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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영화·애니

여름 떠난 자리, 영화가 ‘와글’

등록 2007-09-16 22:34수정 2007-09-18 10:16

여름 떠난 자리, 영화가 ‘와글’
여름 떠난 자리, 영화가 ‘와글’
4가지 열쇳말로 미리 보는 ‘부산국제영화제’

274편-상영작 30편 늘려 내달 4~12일

10월4일부터 12일까지 열리는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PIFF)의 개봉작 편수다. 지난해보다 30편 늘었다. 세계 최초로 공개되는 것만 66편이다.

이 화려한 행렬의 선봉에는 개막작 <집결호>(감독 펑샤오강)가 섰다. 중국의 블록버스터 전쟁영화다. 1948년 겨울, 중국 인민해방군 9연대 구이찌디 중대장과 46명은 퇴각 호령이 떨어질 때까지 진지를 지키라는 임무를 받는다. 대장정은 <에반게리온 신극장판:서>(감독 안노 히데아키·마사유키)가 마무리한다. 1997년 모호한 결말을 남기고 자취를 감췄던 인기 애니메이션이 10년 만에 다시 극장에 돌아온 것이다. 국제연합군과 사도의 전투에 휩쓸린 14살 소년 신지가 인형병기 에반게리온의 조정사가 되기로 결심한다. 거장들의 신작을 소개하는 ‘갈라 프리젠테이션’, 무서운 신인들의 작품을 선보이는 ‘플래시 포워드’ 섹션이 새로 들어섰다. 지난해 6월 숨진 대만의 거장 에드워드 특별전은 그의 전작 8편을 모두 볼 수 있는 드문 기회다.

개막작<집결호> 발리우드 수작<치니쿰> 이영재 감독의<여름이 준 선물>
개막작<집결호> 발리우드 수작<치니쿰> 이영재 감독의<여름이 준 선물>
2분46초-까딱하단 매진…포털로 예매 확대

지난해 개막작 <가을로>가 매진되는 데 걸린 시간이다. 그야말로 전쟁이다. 그러니 18일 오후 6시(개·폐막작), 20일 오전 9시30분(일반 상영작), 예매 개시 시각을 기억해야 한다.

그나마 올해는 예매가 좀 더 간편해 질 듯하다. 지난해까지 영화제 홈페이지(www.piff.org)에서 사이버머니를 사고 예매해야 했지만 올해는 영화제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인터넷 포털 네이버에서도 신용카드, 휴대폰 등으로 바로 결제할 수 있다. 좌석도 직접 고른다. 부산은행 모든 지점과 편의점 지에스25 매장에 있는 현금자동인출기에서도 24시간 예매가 가능하게 됐다. 50살 이상(생일이 58년 1월1일 이전)용으로 개·폐막작 표 각각 300매씩을 18일 오후 6시 부산시청 대강당 앞 로비에서 따로 판다. 예매에 실패해도 좌절은 금지다. 지난해에 현장 판매 표는 전체의 10%였지만 올해는 30%로 늘었다. 그래도 긴 줄은 감내해야 할듯하다.


3곳 - 영화만큼 푸짐한 놀거리·먹거리

고르고 고른 3곳 부산까지 와서 영화만 보고 갈 수 있나. 강정룡 홍보팀장은 “해운대 맛집 가보고 요트가 둥실 떠있는 야외 상영장에서 영화 보는 재미, 남포동 자갈치 시장에서 회 떠먹고 소주 한잔 걸친 뒤 버스로 30분 거리에 있는 태종대에 일출 보러 가는 재미도 빼놓을 수없다”고 말했다. 6일 밤 10시에 해운대 요트경기장 안에서는 윤상, 클래지콰이 등이 나오는 ‘시네마틱 러브’ 콘서트도 벌어진다. 놀다 지치면 5~14일까지 영화 리뷰 3편을 영화제 홈페이지에 올릴 수 있다. 그 가운데 뽑아 내년 영화제에 정식으로 초청한다. 잠도 못자는 홍보팀을 닦달해 얻은 맛집 3곳의 이름은 다음과 같다. △할매복국: 김동호 집행위원장이 추천하는 곳. 시원한 복국과 아귀찜이 특기. 달맞이 고개 입구(051-742-2790) △하얀집: 오징어를 실처럼 가늘게 채 썰어 내는 횟집. 달맞이 고개 가는 길 미포육거리 지에스칼텍스 주유소 앞(051-742-7590) △소문난 암소갈비: 고풍스런 한옥인테리어가 돋보이는 갈빗집. 해운대구 중1동 1225-1(051-746-0003)

폐막작 <에반게리온의 신극장판:서>
폐막작 <에반게리온의 신극장판:서>
프로그래머의 선택 6편

볼 게 너무 많아 되레 골칫거리다. 요즘 밤·낮 없이 격무에 시달리는 프로그래머들을 닦달해 추천작을 받았다.

김지석 수석프로그래머의 선택 <주머니 속의 꽃>(감독 셍 탓 리우)은 일밖에 몰랐던 아버지와 두 아들 사이 교감이 커져가는 과정을 그렸다. 최근 말레이시아 독립영화 쪽에는 새로운 기운이 피어나고 있다. 그 힘을 모은 대표적인 영화다. 부자의 이야기를 담담하게 풀어내며 다민족 국가인 말레이시아 사회의 갈등과 소통을 엮어 넣었다. <치니 쿰>(감독 발키)은 발리우드 영화의 특징인 노래와 춤뿐만 아니라 드라마도 탄탄하다. 특히 슈퍼스타라는 말로는 다 표현이 안되는 인도의 메가슈퍼스타 아미타브 바흐찬이 주연을 맡았다. 60살이 넘은 남자가 36살 여자를 만나 결혼하려는데 자신보다 4살 어린 장인이 반대하고 나선다. 장인을 설득하는 과정이 웃기고 재미있다.

이상용 프로그래머의 선택 <여름이 준 선물>은 <내 마음의 풍금>을 만든 이영재 감독의 두번째 장편이다. 초등학교 6학년 친구들 3명이 오늘 내일 저세상으로 갈 거라는 소문이 파다한 할아버지와 묘한 우정을 쌓아간다. 전작과 비슷하게 순수한 동심이 또렷하다. 아이들과 함께 볼 수 있는 몇 안되는 영화 가운데 하나다. <엠(M)>은 이명세 감독의 신작이다. 전작 <형사> 이상의 시각적 쾌감을 준다. 빛과 어둠이 선명하게 교차한다. 배우 강동원이 소설가 한민우로 나온다. 첫 사랑의 기억에 대한 이야기인데 영화 전체가 한민우의 꿈인 것도 같고 소설 쓰기 작업 과정인 거 같기도 하다. 여러 결로 읽을 수 있는, 상업성과 실험정신을 동시에 거머쥐는 영화다.

이명세 감독의 <엠>
이명세 감독의 <엠>
전양준 프로그래머의 선택 <4개월 3주…그리고 2일>은 올해 칸 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은 작품이다. 감독 크리스티안 문주는 루마니아 영화의 새 기수다. 공산주의 정권이 쇠퇴하던 시기 낙태 문제를 다루고 있다. 낙태가 금지돼 불법 시술을 받아야 하는 한 여자와 그를 돕는 친구의 이야기다. 심리 묘사가 탁월하다. <노란 집>(아모르 하카르)은 알제리 감독이 만든 영화다. 군대에서 숨진 아들의 주검을 수습하려고 산 넘고 물 건너 험한 길 나선 남자가 주인공인데 감독 자신이 연기했다. 아프리카 영화에는 독특한 진솔함과 간결함이 있는데 이를 발견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김소민 기자 prettys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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