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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40대 로커들이 부르는 ‘열정이여 다시 한번’

등록 2007-08-30 19:40수정 2007-08-30 19:54

‘즐거운 인생’
‘즐거운 인생’
‘즐거운 인생’ 은 어떤 영화

〈즐거운 인생〉의 이야기는 예상을 벗어나지 않는다. 기영(정진영)은 출근하는 아내가 놓고 간 만원으로 하루를 버틴다. 주식 투자해서 퇴직금도 말아 먹었다. 성욱(김윤석)은 낮에는 택배, 밤에는 대리운전을 뛴다. 중고차를 파는 혁수(김상호)는 부인과 아이들을 캐나다로 보내 라면으로 끼니를 때우기 일쑤다. 40대인 지금은 궁상이지만 이들의 20대는 화끈했다. 대학가요제 출전 목표로 결성했으나 세 번 잇따라 예선에서 낙방해 해체된 불운의 밴드 ‘활화산’ 멤버로 록에 부나방처럼 뛰어들지 않았겠나. 보컬 상우의 장례식날에 모인 이들은 밴드 재결성에 의기투합한다. 물론 처음엔 “먹고살기도 힘들다”는 반론도 있었지만, 해방구의 매혹을 거부할 수는 없다. 보컬이 없어 고심하던 참에 얼굴 잘생겨, 노래 잘해, 무뚝뚝한 카리스마까지 갖춘, 상우의 아들 현준이 합류한다. 오디션만 보면 물먹었던 밤무대도 현준을 내세우면 무사통과다.

‘즐거운 인생’
‘즐거운 인생’
따지자면 주인공의 캐릭터는 전형적이고 부인들은 하나같이 현실적인 조건을 대변한다. 애들 학원 보내려고 악다구니를 쓰는 성욱의 부인 영애는 남편이 밴드 한다는 말에 “그걸 왜 해”라고 도끼눈을 뜨며 묻는다. 성욱은 “하고 싶으니까”라고 답한다. 혁수의 부인은 캐나다에서 돌아오길 거부하고 갑작스레 이혼을 요구한다. 그나마 기영의 아내만 잔소리에도 애정을 숨기지 못한다.

〈즐거운 인생〉의 재미는 촘촘한 이야기가 아니라 숨통 틔우는 공연에 기댄다. 어쩌면 단순하기 짝이 없는 낙관적 에너지가 넘실거린다. 유명 밴드 중간에 끼어 공연료 5만원 받고 무대에 올라도 기분은 제대로 로커답다. “언젠가 터질 거야 널 향한 나의 마음….” 다 같이 80년대 느낌이 충만한 ‘활화산’의 대표곡을 불러제낄 때면 후끈 달아오른 공연장의 에너지가 관객에게 전해온다. 캐나다에서 돌아오지 않은 자식에게 전화하며 혁수는 공부 열심히 하라는 말 대신 “들국화, 산울림, 레드 제플린….”이라며 전설적인 록밴드의 이름을 들려준다.

김소민 기자, 사진 아침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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