한 에피소드로 계속 연결된다. 아니의 비밀이 무얼까 추측을 하면서 영화에 충분히 몰입할 수도 있고, 간간히 웃을 수도 있다. 그러다가 영화는 온건한 반전이 시도된다. 아니의 배후의 이야기가 다 드러나는 것이다.

사실 이 부분까지의 전개가 흡인력이 아주 강렬한 것은 아니다. 복선이라던가 힌트같은 트릭을 너무 미흡하게 사용하여 반전에 이르러서 극적 긴장감이 그다지 크지가 않기 때문이다. 단지 영화는 진부한 스토리 그 자체를 가지고 관객들의 주의를 집중시키려고 한다. 그래서 관객은 흥미로울 수도 아닐 수도 있는 애매한 상황에 빠진다.

그렇게 아니의 이야기가 밝혀지는 소극적 반전을 거쳐 영화는 클라이막스와 종결부분, 그리고, 해피엔딩을 위한 후일담 이야기로 이어진다.


후반부는 볼만하다. 등대를 모티브로 응용한 아니와 구창의 이별, 아니의 최면치료 장면 부분은 코믹영화 <두 얼굴의 여친>에서 미학적으로 제일 우수한 부분이다.

영화는 역시 해피엔딩으로 결말짓는다. 그런데, 개인적으로는 영화를 굳히 해피엔딩으로 매듭짓지 말고 아니에 대해 헌신적으로 배려한 구창과 새롭게 출발하는 유리(=아니=하니)의 이야기로 결말부를 조금만 더 열어두었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다.

한국영화는 해피엔딩이던 비극적 결말이던 결말을 너무 닫아 놓는다는 아쉬움이 종종 든다. 영화의 뒤트임을 오픈시켜서 관객으로 하여금 좀더 향수할 수 있고, 아쉬워 할 수 있는 여지를 남겨 놓는 것도 좋은 방법인 것 같다,

(*이 기사는 네티즌, 전문가, 기자가 참여한 <블로그> 기사로 한겨레의 입장과 다를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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